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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양 Jun 10. 2024

50화 <마지막화>

50화_감사한, 사랑하는 존경하는 사람들

-본문은 이해를 돕기 위한 약간의, 아-주 약간의 픽션이 들어간 faction이며 구독자 분들의 흥미를 얻기 위해 없었던 일을 꾸며내지 않습니다.  


오늘은 한 달에 한번 있는 정기휴무입니다.

정기휴무를 맞아 본사에 교육을 들으러 왔어요.

날은 푸르고 포근한 바람이 불어오니 마음이 살랑이지 않을 수가 없네요

행복한 월요일인가요 피곤한 월요일인가요?

감사한 마음을 보내봅니다.


오늘은 제가 오랫동안 일한 일터에서 만난 감사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적어보았습니다.


우리 할머니같이 포근하게 안아주시고 인생 조언도 해주시는 미화반장님.

지친 기색으로 지날 때면 힘드냐고 등 두드려주시고, 간식도 나눠주시고, 며느리자랑도 하시고...

지친 어느 날 마주한 노을 앞에서 "내 인생은 어디쯤 가고 있나 싶어."라고 하셔서 갑자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미화반장님.

그날의 메모


우리 할아버지같이 늘 인자한 미소로 인사해 주시는 미화선생님.

항상 인자한 웃음으로 제가 먼저 보지 못해도 인사해 주시고, 웃어주시고, 자판기 앞에서 만나면 음료수도 뽑아주시고, 헐레벌떡 뛰어갈 땐 "넘어져요!!" 하시며 엘리베이터도 잡아주시던 분.

어느 날 매장 앞에서 쭈뼛거리시길래 반갑게 인사하며 나갔더니, 오늘 마지막 출근이라시며,  "그동안 고마웠어요."라고 하셔서 매장에서 또 눈물을 쏟게 만들었던 오랜 미화 선생님.

선생님의 반달 같은 눈에서 햇살을 보았습니다.


양치하고 있을 때면 슬쩍 남은 핸드타월을 내 세면대 위에 올려두고 가시는 따뜻하신 미화 여사님들.

화장실 청소를 금방 해서 물기 때문에 미끄럽다며 일러주시는 소소하지만 따뜻한 소중한 배려.

그 배려 덕에 많이 배우고, 배려심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마음먹었습니다.


활기찬 기운으로 모두를 웃게 만들어 주시는 최강 보안팀.

발랄하게 다가와서 인사해 주시는 분, 가끔 간식도 나눠주시는 분, 오늘 구내식당 밥은 뭐다, 뭐가 맛있더라 유익한 스몰토크를 해주시는 분, 모든 직원들의 사원증을 들여다보며 매일 아침 지칠 법도 한데 항상 웃으며 인사해 주시고, 백화점과 고객의 안전을 책임지시는 든든한 분들.

그날의 sns 기록


엄마 같은, 누구보다 생글생글! 미소가 아름다우신 요정 포스여사님들.

백화점 마감이나 직접적인 돈관리를 하시다 보니 가장 예민하실 법도 한데, 항상 웃으시며 "오랜만이네, 더 예뻐졌네" 해주시며 결제도 도와주시고, 아직도 모르는 것들 투성이에, 허둥거리는 저를 많이 도와주시는 감사하신 분들.

봄이면 여럿 무리 지어 벚꽃길을 산책하시는 소녀들. 벤치에 오손도손 앉아 간식을 나눠드시며 소풍을 즐기시는 분들을 보면 벚꽃나무 아래 더 예쁜 꽃들을 보곤 합니다.

백화점의 폐점 직전 가장 가까이 뵙는 분 들이라  더 마음이 가는 분들.


딸내미 딸내미 하시며 챙겨주시는 실장님.

어느 날은 아프냐, 피곤하냐, 어느 날은 좋아 보이네, 요즘 어떻니, 관심 가져주시는 분.

모든 직원들과 살가운 마당발 실장님! 보고 계시지요? 늘 감사드립니다.


최고의 커피맛, 잊을 수 없는 아이스초코! 카페테리아 여사님.

"볼 때마다 너무 예쁘세요. 예쁘단 말 지겨우시죠?" 유머 넘치는 빈 말에 기분이 좋아지고,  항상 미소 띤 얼굴로 음료를 제조해 주십니다. 커피를 잘 못 마시는 제가 커피를 주문할 때면 "많이 피곤하신가 봐요 웬일로 커피를 드세요?" 하며 관심 가져주시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 초코를 시킬 때면 몰래 사이즈업도 해주시곤 "초코 많이 넣었어요."라고 귓속말하시는 소녀 같은 여사님.

그날의 sns 업로드


반찬 하나 더 먹어요! 구내식당 여사님.

배식받을 때 항상 너무 상냥하게 맞아주셔서 몸도 마음도 배불러지는 날들의 연속입니다.

"언니 왔네 반찬 하나 더 먹어요!" 하시며 남는 반찬이 있으면 하나 더 올려주시고 간식도 챙겨주시고,

"간식 몇 개 안 남았어요 내일은 더 일찍 오세요!" 하시며 직원들의 건강한 영양식단을 위해 노력하시는 구내식당 여사님과 영양사 선생님.



택배 잃어버릴라, 택배 왔어요~ 검품장 선생님

택배가 오면 매장으로 일일이 전화 주시면서 택배 분실하지 않게 얼른 찾아가라고. 수량은 몇 개고 무거우니 핸들카 끌고 오라고 자상하게 알려주시는 검품장 선생님.


신속하고 정확하게 물건을 드려요 택배 기사님.

추운 날이나 더운 날이나 항상 야외에 계셔서 걱정이 많이 되는 분. 매장으로 전화 주시고 수량 확인해 주시고 무거운 박스를 낑낑거리며 들고 가려하면 "매장에 남자 직원 하나 뽑아요!"라고 하시며 핸들카에 물건도 실어주시고, 웃는 얼굴로 항상 활기차게 "수고해요!!!"라고 멀리서 소리쳐주시는 택배기사님.

(전에 우리 동네 담당 배송기사님이 갑자기 백화점으로 오셔서 어찌나 놀랍고 반갑던지!)


자동차보다 더 빠르게!  솔선수범 주차요원님.

고객의 빠르고 쾌적한 쇼핑생활을 위하여 지하에서 매연에 기침이 자꾸 나와도 성실하게 수신호로 고객들을 안내해 주는 주차요원분들.


고객님들께 신속한 정보를 전달하는 통합교환센터 직원분들.

"고객님께서 찾으시는 이 브랜드, 취급 중이십니까?"

고객들이 찾는 브랜드를 최대한 안내하고 모르는 사항들은 매장으로 전화 주시는데, 이 분들이 없으셨다면 저희는 응대하랴, 전화문의받으랴 너무 바빴을 겁니다. 언제나 신속하고 정확한 통합교환센터 직원분들.


"소화기는 바람을 등지고 비로 쓸듯이!" 시설안전팀 분들.

소방교육을 누구보다 리얼하고 정확하게 가르쳐주시고 백화점에서 일어날 위급상황에 직원들이 어떻게 고객들을 대피시켜야 하는지 훈련시켜 주시는 없어선 안될 시설안전팀 분들.

지하철에서 CPR 한 적이 있었는데, 그간 교육받은 것들이 있어 어찌나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던지.

<우리 매장 천장엔 스마일이 산다!>

일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곤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가끔 목이 아파 천장을 올려다볼 때면 항상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스마일 모양 덕분에 덩달아 웃음 짓게 됩니다.

(꼭 가오리 같지 않나요? 마치 아쿠아리움에서 가오리가 유리에 붙어 저희를 지켜보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함께 울고 웃고 매장에 함께 살 붙이고 일하는 매니저님과 직원들. 함께 일하며 저에게 힘이 되어주시고 많은 걸 가르쳐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출근해서 본 데스크톱 위에 놓인 막내의 귀여운 사탕 X 사랑 O

귀여워서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그 외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누구보다 멋진 우리 백화점 사람들! 정말 최고예요.

조금은 차가워 보이는 대리석 건물 안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의 노력이 뭉쳐 돌아가고 있답니다.

백화점이 괜히 부담스럽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제가 쓴 이 글들이 차갑지 않은, 따뜻한 백화점으로 떠올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해 봅니다.

이제 백화점에 가시면 이 내용들이 생각나며 괜히 포근해지실걸요?

<오늘의 퇴근길>

금방 보신 이 친구는 매년 같은 자리에서 딱딱한 아스팔트 사이를 비집고 기어이 꽃을 피워냅니다.

여름엔 무엇보다 뜨겁고, 눈 쌓인 겨울엔 틈새를 따라 꽁꽁 얼어버리는 이 황망한 곳에서 꽃을 피워낸 저 대견한 식물이 지내온 시간은 눈물겨울까요? 아니면 자랑스러울까요?

매일 같이 지나는 길에 저 친구와 출근 인사와 퇴근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이사 후 자주 만나진 못했지만, 가끔 저 자리가 보고 싶어 찾아가곤 했네요.

아마 저 꽃은 눈물겹게 지나온 길들이 자랑스러울 겁니다.


꽃이 피고 풀이 무성해지고 온통 갈색이 되고 눈부시게 차가운 날들의 반복일 동안 매번 다름을 가슴에 새겼고,

3년 주기쯤으로 오게 된다는 '공허함, 회사 다니는 것이 부질없어짐' 등의 감정들을 느끼며 우울한 날과 덜 우울한 날만 있던 그날에도 지금 돌이켜보니 경험 투성이었습니다.


저 꽃처럼 저 또한 그렇게 살고 싶어요.
절대 혼자 살지 않았고, 혼자 자라지 않았으며, 혼자 배우지 않았다는 것을
 늘 마음속에 새기며 감사한 마음으로 성장하는 겸손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무작정 삼십만 원과 캐리어 하나 끌고 당차게 상경한 서울이었지만 정작 꿈과는 반대로, 단지 정말 돈만을 보고 생계를 목적으로 입사한 이 ‘백화점’이라는 곳에서 사람을 배우고, 사람의 온기를 타서 제 인생에 잊히지 않을 한 시기가 되었고, 앞으로도 제 삶에 더 진하게 퍼질 것이며, 잊히지 않을 한 편의 소설임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작가로 맞아주신 브런치 팀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보냅니다. 덕분에 글 쓰고, 꿈꾸며 제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첫 연재작이어서 두서없고 이리저리 어지러웠는데, 저와 같이 걸어주신 구독자님들께 감사함을 드리며 백화점 C 양 체험판은 50화로 책장을 덮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제가 어떤 모습이 되어 여러분 앞에 나타날 때에 '아! 그때 그 C 양!' 하고 반가워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꼭 좋은 모습으로 다시 인사드릴 것을 약속드릴게요.

모두~건강하세요~ C 양 드림.





오늘도 사람이 있어 정말 감사하다!

 다음 주, 특별 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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