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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잎싹 Jun 10. 2023

애도일기


아무것도 위로가 될 수 없는 거야

지금은 그래. 야속한 말이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나를

위로할 수가 없는 거야. 내가 선택해서 듣고 보고 읽고 만나도 위로가 될 수는 없는 거야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쓰일 뿐인 거야. 네가 그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날아가버리고 나는 네가 날아가다가 떨어뜨린 조각들에 짓눌리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무거워, 무거워.

아무 일도 없어. 침대에 드러누워 재밌게 tv쇼를 시청하다가 일어나 방을 벗어나자마자 주저앉아 엉엉 소리 내서 울어버리는 거야.

네가 계속 없어. 어디를 가도 네가 없는 거야. 버스에 앉아 창 밖을 보다가 네가 없다는 게 사실이야, 싶으면 눈물이 제어를 시도하기도 전에 차올라.

미국을 다녀왔어. 좋더라. 살아있으니까 여행도 가고 새롭고 즐거운 경험도 하고. 어디 돈이라도 빌려서 여행이라도 다녀와서 죽지 그랬어. 미국 한번 못 가보고.. 아깝잖아. 뭐가 그렇게 의미가 있었니 나는 지금 뭣도 그다지 의미가 없어서 그저 그런 시간을 살고 있는데 너한테는 뭐가 그렇게 의미가 있어서 죽고 사는 문제가 될 수 있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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