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단골손님이 생기기마련이다.
그런데 그 손님이 단골이 될 때를 생각해보면 어떤 특별한 전략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생각보다 아주 작은 순간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우리 동네에는 카페가 정말 많다.
예쁜 카페도 있고, 저가 브랜드도 있고, 골목마다 카페가 있다.
이건 아마 우리 동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손님들의 선택지는 생각보다 많다.
그렇다면 손님이 굳이 우리 매장에 다시 와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커피가 특별히 맛있을 수도 있고,
공간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가격이 중요한 기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카페가 그런 뚜렷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매장도 사실 아주 비싼 카페도 아니고,
그렇다고 저가 브랜드도 아니다.
어쩌면 조금 애매한 위치에 있는 카페다.
그래서 나는 늘 생각했다.
돈을 더 들이지 않고도 만들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일까.
내가 찾은 답은 서비스였다.
카페는 자판기가 아니다.
요즘은 키오스크 주문이 많아졌지만, 결국에는 사람이 만든다.
손님과 우리가 만나는 짧은 접점이 있다.
주문을 받고, 음료를 건네고, 짧은 인사를 나누는 그 순간.
그 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손님이 다시 올지 말지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서비스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정말 단순한 것이다.
손님에 대한 관심.
이 손님이 어떤 커피를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지금 어떤 음료가 더 잘 맞을지.
그걸 진심으로 생각해 보는 것.
나는 단골손님이 한마디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 날 처음 보는 손님이 카페에 들어왔다.
나는 동네에서 오래 일했기 때문에 자주 오는 얼굴은 어느 정도 기억한다.
그래서 새로운 얼굴이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그 손님에게 평소처럼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주문도와드릴까요 ?”
그냥 평소처럼 했던 인사였다.
형식적인 말이 아니라, 대화하듯이 건넨 인사였다.
그런데 손님의 표정이 조금 놀란 것처럼 보였다.
마치 이런 인사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날은 적립도 하지 않고 음료만 받아서 가셨다.
그런데 다음 날인지, 며칠 뒤인지 다시 오셨다.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내가 먼저 인사를 했고, 손님도 조금 편하게 인사를 받아주셨다.
그리고 몇 번 더 오셨을 때 나는 이런 말을 했다.
“적립 만드시면 나중에 쿠폰도 생겨서 커피 드실 수 있어요.”
그 말은 사실 단순한 안내였다.
하지만 그 말을 할 때 내 마음은 단순했다.
이 손님이 자주 올 수도 있다면,
적립을 하는 게 손님에게 더 이득이니까.
카페 입장에서야 손님이 더 오면 좋겠지만,
그 순간에는 그 생각보다
그 손님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나는 그런 말을 종종 한다.
어떤 손님이 저녁에 커피를 마시면 잠이 안 온다고 하면
카페인이 없는 음료를 추천해 드리기도 한다.
“캐모마일 같은 차 드시면 숙면에 조금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런 말들도 그냥 메뉴 설명이 아니라
정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다.
아마 손님들은 그걸 느끼는 것 같다.
최근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따뜻한 라떼를 주문하신 손님이 있었는데,
라떼 위에 하트 모양을 만들어 드렸다.
그 손님이 음료를 보더니 말했다.
“와, 너무 맛있게 생겼어요.”
정말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뻐하셨다.
그 이후로 그 손님은 계속 카페에 오신다.
오늘도 오셨고, 늘 같은 음료를 주문하신다.
그리고 라떼를 받아 갈 때마다
“와, 맛있겠다.”
하면서 웃으며 가신다.
그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그러니까
조금 더 예쁘게 만들어 드리고 싶고,
조금 더 맛있게 만들고 싶어진다.
손님은 맛있게 드셨다고 말해 주고,
나는 더 좋은 음료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서로 기분 좋은 순간이 쌓인다.
나는 단골손님이 이렇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대단한 이벤트도 아니고,
특별한 마케팅도 아니다.
그저 손님을 손님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이 진심일 때
손님도 그걸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단골손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작은 관심들이 쌓여서
조용히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