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거다.
“생각보다 어렵다.”
커피를 만드는 일이 어렵다기보다는 (오히려 나눠놓고 보면 어려운 게 하나도 없다!)
매장에 오는 사람을 대하는 게 가장어려운 일인거 같다.
만드는 결과물은 레시피를 보고 똑같이 만들면 되는데 사람은 모두 다르기때문에 응대방식도 달라져야 하기때문이다.
그리고 익숙해 질 때 즈음엔
매일 같은 자리에 서서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게 어려워진다.
나는 여러 매장을 옮겨 다니며 일한 사람이 아니라,
한 매장에서 10년 넘게 계속 일해 온 사람이라
다양한 커피지식나 기술이 뛰어난 바리스타라기보다는,
꾸준하게 일정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수 있는 바리스타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커피만 잘 만드는 사람이 좋은 바리스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는 상대방의 마음까지 얻는 사람이 좋은 바리스타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차근차근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한다.
이번 글은 전문적인 기술 이야기보다는,
현장에서 초보자들이 겪는
사람 중심의 어려움, 그리고 기본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했다.
내가 가르쳐 온 신입 바리스타들이 실제로 가장 많이 힘들어하고 어려워했던
카페 업무 5가지를 이야기해 보겠다.
1. 손님 응대
카페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건 커피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손님을 맞이하는 일이다.
손님은 편안하게 매장에 들어오는데
맞이하는 근무자가 오늘 처음이라서 인사도 똑바로 못하고, 손님이 주문한 음료를 키맵에서 찾느라 정신이 없어서 손님 눈도 안 마주치고 음료확인도 안 한다면 어떨까?
아마 그 손님은 내가 주문한 음료가 제대로 접수가 된 게 맞나? 제대로 만들어지는 게 맞나?
불안하지 않을까?
이때 쓰는 만능치트키 같은 멘트를 알려주겠다.
이때 최대한 공손한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밝게 자신있게 말합니다.
"아 말차라떼 따뜻한거요? 잠시만요~ 제가 오늘 처음 근무라서 빨리 못찾는데 양해부탁드릴게요^^"
그러면 대부분 손님이 웃으시며 기다려준다. 결제까지 마무리가 되었다면
"네 결제 되셨습니다. 음료는 오른쪽(왼쪽)에서 나오니 천천히 기다려주시면 불러드리겠습니다."
하고 매장에 입장해서 주문-결제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한것이다.
손님이 주문한 내용을 찾아서 키맵을 찍는것보다 손님을 안심시키고 양해를 구하는것이 더 중요하다는걸 잊지마시라.
2. 음료 제조 실수
초보 때는 누구나 제조실수를 한다.
실수 원인 두 가지 정도를 짚어보자.
단연 최고의 실수 원인은 제조레시피의 미숙지이다.
제조레시피를 제대로 외우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어느 매장이든 레시피를 언제든지 볼 수 있게 한쪽에 붙여놓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만 믿고 '보면서 하면 되겠지' 하고 있다가는
속도도 느려지고 밀리는 음료를 쳐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 허둥지둥하게 되고 음료를 엎지르게 될 수도 있다.
손님이 들어오는 것이 반갑지 않게 되고, 즐겁게 일할 수 없다.
레시피는 가끔 헷갈릴 때 보겠다는 마음으로 완벽하게 숙지하도록 한다.
두번째 실수원인은 다음동작이 익숙하지 않아서 이다.
제조를 한다는 것은 그 다음동작을 아는 것이다.
이게 무슨말일까?
레시피를 완벽숙지했지만 그래도 허둥지둥 한다. 왜 그럴까?
글자로만 외웠기 때문이다.
가령 아이스아메리카노2잔이 포장으로 들어왔다고 해보자.
그러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뭘까?
커피샷을 내리는 일이다. 그리고는?
테이크아웃잔에 물을 채우는 것이다. 그리고는?
얼음을 채우는 일이다. 그리고는?
샷을 얼음물컵에 붓는 것이다.
이렇게 다음 동작을 미리 생각하고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야 본인 스스로가 실수 하지 않고
단계별로 제조를 마무리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제조를 한다는 생각으로 레시피에 있는 재료를 눈으로 보고 위치까지 숙지해야한다.
이를 우리매장에서는 '제조 시뮬레이션을 한다' 라고 표현했다.
제조를 한다고 가정하고 동작을 취하고 재료를 찾는 과정이었다.
제조시뮬레이션을 많이 해두면 제조할 때 훨씬 수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 피크타임 멘탈 관리
피크타임이 힘든 건 당연하다.
사람 많고, 소리 많고, 주문 많고, 정신이 없다.
그런데 진짜 힘든 건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나 자신이 정리가 안되어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무슨말이냐?
나는 피크타임을 도로교통상황과 비교하곤 하는데
도로엔 많은 자동차가 다니고 복잡하고 시끄럽다.
그러나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내 앞의 차와 바로 뒷차, 옆 차 정도만 확인하면 운전은 크게 문제 없이 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피크타임을 도로의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나의 목표는 현재 내 앞에 있는 손님을 응대하는것. 그것 뿐이다.
응대가 끝나기전에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면?
"아 잠시만요~ 주문받고 바로 해드릴게요" 하고 잠시 미뤄두고 응대하는 손님을 마무리하고 다음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하나씩 일이 끝나가는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문이 밀릴때 반드시 안내하면 좋은 내용을 멘트!
"손님 죄송하지만 앞에 주문이 밀려있어서 5-6분(또는 10분이상) 걸리는데 괜찮으실까요?"
일단 손님에게 시간안내가 나갔으니 손님은 여유롭게 기다릴수 있고
제조자 입장에서도 시간을 벌었으니 차분하게 순서데로 제조하면 되니까 실수를 훨씬 줄일 수 있다.
4. 진상 손님을 만났을 때
내가 카페에서 일을 시작한지 얼마안된 2015년 쯤의 일입니다
여성손님이었는데 생크림이 올라가는 달달한 커피음료를 자주 시켜서 드시는 분이었다.
자주 방문하기는 했지만 늘 생크림을 더 많이 올려달라고 요청했고
그때마다 조금 추가로 올려드리면서 "생크림추가는 추가요금이 있으니 다음에 이용해주세요" 라는 안내를 했다.
그런데 어느날 다른 신입직원이 근무하는 때에 그 손님이 방문을 했고 전해들은 바로는
음료를 씽크대로 던졌다고 한다.
진상 손님은 어디에나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느낀 건,
그분들도 대부분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 이미 기분이 안 좋은 상태
• 다른 일로 스트레스 받은 상태
• 오해가 쌓인 상태
• 기대와 현실의 차이
• 말이 잘못 전달된 상황
물론 이해한다고 해서 다 받아줘야 한다는 건 아니다.
그 손님은 그 뒤로 우리매장에 오지못하게 사장님이 따로 말까지 했을 정도니까(물론 아주 정중하게 말씀하셨다.)
그때 근무했던 친구에게 나도 너무 맘쓰지 말라고 위로해줬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런 진상손님은 100에 하나 1000에 하나 정도 되는 손님이다.
처음부터 진상손님인 경우는 정말 별로 없다.
바에 있는 동안에는 나를 내려놓고 손님의 입장을 최대한 생각해서 응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진상손님을 맞닥드렸을 때 두렵지 않기 위해서 정리해볼 몇가지 리스트가 있다.
-나의 말투가 불친절하지는 않았는가 : 그랬다면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다음에 같은 실수를 하지말자
-나는 친절했으나 손님이 일방적으로 화를 냈는가 : 그냥 기분안좋은 일이 있었나보다하고 맘에 담아두지말자
-제조에 문제는 없었는가 : 문제가 없었다면 자신감있게 손님에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럼에도 손님의 요구사항에 최대한 맞춰드린다. 문제가 있었다면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한 후 다시 제공한다.
5. 계속 버티게 만드는 마음가짐
카페 일을 오래 하면서 느낀 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건 일이 아니라 관계라는 점이다.
손님과의 관계,
직원과의 관계,
스스로와의 관계.
그래서 오래 가는 사람들은
기술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잘 정리하는 사람이다.
내가 지금 힘든이유가
일이 나랑 안맞아서 인지, 내가 노력이 부족한 것인지, 다른사람과의 관계때문인지.
이걸 한번 종이에 쭉 적어보길 바란다.
그러면 문제가 명확해 질 것이다.
나도 물론 중간에 그만두고 싶었던적이 많이 있었다.
그 이유가 해보고싶은것들이 많아서, 급여가 맘에 안들어서, 권태로워서 등 이유야 많이 델수 있다.
카페일을 계속 오래하라는 뜻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이거 하나는 꼭 명심해야한다.
어떤 일을 하든
당신이 힘든 '그' 이유를 뚫고 성장해야만
어디를 가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이 힘들다고 도망치듯 다른 곳에 간다면 아마 같은 힘듦이 계속 반복될 것이다.
당신이 어떤 일을 하든 그곳에서 꼭 성과나 결과물을 만들어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