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親舊)에 대하여

about story / 에세이

by 김창수

나이가 들어갈수록 친구의 숫자가 줄어든다. 그 많던 친구들은 하나씩 내 곁을 떠난다. 뭐 그리 급하다고 인사도 못 하고 하늘나라로 간 친구들, 내 마음에서 떠나가는 친구들, 소식 없이 사라지는 친구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벽을 느끼며 마음을 열지 못하는 친구들. 모두 그리운 친구들이다. 살다 보니 친구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소중하다.


고교 3년간 유일하게 같은 반을 했던 친구의 부고가 근무하고 있던 부대로 날아들었다. 면회실에서 만난 친구는 울면서 내게 그의 죽음을 전했다. 부대에서 외출 허가를 받아 그를 묻으면서 작별 인사를 했다. 청춘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꼽으라면 단연코 고교 학창 시절이라고 할 수 있다. 그와 3년을 붙어서 지낸 세월이 떠오르면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있는 친구다.

주변에 의외로 해외로 이민 간 친구가 많다. 가끔 연락하는 친구도 있고, 조용히 그곳에서 소식 없이 사는 친구도 있다. 그들이 간접적으로 잘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애잔한 느낌이 든다. 짝사랑했던 여자 친구가 남의 속도 모르고 해외에서 소식을 전해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보고 싶은 친구가 늘어나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서일까?


친구는 서로 성장하기 위해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친구는 서로 성공과 행복을 축하해 주며, 꿈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친구는 자연스러운 관계로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친구는 서로 생각이 날 때면 연락한다. 친구는 서로의 순간을 공유하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항상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친구는 조건 없는 만남 그 자체로 즐거움이 더해진다.

친구는 서로 어떠한 목표를 두고 소중한 시간을 들인다. 그 목표가 성공으로 끝이 나든, 실패로 끝이 나든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자신의 삶 속에 아름다운 노력과 지나온 소중한 시간을 함께한 순간들이 밤하늘의 별이 되어 영원히 반짝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만난 많은 친구를 내 마음속에 간직한 채 이번 생이 아닌 다음 생애에도 꼭 만났으면 좋겠다.

『그런데 네가 날 길들이면 우린 서로 필요해진단다. 넌 내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야. 나도 네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여우가 되고. 네가 날 길들인다면 두근거리는 일이 생길 거야. 이제 황금빛 밀밭을 볼 때마다 네가 떠오를 테니까! 밀밭을 스치는 바람 소리도 사랑하게 될 거고.』

- 어린 왕자와 여우의 대화 (어린 왕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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