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권 활의 신 아폴론 축제일, 활쏘기 테스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읽기 안내서
페넬로페의 약속: 활쏘기 테스트
열두 개의 도끼의 손잡이 구멍(the handle-holes of the axes)을 통과하는 활쏘기 시험아테나 여신이 페넬로페에게 영감을 주어서 구혼자들에게 활쏘기 테스트를 하라고 한다. 이 오디세우스의 활은 아폴론 신과 연관이 있다. 페넬로페는 그 활을 왕궁의 무기고에서 가져오고, 하녀들이 도끼들을 가져온다. 페넬로페는 얼굴을 보이지 않게 가린 상태에서 "누구든지 오디세우스의 특별한 활을 가져와서 그 활을 굽혀서, 활시위에 줄을 걸고, 활을 쏘아서 12개의 도낏자루의 구멍을 통과하는 자와 결혼하겠다"고 발표한다. 이 경기는 활의 신, 아폴론 축제일에 벌어졌다.
오디세우스 활의 유래: 심판의 활이 된 에우뤼토스의 활
오디세우스의 집에는 아주 오래된 그러나 강력한 활이 하나 있었다. 테살리지방 오이칼리아의 왕이었던 에우뤼토스(Eurytus)는 활의 명인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자신과 활을 겨뤄 이기면 자신의 딸 이올레를 주어 사위로 맞겠다고 한 사람이다. 그 활은 인간으로서 감히 활의 신인 아폴론에게 도전장을 냈다가 죽음을 당한 에우뤼토스, 그의 활이었다. 헤라클레스가 테살리의 오이칼리아 왕 에우뤼토스와 그의 딸을 걸고 활쏘기 시합을 벌였으나 헤라클레스는 이기고도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하였으므로 에우뤼토스왕의 암말 열두 필을 끌로 티륀스로 가버립니다. 아우톨뤼코스가 훔쳐 헤라클레스에게 주었다고도 합니다. 이에 에우뤼토스의 아들 이피토스(Iphitus)가 암말들을 찾아 헤라클레스를 찾아가는 중에 마침 메세네에 들렀다가 오디세우스를 만나게 되는데 이피토스는 아버지 에우뤼토스에게 받은 활과 화살을, 오디세우스는 검과 창을 인연의 표시로 바꾸어 가진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활과 화살이었던 것입니다. 이피토스는 헤라클레스에게 죽임을 당한다. 오디세우스 활과 화살의 유래: 에우뤼토스와 그의 아들 이피토스
페넬로페가 에우마이오스와 필로이티오스를 시켜서 구혼자들에게 그 활을 주라고 말한다. 에우마이오스가 주인의 도끼를 보자 눈물을 흘린다. 안티노오스는 그를 나무라며 말한다. "어서 눈물을 그치고 화살을 받아 놓거라. 사실 여기 모인 사람들 중에서도 옛날에 오디세우스만큼 힘센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내가 아직 어렸을 때였지만, 내 눈에는 오디세우스 님의 활쏘는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텔레마쿠스가 제일 먼저 시도하겠다고 나선다. 이 테스트에서 성공하여 어머니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못하도록 아들이 막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그 활의 줄을 끼우려고 3번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네 번째 시도하여 성공하기 직전에, 거지로 변장한 아버지 오디세우스가 눈짓으로 그만두라는 신호를 보낸다.
다음으로 구혼자 가운데 맨 먼저 안티노오스는 레이오데스(Reiodes)를 지명하지만 실패한다. 활 줄을 시위에 끼우려고 하지만 활이 너무도 뻣뻣해서 활을 굽힐 수가 없었다. 그러자 안티노오스가 염소지기 멜란티오스에게 말했다. "멜란티오스여, 어서 여기다가 불을 피우게. 젊은 양반들이 몸을 좀 녹인 다음에 기름을 몸에 바르고 활 겨루기를 시작해야겠네." 그리고 여러 사람이 활을 굽혀 실을 시위에 끼우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에우마이오스와 필로에티우스의 지원
에우마이오스와 필로에티우스가 밖으로 나갈 때 오이디푸스가 같이 따라나간다. 오디세우스가 그들에게 말을 걸고 대화를 시작한다. 여기서 오디세우스는 그들이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지를 타진한 후에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다.
오디세우스: 이보시오, 두 분. 잠깐만 내 말에 귀를 기울여주시오. 만일 오디세우스 님이 돌아오신다면, 당신들은 오디세우스 님 편에 설 겁니까 아니면 구혼자들 편을 들 겁니까?
소지기 필로에티우스: 오디세우스 님이 귀국한다면 얼마나 좋겠소. 그렇게 된다면 내 팔이 어떤 역할을 할지 당신은 아시게 될 텐데 말이오. (돼지지기 에우마이오스도 그와 마찬가지로 대답했고 모든 신들에게 기도를 드리며 존엄한 오디세우스의 귀국을 간절히 빌었다.)
오디세우스: (이 둘의 속내를 알고서) 내가 바로 예전에 너희들의 주인 오디세우스다. 나는 수많은 고난을 겨우 이겨내고 20년 만에 고향 땅을 밟았다. 정말 너희들만 내 귀국을 애타게 바라고 있었구나. 신들이 오만한 구혼자들을 내 손으로 물리치게 해 준다면, 그 때 너희에게 충분히 보상해주겠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누더기를 젖히고 정강이의 큼직한 흉터를 보여주었다. 그러자 그들은 울음을 터뜨리며 기쁨에 겨워 오디세우스의 머리와 어깨와 손에 입을 맞추었다. 오디세우스는 그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거사를 진행할 때 성 안의 문을 모두 잠그고 아무도 궁전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게 한다고 말한다.
에우리마코스와 안티노오스의 시도
지금 구혼자 에우리마코스가 활쏘기 테스트를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그는 페넬로페와 결혼을 하느냐 못하느냐보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오디세우스와 비교해보면 모두가 약하다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나는 왕비와 결혼하지 못하는 것은 크게 실망스럽지 않소. 여자야 이타카와 여러 곳에 많으니까요. 하지만, 오디세우스보다 힘이 약해서 이 활에 실을 끼울 수조차 없다는 것이 창피한 일입니다. 태어나지 않은 자손들에게 부끄러운 일입니다."
안티노오스가 말한다. 오늘은 아폴론 축제일이니 활쏘기 대회로는 적당하지 않고, 다음날 아폴론에게 희생제물을 드릴 것이고, 제주를 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오디세우스도 그에 동의하면서 자신도 이 시험에 참가해보고 싶다고 말하자 구혼자들이 당치도 않다고 화를 내면서 "네 놈이 술취해서 정신을 못차리는구나"라며 욕설과 야유를 퍼붓는다. 에우리마코스도 화가 나서 말하길, "이 거지가 왕비와 결혼할 일은 없겠지만, 구혼자들의 체면이 뭐가 되겠습니까? 아무도 그 활의 실을 끼우지 못했고, 심지어 거렁뱅이까지 그 활을 쏘았다면 '우리가 약해빠졌다'고 하며 사람들에게 우리 평판이 나빠질 것입니다."
이 때 페넬로페가 "당신들은 이미 오디세우스 집안의 명예를 떨어뜨렸는데 사람들이 당신들을 좋게 생각할 일은 만무합니다. 일단 모든 사람은 평등하니까 저분도 활시위를 당길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일단 그가 성공한다면 옷과 창을 주겠습니다. 그에게 신발을 주고 그의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보내겠습니다."고 말한다. 아들 텔레마쿠스도 그 나그네에게 활을 줄 수 있는 권한이 자기에게 있다고 말하며, 어머니를 여인들이 있는 집안으로 들어가도록 권면한다. 아들의 당당한 태도에 어머니 페넬로페가 놀라며 집안으로 들어가 2층 침실에 가서 남편을 생각하며 울다가 아테나가 그녀에게 단잠을 준다.
에우마이오스가 오디세우스에게 활을 가져다주지만, 구혼자들이 모두 일어나서 욕을 하고 분노하는 바람에 놀라서 잠시 멈추어선다. 이 때 텔레마쿠스가 에우마이오스에게 명령해서 "내 말대로 어서 그 방문객에게 활을 가져다주라"고 외친다. 구혼자들은 텔레마쿠스를 조그만 소리로 비웃듯이 웃는다.
에우마이오스가 오디세우스에게 활을 건네고, 유모 에우리클레이아에게 여인들을 방으로 들어가게 하고 무슨 시끄러운 소리를 들어도 방에서 나오지 말라고 말한다. 구혼자들을 처단하는 복수의 현장에 나오면 다치기 때문에 안전상의 이유로 방 안에 있게 한 것 같다. 필로이티오스는 궁전의 문들을 다 잠근다.
오디세우스는 평상에 앉은 채로 활을 쏘았다.성공하는 오디세우스
지혜로운 오디세우스는 평상에 앉은 채로 그 활을 받아들고 구석구석 살피고 나서, 익숙하게 힘 하나 들이지 않고 활시위를 죄었다. 때마침 제우스 신이 천둥을 울리자 불길한 조짐을 느낀 구혼자들은 초조해지면서 급기야 얼굴이 창백해졌다.
오디세우스는 여유있게 활을 겨누어 화살을 쏘았다. 그러자 나란히 세워 놓은 열두 개의 도끼의 손잡이 구멍(the handle-holes of the axes)을 한 치도 빗나가지 않고 모두 꿰뚫어버렸다.
오디세우스는 텔레마쿠스 쪽을 바라보며 "구혼자들이 나를 비웃었지만 내 근력이 녹슬지 않았구려."라고 말하며 그를 향해 눈짓을 하자, 텔레마쿠스는 칼을 허리에 차고 손으로 창을 집어 들고서 온몸을 부장한 채 아버지 곁의 평상으로 걸어와서 섰다.
열두 개의 도끼의 손잡이 구멍(the handle-holes of the axes)을 통과하는 활쏘기 시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