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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 Ohr Jan 13. 2022

22권 구혼자들을 토벌하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읽기 안내서

<오디세이아>가 22장으로 끝나며, 다음의 두 장은 후대에 추가되었다는 학설이 있습니다. 22장을 마지막 장처럼 집중해서 읽으면 좋겠습니다.


오디세우스는 누더기를 벗어던지고, 우람한 모습으로 문지방으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활과 화살이 가득 들어 있는 화살 통을 메고 구혼자들 앞에 나서서 말했다. "이제 바야흐로 너희의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나는 아폴론 신께서 내게 영예를 주실지 시험해보겠다."



수장 안티노오스의 죽음


구혼자들이 술 한 모금을 마시려던 차에 오디세우스가 쏜 화살이 안티노오스의 목덜미에 박히면서 손에서 술잔을 떨어뜨렸다. 오디세우스 왕이 발로 테이블을 차서 식탁 위에 있던 음식들이 바닥에 흩어졌고, 음식과 안티노오스의 피가 뒤범벅이 되었다. 안티노오스의 붉은 피가 그의 콧구멍에서 샘물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가 바닥에 온통 피로 물들이면서 고꾸라지자, 향연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놀라 자빠진 구혼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집안을 샅샅이 살피며 창이나 방배같은 무기를 찾아보지만 눈에 띄지 않았다.


사람들은 아직도 오디세우스의 정체를 모르고 있고 자신들도 파멸의 오라에 걸려 있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 때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다.


이놈들아, 내가 영영 못 돌아올 줄 알았더냐? 내 집 재산을 축내고 강제로 시녀들과 동침하다니, 하늘이 무섭지도 않더냐? 네 놈들에게 쏟아지는 세상 사람들의 분노를 느끼지 못하느냐? 이제 너희들은 모조리 파멸의 오랏줄에 걸려들었다.

오디세우스가 드디어 자기 정체를 드러내다.



타협안을 내는 에우리마코스


구혼자들은 모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대변인격인 에우리마코스가 떨리는 목소리로 '이 모든 악행의 장본인은 안티노오스'라고 말하며, 그가 왕비와 결혼하여 왕이 되려는 생각을 품었고, 아들 텔레마쿠스까지 죽이려는 음모를 꾸몄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미 죽었으니 아량을 베풀어 용서해달라고 말하며, 탕진한 재산은 흡족하게 배상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디세우스의 입장은 단호하다.


에우리마코스여, 자녀들이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재산을 모두 다 준다고 하더라도, 아니 더 가져온다 해도 나는 노여움이 풀리지 않을 것이다. 자, 맞서 싸우든지 아니면 도망가든지 마음대로 해라. 그러나 이 파멸의 불씨를 피할 자는 아무도 없으리라.


오디세우스의 복수


이에 구혼자들은 다리가 벌벌 떨렸지만, 에우리마코스는 '맞서 싸우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며 양면에 날이 선 청동칼을 뽑아 들고 오디세우스에게 달려들다가 오디세우스가 쏜 화살이 가슴에 박히자, 손에 쥔 칼을 떨어뜨리고 탁자 위에 몸을 걸치며 그대로 쓰러졌다. 


맞서는 구혼자들


암피노모스를 창으로 죽인 텔레마쿠스


암피노모스가 칼을 뽑아 들고 오디세우스를 정면으로 막아서지만, 텔레마쿠스가 뒤에서 창으로 찌르고 창을 등에 꼽은 채로 그대로 물러섰다. 텔레마쿠스, 돼지지기 에우마이오스 그리고 소지기 필로이티우스는 가서 여러 무기들을 더 가져오고 오디세우스를 위하여 화살을 더 가져왔다. 


창으로 암피노모스를 찌르는 텔레마쿠스


정의를 시행하는 오디세우스

죄를 저지른 자들은 마지막에 더욱더 극성스럽게 오디세우스의 분노를 쌓았다. 재정적인 손실보다 더 큰 가문의 불명예를 가져온 것에 대한 유일한 보상방법은 범죄에 대한 심판, 복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페넬로페, 텔레마쿠스와 오디세우스는 그들이 죄없음을 회복할 수 있었다.



에우마이오스의 맹활약과 멜란티우스의 반역행위


염소지기 멜란티오스가 구혼자 편을 들어서 오디세우스의 무기고에 숨겨진 12개의 방패와 창, 청동투구를 끄집어내어서 구혼자들에게 넘겨주었다. 구혼자들이 무장을 하고 무기를 휘두르자 오디세우스도 무릎에 힘이 빠지고 마음여 졸여서 큰 일이라는 걸 느꼈다. 


이 때 아테나 여신이 멘토르로 변장하여 나타났고, 다시 한 마리 참새로 변하여 지붕 위로 날아가서 싸우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구혼자들이 활로 오디세우스를 겨누어 쏘았을 때, 아테나는 거듭해서 활이 오디세우스를 빗나가도록 보호해주었다. 오디세우스가 주도적으로 싸우고 아테나 여신은 옆에서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오디세우스와 텔레마쿠스는 구혼자들을 도살하기를 독수리가 새들을 공격하듯이 하였다. 오디세우스는 오직 음유시인이자 전령인 메돈(Medon)만을 살려주었다. 



처형당하는 적들의 첩자 멜란티오스


염소지기 멜란티오스는 오디세우스를 모욕했던 자였다. 지금 구혼자들에게 싸울 무기를 날라주다가 잡혀서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묶임을 당했다. "저놈을 창고 속에 처박고 뒤의 판자문을 꼭 잠가두어라. 오랏줄로 저놈을 꽁꽁 묶어서 오랜 고통을 맛보도록 천장 대들보에 매달아 놓아라."라고 텔레마쿠스가 명하자, 그대로 한다.


이 때 아테나 여신이 멘토르로 변장하여 나타났고, 다시 한 마리 참새로 변하여 천장 서까래에 앉아서 싸우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구혼자들이 활로 오디세우스를 겨누어 쏘았을 때, 아테나는 거듭해서 활이 오디세우스를 빗나가도록 보호해주었다. 오디세우스가 주도적으로 싸우고 아테나 여신은 옆에서 돕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오디세우스와 텔레마쿠스는 구혼자들을 도살하기를 독수리가 새들을 공격하듯이 하였다. 오디세우스는 오직 음유시인 페미오스와 전령인 메돈(Medon) 두 사람만을 살려주었다. 오디세우스는 두 사람의 목숨을 살려주고는 안뜰로 보내 왕실의 신전 앞에 엎드려 있게 했다.


오디세우스 왕은 다시 전투태세를 정비했으나 싸움은 끝난 뒤였다. 마지막 건달까지 처지했다. 건달들의 시체는 연회장에 쌓여 거대한 무더기를 이루고 있었는데, 흡사 어부가 그물로 건져 올려 물가 모래밭에 쌓아 둔 물고기 무더기 같았다.


구혼자들을 도살하는 오디세우스


유모 에우리클레이아의 즐거움


텔레마쿠스가 유모 에우리클레이아를 데리고 나와서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오디세우스를 보고 놀라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구혼자들이 전멸한 것을 보고 기뻤했으나 오디세우스가 가로막는다. "죽은 자들 앞에서 즐거워하는 것은 신들이 좋아하는 행동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유모에게 시녀들을 불러오라고 한다. 이 궁안에는 50명의 시녀들이 있는데, 12명이 구혼자들에게 몸을 맡겼고, 페넬로페 왕비에게 불리한 행동을 했다고 보고한다. 


내통한 시녀들과 멜란티오스의 최후


시녀들과 종들을 불러서 텔레마쿠스, 에우이마오스 그리고 필로이티우스를 도와서 시체들을 치우고 피를 닦아내도록 일을 시킨다. 그 일을 다 마치고 텔레마쿠스는 구혼자들과 내통한 시녀들을 목 매달아 죽게 한다. 


구혼자들과 내통한 12명의 시녀들에게 청소를 시킨 후에 교수형에 처한다.


오디세우스를 모욕한 멜란티오스의 최후

하인들에게 멜란티오스를 끌어내어 안뜰에서 죽이게 했다. 하인들은 멜란티오스를 데려오더니 무자비한 행동으로 그자의 두 귀를 베고 개들이 날로 먹도록 그자의 남근을 떼어냈으며 성난 마을에서 그자의 두 손과 두 발을 잘라버렸다. 호메로스는 무자비한 처형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멜란티오스의 무례하고 교만하며 간사한 처신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오디세우스는 유모에게 명령한다. "재앙을 막는 유황과 불을 가져오고, 연회장을 소독했다. 페넬로페의 하녀들이 횃불을 들고 연회장으로 내려왔다. 하녀들이 옛 주인을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었다. 하녀들은 함성을 지르면서 오디세우스에게 다가와 그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오디세우스는 유모에게 "페넬로페 왕비를 모셔오라"고 말한다. 유모는 주인의 말대로 하고 더러운 옷을 바꾸어 입으라고 말한다. 오디세우스는 우선 유황을 피워 홀과 안뜰 구석구석을 깨끗이 정화시켰다.


에우리다모스는 오디세우스의 창에, 암피메돈은 텔레마쿠스의 창에, 폴리보스는 에우이마오스의 창에, 크테시포스는 필로이티우스의 창에, 아겔라오스는 오디세우스의 창에, 레오크리투스는 텔레마쿠스의 창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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