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르 Ohr Oct 19. 2022

세이렌의 유혹과 스타벅스의 로고

스타벅스 로고에 대하여

KCIS 국제학교 인문학 강좌를 준비하면서

일산에 위치한 명문 국제학교, 한국기독국제학교(KCIS, 이규선 교장 선생님)에서 인문학 강의를 하게 되어 준비하고 있다. 서양문화의 두 축은 히브리 문명(유대-기독교 문명, 성경)과 헬레니즘(그리스 신화)이다. 이 두 축을 사용하여 서양문화와 우리 사회를 보는 안목을 제공하고 싶다. 교장 선생님이 전자책으로 출판한 내 책의 제목을 따라서 인문학 강의하도록 초대해주셨다. <일주일에 읽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로 첫 강좌를 시작하기로 했다. 강의준비하다가 세이렌과 스타벅스의 이야기를 정리해두고 싶었다.

오디세이아가 고향으로 항해하는데 많은 유혹 가운데 세이렌의 유혹이 있다. 세이렌 자매가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지나가는 사람을 죽음에 빠트리는 유혹을 극복하려고 몸을 돛대에 묶어서 그 아름다운 노래를 감히 듣고자 했다. 부하들은 귀에 밀랍으로 막아 노 저어서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었다.  


우리도 유혹에 맞서서 자신을 묶어야 하고, 절제해야만 한다. 귀를 막고 묵묵히 노를 저으며 세상의 유혹을 맞서서 나가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나는 것은 스타벅스의 로고가 세이렌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내 말로 적어보려고 한다. 신기하지 않은가? 스타벅스의 로고 모델이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세이렌 자매라는 사실이. 세이렌의 유혹을 아무도 뿌리치지 못하듯, 스타벅스의 커피의 매력에 모두 빠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이렌은 자매이다. 물가의 새들을 모델로 한 것인데 후대에 반인반어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세이렌 자매는, 노래와 연주 솜씨가 뛰어났다. 그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면 바다로 뛰어드는 충동을 느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1971년 첫 로고, 갈색이었으며 선정적이었다

'스타벅스'는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항해사 이름이다. 스타벅스는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했다. 1971년에 나온 첫 로고는 갈색이었고 선정적이었다. 세이렌이 뱃사람을 홀리듯, 커피로 커피 애호가를 홀리겠다는 뜻이다. 가슴을 노출하고 다리를 빌리고 있는 모습이다.



1987년 로고, 녹색이 처음 등장하고 덜 선정적으로 바꾸었다



1971년의 로고보다 덜 선정적인데 젖가슴을 가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전희 배꼽과 다리가 보인다.



1992년 로고, 다리 벌린 모습과 배꼽을 숨겼다


배꼽과 다리를 숨겨서 선정적이라는 논란을 잠재웠다.

마지막으로 2011년에 사용한 현재의 로고를 보자.



2011년 로고, 현재의 로고이다.




밖의 원을 탈피했고, 원안의 검은색을 녹색으로 바꾸었다.

이전에 있었던 바깥원을 뺐다. STARBUCKS COFFEE라는 브랜드 이름과 별 모양을 뺐다.

그리고 원안의 검은색을 녹색으로 바꾸어 현재에 이른다.




미국 생활에서 우울감을 달래주었던 스타벅스 커피


미국 LA의 일부인 대학 도시 클레어몬트에서 1년 반 정도 체류하면서 논문을 쓸 때 생활고와 앞날에 대한 불투명함으로 뒤늦게 커피에 빠져들었다. 거주하던 아파트 옆에 스타벅스가 있었다. 내가 논문을 완성하기를 기다리다가 지친 아내를 데리고 5마일 산책로가 있는 뒷산에 오르든지, 아니면 집 옆에 있는 스타벅스에 갔다. 나는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아내는 라떼를 시켜서 마셨는데, 커피가 아니라 우울감을 이겨내는 약으로 마셨다.


그때 세이렌의 유혹에 취한 듯, 기분전환을 하면서, 인생 항해의 고달픔을 달래곤 했다.


작가의 이전글 키르케고르 <새와 백합에게 배우라> 북토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