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 9권
트로이 전쟁은 아킬레우스 없이는 이길 수 없다. 아가멤논과 그리스군은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풀어주고 전쟁에 나가줄 것을 요청한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풀기 위해서 아가멤논이 얼마만큼의 선물을 약속하는지를 눈여겨보자. 아킬레우스의 몸값이 치솟는 것을 볼 수 있다. 누가 화해의 사절단으로 가는지,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살펴보자.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킬레우스가 마음을 풀지 않다니, 아가멤논에게 얼마나 마음이 상했길래...
두 번째 전투날 밤이다. 트로이는 야영을 하는 중이고, 그리스군은 방어책 뒤로 피신했다. 만일 밤이 되지 않았더라면 밤의 명령이 없었더라면 그리스군은 궤멸하고 함선은 불탔을 정도로 그리스 군이 패했다. 총사령관 아가멤논은 지휘관들을 모아 대책회의를 연다. 아가멤논은 선 채로 눈물을 흘리며 전쟁의 패배를 선언하고, 불명예를 안고 그리스로 돌아가자고 제안한다. "모든 제위께서는 내 말을 디오메데스가 용기를 내어 아가멤논이 제안한 후퇴에 대하여 반대한다. "아트레우스의 아들이여, 난 당신의 어리석음을 꾸짖겠소. 회의의 관례이니 너무 화내지는 마십시오. 크로노스의 아들 제우스가 당신에게 통치자의 명예를 주었지만 용맹함(valour)을 주지는 않았소. 당신이 돌아가려면 어쩔 수 없소, 나와 스테넬로스(Sthenelus)는 남아서 끝까지 싸우겠소. 하늘은 우리 편이요." 디오메데스는 트로이는 함락될 운명임을 일깨워주자 주위 사람들이 환호하며 손뼉을 쳤다.
디오메데스의 말이 끝나자, 원로 네스토르가 일어서서 디오메데스가 최연소임에도 불구하고 능력있고 용맹하다는 것을 칭찬한다. 원로 네스토르는 좀 더 많은 영주들을 초대하여 연화를 베풀고, 가장 현명한 충언들을 들으라고 조언한다. 이리하여 그리스 노장들을 진지로 초대하여 경의를 표하고 연회를 베푼다. 실컷 먹고 마신 후에 노장 네스토르가 먼저 마음을 털어놓는다. 아가멤논에게 격식을 갖추어 높이는 말을 한 후에, 아킬레우스에게서 브리세이스라는 여성을 빼앗을 때 왕은 듣지 않았다고 말한다. 교만했다는 것이다. 아가멤논이 아킬레우스의 명예를 빼앗은 것을 지적한다. 신들도 위대한 영웅 아킬레우스를 두려워한다. 프로메테우스도 비밀로 하고 있는 아킬레우스의 출생 이야기에 따르면,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아들이 그 아버지보다 더 위대할 운명이라는 것이다. 이를 두려워한 신이 테티스를 인간 펠레우스와 결혼을 하게 한다.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식'에서 '파리스의 심판'이 있었고, 이것이 트로이 전쟁의 시발점이다.
원로 네스토르는 좋은 말과 친절한 선물로 아킬레우스의 마음을 풀고 전쟁에 나가도록 설득하자고 아가멤논에게 제안한다. 아가멤논 역시 동의하고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한다. 그가 제시한 선물, 곧 아킬레우스의 몸값은 다음과 같다.
[당장 제공할 선물]
세발 솥 7개, 황금 10 달란트, 가마솥 20개, 경주에서 상을 탄 12필의 말, 레스보스 섬에서 데려온 공예에 능한 여인 7인(브리세이스 포함).
[트로이 함락 이후에 추가로 줄 선물 목록]
트로이 함락 후에 얻을 청동과 황금, 트로이 전리품으로 데려온 여인 가운데 20명, 아가멤논 자신의 세 딸 -크리소테미스, 라오디케, 이피아낫사 - 가운데 아킬레우스가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여 사위로 맞이함, 결혼 준비금은 받지 않고(without gifts of wooing) 막대한 지참금을(splendid dower, dowry) 사위에게 제공함, 아가멤논이 통치하는 7개 도시(카르다밀레, 에노페, 히레, 파라이, 안테이아, 아이페이아, 페다소스) 제공함. ※ 아가멤논과 클리타임네스트라 사이에 엘렉트라 콤플렉스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엘렉트라'라는 딸이 있는데, <일리아스>에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일리아스> 9권. 전쟁에 참여해서 죽을지 알게 뭔가? 전쟁 후에 어마어마한 선물을 약속했는데, '아무말 대잔치'를 연상하게 한다.
아가멤논은 공식적 사과를 전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약속한 선물들이 결코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명예를 존중한다는 뜻이다. 아킬레우스는 보다 근본적인 명예와 영광을 회복할 것을 원했고, 아가멤논 왕은 그에게 선물을 바쳐 신처럼 존경하며 그의 명령에도 순종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본인이 아킬레우스보다 연상이고, 맹색이 왕이기 때문에 아킬레우스가 자기 밑이라는 지위를 받아들일 것을 요청한다. 아가멤논 왕이 사절단을 통하여 아킬레우스에게 이렇게 요구했다.
아킬레우스에게 내 앞에 굴복하라고 하라. 내가 더 위대한 왕이다. Let him bow down to me! I am the greater King.
이런 선물에 대한 제안을 가지고 화해의 사절단을 꾸려서 아킬레우스에게 보낸다. 네스토르는 아킬레우스와 친분이 있는 3명을 사절단으로 선정하여 파견한다. 포이닉스(Phoenix, 영어로는 '피닉스'라고 발음하고 '불사조'를 뜻함)는 아킬레우스의 정신적 스승이며 양아버지이다. 나머지 두 사람은 大 아이아스와 오디세우스이다. 나중에 아킬레우스가 죽어서 그의 시신을 수습한 사람이 오디세우스와 아이아스이다.
아킬레우스의 막사에 갔더니 친구 파르토클레스와 함께 악기를 연주하며 느긋하게 즐기고 있었는데, 손님을 보자마자 악기를 든 채로 자리에서 뛰어올라 일어섰다. <오디세이아>에서는 전문 악사들이 연주하는데, <일리아스>에서는 영웅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것으로 나온다. 아킬레우스는 반갑게 손님을 맞이한다. 고기와 포도주로 환대한다. '먹고 마시는 것이 충족되었을 때(when they had had enough to eat and drink)', 사절단 가운데 오디세우스가 본론을 꺼낸다. <오디세우스>에서는 손님이 오면 일단 대접하고 목욕시키고 나서 누구인지 용건이 무엇인지를 나눈다.
오디세우스가 가장 언변이 뛰어나다. 아가멤논의 선물을 열거하고 분노를 거두고 전우들을 도와서 전투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한다. "당신 도움이 없이는 안되겠소. 제우스도 트로이 편을 들고, 헥토르는 신들린 듯 싸우며 우리를 전멸시키고 우리 함대들로 불태우겠다고 공언하고 있소. 무기력한 그리스 군을 도와주시오. 그렇지 않으면 후에 쓰라린 후회를 할 것이오. 너무 늦기 전에 파멸로부터 다아나 병사들을 구해주시오."
오디세우스가 말하는 내용을 세분화하면, 첫째 그리스 군의 위기를 호소한다. 둘째, 아킬레우스의 아버지 펠레우스가 아들에게 거만한 마음을 가지지 말고 말다툼을 피하라고 한 말을 상기시킨다. 셋째, 아가멤논의 선물 이야기를 35행에 걸쳐서 말한다. 넷째, 선물 이야기를 하는데 안색이 좋지 않은 아킬레우스에게 동료 그리스 인들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호소한다. 마지막 다섯 째, 트로이 영웅 헥토르를 치켜세우면서 경쟁심을 유발한다. 다음은 아킬레우스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한 충고를 오디세우스가 상기시키며 분노를 풀라고 조언한다.
"아들아, 아테나와 헤라 여신께서 너를 인정만 하신다면 강력한 힘을 내리실 것이다. 그러나 너의 고자세를 지양하여라 Check your high temper. 상냥한 마음씨가 더 낫다. 헛된 다툼을 피해라. 그리스 백성의 노소가 너를 존경하리라." <일리아드> 9장. 프디아(Phthia)에서 아가멤논 왕에게 보낼 때, . 펠레우스가 아들 아킬레우스에게 한 말.
아킬레우스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나를 설득하려 들지 마시오. 아가멤논이나 다아나 사람 그 누구의 말에도 마음의 분노를 풀지 않겠소. 왜냐하면 내가 아무리 싸워도 감사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요 for I see that I have no thanks for all my fighting. 영웅은 이토록 인정하고 칭송하는 것을 필요로 하나보다. 영웅은 그에 합당한 명예를 원한다. 내가 아무리 싸워봤지 전리품은 모두 아가멤논이 가져가기 때문이오. 왕은 편히 앉아서 많은 전리품을 차지하고 있소." 아가멤논 왕이 자기가 좋아하는 여인까지도 빼앗아 간 것을 서운한 감정으로 말한다.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의 선물도 싫고, 아가멤논의 딸들이 아프로디테 여신만큼 아름답다 하여도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킬레우스는 갈등한다. 아킬레우스의 삶과 죽음의 갈등이 시작된다.
내 어머니 테티스께서는 나에게 두 가지 종말의 길이 있다고 하셨소. 만일 내가 남아서 싸운다면, 나는 살아 돌아갈 수 없을지 모르지만 내 명성은 영원히 남으리라. 반대로, 내가 귀향하면 나의 명성은 사라지지만 장수 a long and prosaic life 할 것이라 하셨소. <일리아스> 9장. 삶과 죽음을 갈등하는 아킬레우스
아킬레우스는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스승 포이닉스도 모시고 가겠다고 한다. 그러나 강제로 데려가지 않고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했다.
포이닉스는 눈물을 흘리며 아킬레우스의 감정에 호소한다. 포이닉스는 자신의 성장 내역과 트로이 원정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말한다. 포이닉스는 아킬레우스의 아버지가 한 말을 언급한다. 어린 아들 아킬레우스를 전투에 보내며 아들을 잘 보호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아킬레우스가 귀향한다면, 더 이상 자신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함께 고향에 돌아가겠다고 한다.
포이닉스는 아킬레우스의 아버지 펠레우스와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를 이야기한다. 포이닉스가 아버지의 미움을 받아 가출했을 때 펠레우스에게 은혜를 입고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아버지에게 미움을 받은 사연은 아버지가 첩을 얻었다. 아버지와 첩의 사이를 이간질하게 하려고, 어머니가 포이닉스에게 첩과 동침하도록 했다. 아버지가 그 사실을 알고 분노해서 아들을 저주한다.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으나, 친부 살해의 죄를 저지르는 것보다 가출하기로 한다. 그래서 포이닉스가 가출해서 아킬레우스 아버지 펠레우스의 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기름진 프디아에 이르러 펠레우스 왕에게 갔더니, 왕께서 나를 환영하시고 아버지가 자기 모든 재산을 상속해 줄 장남을 대하듯 환대해 주셨소. 나를 부자로 만들어주셨고, 내 밑에 많은 백성들을 주셔서 돌로피아 족의 최고 통치자로 프디아 변방에 살게 해 주셨소.
아킬레우스여, 그대를 키워놓은 사람이 바로 나요. 난 그대를 가슴속 깊이 사랑했소. 그대를 무릎에 앉혀 먹을 것을 남몰래 주고, 술도 따리었소. 아킬레우스여, 난 그대를 자식같이 여겼소. 신들도 분노할 때가 있지만 분노를 풀기도 합니다. 옛날 영웅들도 선물을 받고 마음을 푼답니다. <일리아스> 9권. 포이닉스가 펠레우스왕에게 은혜를 입은 이야기와 포이닉스가 아킬레우스를 양육한 이야기이다.
포이닉스는 분노에 빠져서 아무런 선물도 받지 못하고 결국 전투에 참여한 옛날 영웅 멜레아그로스(Meleager) 이야기를 한다. 이것은 칼뤼돈의 멧돼지 사냥 이야기이다. 칼뤼돈에서 쿠레테스족과 아이톨리아족의 싸움 이야기이다. 아이톨리아 족은 칼뤼돈을 보호하고자 하고, 쿠레테스는 그 곳을 함락하려고 공격하는 전쟁이다. 아르테미스는 오이네우스(디오메데스의 할아버지)가 첫 수확의 과일을 바치지 않자 화가 치밀어 그들에게 화를 내려 전쟁이 발발했다.
칼뤼돈에서 멧돼지를 잡는데 활약한 멜리아그로스와 여전사 아탈란테. 아탈란테는 활의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양육된 탁월한 전사이다. 멜리아그로스는 아탈란테에게 멧돼지 머리를 바친다. 칼뤼돈 땅에 풍년이 들었다. 칼뤼돈의 왕 오이네우스가 다른 신들에게는 첫 수확으로 제물(hecatombs)을 바쳤는데, 제우스의 딸, 아르테미스에게는 희생제물을 바치는 것을 깜박 잊어버렸다. 활의 여신 아르테미스(Diana)는 송곳니가 큰 맹수 멧돼지를 보내서 과수원을 망쳐놓는다. 오이네우스의 아들 멜레아그로스는 모든 영웅들 - 아이손, 헤라클레스, 아르고 원정대 대부분의 영웅, 트로이 원정에 참여한 영웅들의 아버지 대부분, 노인 네스토르, 오디세우스의 아버지 라에르테스, 아킬레우스의 아버지 펠레우스, 아테네 최고 영웅 테세우스, 그의 친구 페리토스, 대 아이아스의 아버지 아탈란테-과 수많은 사냥개를 모아서 그 멧돼지를 사냥했다.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그 멧돼지의 머리와 가죽을 차지하기 위해서 쿠레테스족과 아이톨리아족 간에 싸움이 일어나게 했다.
가장 공헌이 많은 아탈란테에게 멧돼지 가죽을 주기로 했다. 그런데 멜레아그로스의 외삼촌들이 반대해서 멧돼지 가죽을 빼앗아간다. 화가 난 멜레아그로스는 외삼촌들을 살해한다. 동생들의 죽음에 멜레아그로스의 어머니 알타이아는 분노하여 아들을 저주한다. 동생들을 잃은 어머니 알타이아의 저주로 어머니의 부족 쿠레테스 족이 칼뤼돈으로 침입해온다. 어머니의 저주로 두문불출하던 멜레아그로스는 시민들이 막대한 선물을 제안하며 전투에 참여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하지만 참여하지 않는다. 적들의 무기가 방 문까지 날아오고, 적들이 성벽을 넘어 시내로 들어와 불을 지르고 백성들이 살해되고 부녀자들과 아이들이 포로로 끌려갔다. 그의 부인이 이런 상황을 소상하게 설명하자 뒤늦게 전투에 참여해서 아이톨리아의 나라를 구하기는 하지만 아무런 선물도 받지 못한다. 정신적인 스승 포이닉스는 옛날 영웅 멜레아그로스의 일화를 말하면서 아킬레우스를 권고한다. ※ 영웅 헤라클레스는 12번째 과업을 수행할 때 저승세계 레테강에서 이승을 잊지 못하는 멜레아그로스를 만나는 일이 있었다. 그의 부탁으로 누이인 데이아네이라와 결혼하였다.
멜레아그로스는 뒤늦게 아이톨리아의 나라를 구해내기는 했으나, 약속받았던 많은 보상은 하나도 받지 못했소. 나라를 구했어도, 아무 보상도 없었죠. 그러니 아킬레우스여, 선물을 받고 마음을 풀고 전쟁에 나가면 그리스 백성들이 당신을 신처럼 존경할 것이지만, 뒤늦게 싸우러 나가면 선물도 받지 못하고 존경도 받지 못할 것이오.
<일리아스> 9장. 멜레아그로스 옛 영웅과 아킬레우스. 포이닉스의 비유가 옳았다. 멜레아그로스처럼, 아킬레우스도 전쟁에서 승리했으나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아킬레우스는 말한다. "옛 친구요, 아버지 같은 포이닉스여, 난 그런 명예는 필요 없소. 나는 이미 제우스에게 명예를 얻었소.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마시오. 이 모든 것은 아트레우스의 아들 아가멤논 때문에 하는 짓인데, 아가멤논을 그렇게 사랑하시오? 그러다가 내가 당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될 것이오." 아킬레우스의 입장이 이토록 강경하다. 밤이 늦었다. 친구 파트로클로스에게 고갯짓을 하여 포이닉스를 위한 잠자리를 마련해 드리도록 한다. 양가죽이며 융단과 리넨으로 잠자리를 마련한다. 다른 사람들은 길을 떠나게 하도록 신호한다. 그때 텔라몬의 아들 아이아스가 입을 연다.
아이아스는 말주변이 없다. 大 아이아스는 <삼국지>의 장비같은 느낌이 든다. 아킬레우스를 설득하기보다는 나무란다. "오디세우스여, 돌아갑시다. 헛걸음을 했나 봅니다. 아킬레우스는 격분해 있어 무정한 사람입니다. 잔인하기 이를 데 없고, 동료들이 베푼 존경을 무시하고 있소. 어쩔 수 없이 형제나 자식을 살인한 사람에 대한 분노도 보상금을 받으면 용서하기도 하는데, 그까짓 여자(브리세이스) 하나 때문에 분노를 못 참습니까? 그녀를 포함해서 7명과 더불어 많은 보상들을 준다지 않소. 마음 속에 화를 푸시오." 그러나 아가멤논에 대한 아킬레우스의 분노는 사라지지 않는다. "아이아스여, 내게 좋은 말을 많이 해주었소. 그러나 아가멤논은 알지브 대중들 앞에서 날 모독했소. 가서 보고하시오. 헥토르가 쳐들어와서 함대에 불을 지를 때가지는 전쟁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전하시오."
아킬레우스에게 온 사절단은 자기 진영으로 돌아간다. 3명의 사절단과 2명의 전령이 있었다고 한다. 포이닉스 노인은 그곳에 남아서 내일 아킬레우스와 고향 헬라스로 돌아가기로 했다. 오디세우스가 앞장을 서서 사절단은 돌아가서 결과를 그리스 대표들에게 알린다. 그들은 실망한다. 디오메데스가 나서서 용기를 북돋운다. 자신들의 힘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늘 밤 맛있는 음식과 포도주를 맘껏 먹고 마시고 기운을 회복해서 내일 적들을 용감하게 물리치자고 발언한다. 다들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10권에서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는 밤에 트로이 진영을 정탐하며 활약한다.
9권은 두번째 전투의 밤에 -초저녁 즈음에- 일어난 일들이다. 아킬레우스에게 보낸 사절단 가운데 포이닉스의 말을 통해서 아킬레우스의 성장 과정을 알 수 있었고, 멜레아그로스의 멧돼지 일화를 통하여 아킬레우스의 내면의 갈등과 미래의 운명을 엿볼 수 있었다. 9권은 두번째 전투의 이른 밤에 일어났으며 아킬레우스를 설득하는 일에는 실패했지만, 10권에서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가 트로이 진영을 정탐하는 일은 늦은 밤 - 심지어 새벽 3시경 - 에 일어났고 성공했다는 대조를 보인다. 9권과 10권은 모두 같은 날 밤에 일어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