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공감필법

by 신선임

공감필법.

글쓰기 관련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꽤 도움이 되었다. 유시민 선생은 어떻게 글을 쓰고 자료를 모으는지, 평소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지 궁금해져서 읽게 되었다. 그의 전작인 ‘유시민의 글 쓰기 특강’을 읽은 지 꽤 지나기도 했고 ‘공감필법’은 그의 최근작이기도 하고 창비사에서 특강을 책으로 출판했지만 내용이 부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해서 읽었다.

내용은 그의 책이 그랬듯이, 읽기 편했고 그의 필체가 그렇듯이, 설명하는 느낌으로 잘 읽었다. 그의 말하는 듯하는 듯한 방식의 글쓰기 방법이 그대로 녹여나 있었다.


책은 크게 읽기(독서)와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을 읽을 것인가와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구체적인 방법론과 읽기(독서, 배우기)와 글쓰기의 철학 사이의 경계를 적절히 유지하면서 설명하고 있었다.

그는 공부의 수단으로 읽고 쓴다. 그렇게 보면 나는 읽기는 하는데, 잘 쓰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공부가 완성된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다. input이 있었는데 output이 없는 것. 먹었는데 싸지 않은 것. 배웠는데 시험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 공부는 했는데 시험을 보려고 하면 시험불안이 상승하는 학생의 느낌이 늘 강한 학생이다.


공부란 무엇일까?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작업’이다. 이것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는 가장 효과적이고 빠르고 확실한 공부 방법이다. 책에는 글쓴이가 파악한 인간의 파악한 인간과 세계의 본질, 그 사람이 찾은 삶의 의미와 살아가면서 느낀 감정이 있다. 글쓰기는 ‘생각과 감정을 문자로 표현하는 행위’이다. 감정은 쉼 없이 생겼다 쓰러지고 생각은 잠시도 그대로 머물지 않는다. 글로 적어 붙잡아두지 않으면 그게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무엇인지 생각하고 느끼려면 언어를 알아야 한다. 말과 글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확하게 인지하지도 못한다. 감정과 생각은 언어로 표현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될 수 있다.

공부는 결국 독서와 글쓰기를 이어나가는 과정입니다.. 공부방법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보다 나은 게 없다.


그리고 그가 소개하는 책들, 유발하라리 ‘사피엔스’ 칼세이건 ‘코스모스’ 신영복 선생님,…..


굴원 ’ 어부사‘

‘이렇게 사는 건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다르게 사는 건 안 될까?’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라.

세상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말고 세상에 맞춰 살라는 것이죠. 흙탕물에는 발을 씻어야지 얼굴을 씻으면 안 되잖아요? 물이 맑으면 얼굴을 씻고 물이 탁하면 발을 씻으면서 살면 되지, ‘왜 이렇게 물이 탁해!’ 비관할 필요 있느냐고 한 겁니다.


공부는 인간으로서 의미 있게 살아가려고 하는 겁니다. 학위, 시험, 취직을 위한 것도 있지만 공부의 근원은 인생의 의미를 만들고 찾는 데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할 때, 내가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결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것들을 찾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인쇄된 책이 기독교 성경이라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누구나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거기에서 찾을 수 있다.


글쓰기.

내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정보, 옳다고 믿는 생각,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을 문자로 표현하는 일이다. 글쓰기는 공부한 것을 표현하는 행위인 동시에 공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문자 텍스트로 표현하기 전까지는 어떤 생각과 감정도 내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모든 것은 문자로 명확하게 표현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됩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그 생각과 감정을 어휘를 알아야 합니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문장 공부를 열심히 해도 아는 어휘가 적으면 글이 늘지 않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어휘의 양을 늘리는 것이 글쓰기의 기본이에요. 아무리 멋진 조감도와 설계도가 있어도 건축자재가 없으면 접을 지을 수 없는 것처럼, 어휘가 부족하면 생각과 감정을 글로 씀 수 없어요. 그래서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먼저 어휘를 늘리라고 권합니다.

그가 추천하는 책, 토지, 자유론, 코스모스, 사피엔스, 시민 불복종


생각과 감정은 머물러 있지 않아요. 쉼 없이 생겨나고 모양과 색깔을 바꾸며 흘러가고, 금방 사라지죠. 문자 텍스트로 붙잡아두지 않으면 흑적조차 남지 않습니다. 구름조차 잠시 떠올랐다가 흩어지고 맙니다. 잠깐 느끼거나 생각한 것만으로는 내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겁니다.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아는 게 많으면 글쓰기에 도움이 되지만 아는 게 많다고 해서 반드시 글을 잘 쓰는 건 아니에요. 아는 것이 적으면 불리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글을 쓰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저마다의 수준에서 저마다의 스타일로 글을 쓸 수 있어요. 하루 한 문장이라도 꾸준히 쓴다면 말입니다.


삶의 기준:

마음이 불편하지 않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까지! 이게 제가 그 질문에 대처하는 방식입니다. 꼭 하고 싶거나 해야만 한다고 믿는 일을 내가 처한 구체적인 조건과 상황을 고려해서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 선까지 최선을 다해하며 사는 것, 이것이 제 인생론입니다.

스웨덴 수상 중에 올로프 팔메(Olof Palme)는 퇴근 후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고 돌아오다 총에 맞고 돌아가셨어요. 그는 “이렇게 태어난 것도 운명인데,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해 의미 있게 살아야죠.”


말과 글은 원래 같은 겁니다. 똑같은 내용을 소리로 표현하면 말이고 문자로 표현하면 글이니까요. 말이 글이고, 글이 말입니다. 본질은 같습니다. 그렇지만 표현 기술은 크게 다른 점이 있어요. 글은 퇴고를 할 수 있지만 말은 그렇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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