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삿날
열세 번이 절여지고 졸아서
딱 한 번으로
네 분을 모시는 제삿날
힘겹게 넘긴 삶이
가래로 거슬러 올라오는 아버지
밥보다 많은 약으로 견디다
피부는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졌고
가려워 긁다 긁다 닳은 손톱
그 손을 내미신다
습자지처럼 얇아져
쪼개지고 일어나 삐진 손톱
가문을 지고 걸으며 버텼을
쉽게 바스러지는 발톱
조심스럽게 오래오래 깎는다
내 각진 생각을 깎는다
“욕봤다.”
엄마 몰래 드신 막걸리 한 사발
아무 일 없는 듯 죽을 드신다
잔 드리기도 버거워
늦게 나오셔서 툭 던지는
“상은 북쪽으로 놓았냐?”
“귀신이 있는 줄 아시오?
제사도 우리까지만 이요.”
10대 종부의 쨍 한 말씀
반으로 줄어든 손톱
혼자도 견디기 힘든 발톱
몇 번이나 내 손에 쥘 수 있을까?
아프고 외로웠을 그 세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