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봄

2022.04.18

by 고주

가는 봄


예수님이 죽음에서

삶으로 옮기신 다음 날


숭늉과 커피를 합쳐

노숭피라 불렸던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오래 사신 노신부님


영면에 들어가시기 전

자주 오르시던 수도원 가는 길

철쭉이 불타고 있었다


처마 밑에는

다시 온 제비들이

집을 손보느라 바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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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가 등나무는

꽃 몇 가닥 내놓고

헉헉거리고 있다

아무래도 기운을 차리려면

일 년은 더 기다려야 할 듯

벌들은 헛걸음질만 한다


작년과 같은 듯 다른 듯

또 봄은 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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