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장마가 끝나고
지천으로 활개를 치는 호박잎
뚝뚝 따서 드렸는데
호박 줄기까지 다 마른 12월에도
냉장고에 꼭꼭 숨겨놓고
몇 장씩 꺼내 드시고 있다
예순의 아들이 고사리손으로
힘들게 따온 것을 한 장이라도
허투루 내버릴 수 없다는 엄마
급하게 걸려 온 전화
손주 서울로 올라갔느냐며
막 담은 김치 먹이고 싶으시단다
늙은 참나무 껍질같이
주름지고 뻣뻣한 손으로
조물조물 정을 바람을 버무렸을
파김치 갓김치 무김치 배추김치
양손 가득 들고 나오는 어깨에
커다란 산 두 개가 얹어있다
아직 그 높이를 알 수 없는
환갑을 앞둔 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