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젠골프' 읽기 (2부:액션) 8/19

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by Eaglecs

8. 피하고 싶은 결과를 만드는 장본인은 당신이다. (p153 ~ p157)


샷을 실수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짓눌릴 때, 절대로 피하고 싶은 결과를 스스로 초래하는 상태로 우리 몸은 빠져든다. 공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 페어웨이를 벗어나거나 해저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이런 예의 하나이다. 실제로 오른손잡이의 경우에 공이 왼쪽으로 심하게 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운 스윙을 시작할 때 몸은 자연스레 왼쪽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 방향은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 그것은 두려움이 몸을 얼어붙게 만들고 몸의 회전을 방해한 결과이다. 그러나 팔은 계속해서 스윙하며 몸을 감싼다. 그로 인해 공은 왼쪽으로 심하게 휘어 날아간다.


우리는 '일정한 수준'에 이르지 못할까 봐 두려워한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기대감이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그러나 이런 두려움은 대개 오해에서 비롯된 착각이다. 실제로 다른 사람들은 우리 생각만큼 비판적이지 않다.


두려움을 없애려고 몸부림치기보다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낫다. 두려움의 극복이야 말로 진정한 용기이기 때문이다. 불교의 禪사상의 기본 원칙은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을 인식'하는 데 있다. 예컨대 한걸음쯤 뒤로 물러서, 필드의 상황을 삶의 과정에서 숱하게 겪는 무수한 상황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것이다.


'골프는 사느냐 죽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다. 패자로 집에 돌아가더라도 아내는 여전히 나를 사랑할 것이고, 내 애견이 나를 물어뜯는 일도 없을 것이다'. 용기가 두려움을 이겨 낼 때, 우리는 어떤 결과라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다. 결과가 우리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더 이상 아니기 때문이다.





관심 받는다는 오해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다. 그리고 그 민감도는 개인별로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남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사람도 있고, 너무 과민하게 신경써서 자신의 행동과 옷차림 그리고 걸음걸이와 자세까지 일일이 살피는 사람도 많이 있다. 특히 옷이나 액서사리 등으로 몸을 꾸미는 것에서 그런 행동이 많이 관찰된다. 이런 행동은 기본적으로 물욕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지만, 타인에게 관심 혹은 인정을 받고자 하는 의도 또한 반드시 그 원인중에 하나일 것이다. 어쩌면 가장 큰 원인일 수도 있다. 만약 혼자서 살 수 밖에 없는 무인도에 있다면 우리는 적당히 몸을 보호할 수 있고 청결도를 유지할 정도의 꾸밈으로 족할 것이다. 관심을 줄 그 누구, 즉 우리를 봐줄 어느 누구도 없기 때문이다.


사실 타인은 내게 거의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리고 이것을 증명하기는 그리 어렵지도 않다. 자신이 밖에 돌아다닐 때 자신의 타인에 대한 관심이 어느정도인지를 스스로 확인해 보면 된다. 누구나 눈이 달렸으니 반드시 타인을 보기는 하겠지만 타인, 즉, 그나 그녀가 치장하고 있는 것을 과연 얼마나 자세하게 들여다 볼까? 여자들의 경우는 좀 더 세심한 성향일 수 있기 때문에 자세히 살피면서 자신과 비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보통의 남자들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심지어 자신에게 조차 큰 관심이 없어서 치장에 과도한 비용을 들이지 않는데, 타인에게 관심이 있을 가능성은 더 떨어지지 않을까?


물론 '있을지도 모를' 타인의 관심에 사람들이 더 민감하게된 이유는 미디어 광고의 영향이 클 것이다. 계속 소비를 유발해야만 존재의 이유가 성립되는 기업들은 끊임없이 물건을 만들어서 유통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팔려면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 내야만하며, 결국 그 영향하에 놓인 대중은 거기에 이끌려서 계속 새로운 소비를 지속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면을 강하게 하고 가꾸는데 노력을 들이는 것 보다 외면만을 꾸미는데 더 비용과 시간을 많이 쓰게 되었을 것이다. 내면은 어지간해서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서 꾸미고 개선할 필요가 없지만, 외면은 즉각적으로 변화된 모습으로 '위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지금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끊임없이 외적인 치장에 골몰하는 것은 무언가를 계속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인정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말이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왜냐하면 있지도 않은 상황에 대하여 우리는 두려움을 가불해서 머리에 이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타인이 보통 우리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면 그들은 애초에 우리를 인정할 이유도 없고 깍아내릴 이유도 없다.


손가락질.jpeg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어차피 우리가 모르는 타인이 우리를 비판하거나 칭찬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두려워할 상황은 그 존재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우리가 만들어서 스스로 두려움을 양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환상과도 같은' 두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물건을 소비하고 몸을 치장하려고 한다. 그래서 당신 옷장에 옷이 가득 들어차 있어도 입을 옷이 없는 것은 아닐까?


골프 샷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수만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도 두려움이다. 실제로 매우 악의적인 동반자가 아니라면 당신의 실수를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 사람이라면 애초에 당신이 동반자로 선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샷은 오로지 자신이 결정한 방식으로 스스로 해야 하지 타인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신의 게임을 자신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티박스에 올라서면 몸이 위축되고 갤러리들의 시선이 뒷통수를 때리면서 정신까지 위축시키게 되며, 그런 상황은 결코 편치만은 않다. 그들을 실망시킬까봐 두려워서 일 수도 있고, 지난 홀에서 저지른 실수가 또 나올까봐 두렵기도 하다. 골퍼의 감각은 자신의 내면을 향해야 하는데 이렇게 계속 외부로만 연결되려고 하기 때문에 긴장과 두려움을 초래한다. 앞서 자주 언급한 '생각의 정신'이 활성화 될 수 밖에 없고 '직관의 생각'은 비활성화가 되고 마는 것이다.


당신이 타인(의 스윙)에 대하여 관심이 거의 없는 것처럼 타인도 당신(의 스윙)에게 관심이 '거의'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기를 바란다. 이때에만 '환상일 뿐인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문고리를 잡을 수 있다. 즉,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식'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임일 뿐이다


사실 골프 혹은 골프 샷에 너무도 큰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도 큰 문제이다. 골프를 통하여 삶을 이어나가는 '직업인으로서의 골퍼'가 아닌 이상 골프는 단순한 놀이 중의 하나이다. 큰 비용과 시간이 수반되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비용만 생각하면 오히려 낚시가 더 비싸지 않을까? 성격이 완전히 다른 취미이긴 하지만 순수하게 '비용과 시간'만 따지면 낚시가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많은 돈과 시간을 쓰기 때문에 골프 혹은 골프 샷에 큰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되지는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골프는 그냥 게임일 뿐이다. 일정 부분 상대와 경쟁을 하는 형식을 갖긴 하지만 그냥 놀이이고 게임일 뿐이다. 그 어떤 놀이도 이렇게 긴장감을 부르고, 심지어 두려움까지 소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유독 골프는 심각하게 대한다. 작가가 언급했듯이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려움과 긴장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주 고차원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어이없을 정도로 단순하게도 우리가 '오해' 혹은 '착각'을 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냥 즐겁게 '놀이'를 하는 것인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너무도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만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큰 중요성을 부여하면서 '놀이'를 심리적으로 '포장'하고 있는 이유는 계속해서 타인이 자신에게 관심을 두고 있고 그렇게 자신이 관찰당하고 평가받는다는 또다른 '오해' 와 '착각'때문일 것이다. 그런 오해와 착각에서 벗어날 때에야 비로서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고,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이고 있는 족쇄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스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성적이나 점수'에 민감한 상황을 너무 오래 겪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학교에서는 시험을 수도 없이 봤고, 사회에 나와서도 자격증 혹은 진급 시험 등 우리의 삶은 점수 매기기의 연속이다. 골프의 경우 매 게임마다 점수가 매겨지기 때문에 우리가 본능적으로 두려움과 긴장을 불러들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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