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젠골프' 읽기 (2부:액션) 18/19

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by Eaglecs

18. 작은 것을 탐내다가는 큰 것을 잃게 된다 (p199 ~ p202)


우리는 드라이브 샷을 조금이라도 더 멀리 보내려고 애쓴다. '더 멀리'라는 목표는 근육을 필요 이상으로 긴장하게 만든다. 따라서 스윙의 아크가 좁아지고 팔의 움직임도 줄어들어, 오히려 바람과는 반대로 비거리가 짧아진다. 이런 이유에서 바비 존스가 '최후의 순간에 몇 미터를 더 멀리 보내려는 욕심이 티에서 실수를 하게 되는 주된 원인이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욕심은 당신을 배신한다

평균 수준의 골퍼는 샷을 할 때마다 '더 멀리'를 목표로 삼는다. 이런 욕심이 골퍼를 곤경에 빠뜨리는 주범이다. 비거리가 실력의 척도라는 잘못된 생각이 가득 차 있다. 비거리는 골프게임에서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확성과 평정심이 타수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일반 골퍼들의 어프로치 샷은 거의 언제나 홀컵에 훨씬 못미친다. 여기에서도 욕심이 그 원인이다. 문제는 클럽을 선택할 때부터 있다. 완벽하게 샷을 해야만 공을 홀컵에 바싹 붙일 수 있는 클럽을 욕심껏 선택한다. 이 때문에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샷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온갖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그린 뒤편에 자신 있게 공을 떨굴 수 있는 클럽을 선택해 보라. 그럼 대개의 경우 공은 홀컵에서 그리 멀지 않은 그린 중앙에 떨어질 것이다.


드라이브는 레이업 샷으로

대부분의 골퍼는 레이업 샷을 할 때 최적의 결과를 얻는다. 이처럼 안전 위주로 경기를 할 때는 그저 다음 샷을 하기에 편한 위치로 공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 온 힘을 끌어 모아 샷을 할 필요가 없고, 홀컵에 공을 바싹 붙이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이런 이유에서 부담감 없이 샷을 할 수 있다. 파 4나 파 5의 홀에서는 모든 티 샷을 레이업 샷으로 생각하고 스윙하라. 어떤 클럽을 선택하든 공을 더 멀리 보내려 하지 말고, 선택한 클럽으로 당신이 자신 있게 보낼 수 있는 페어웨이의 한 지점을 타깃으로 삼아라. 이렇게 하면 스윙의 부담감을 덜어 낼 수 있어 멋진 샷을 해낼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또한 이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스윙할 때 당신이 예측한 것보다 훨씬 먼 곳까지 공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小貪大失


작은 이익을 얻으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더 큰 손해를 입는 상황을 소탐대실이라고한다. 주로 순간적인 이익에 눈이 멀어서 정말 중요한 것을 잃는 상황을 가리킨다. 사람들의 삶 속에서 매우 자주 관찰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골프는 인생과도 같기 때문에 골프에도 인생과 동일한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따라서 소탐대실 또한 매우 정확하게 골프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내는 것 같다.


스크린샷_6-6-2024_52656_blog.naver.com.jpeg (출처 : 네이버 이미지)


나의 경우도 자잘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여 홀에 터무니없게 미치지 못한 샷을 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평범한 아마추어인 나같은 사람은 특히 이런 실수를 많이 저지른다. 조셉 패런트는 '욕심'을 가장 큰 이유로 설명하고 있고 이 점에 대하여는 동의하지만, '욕심'에 못지 않는 또다른 큰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능력치에 대한 '착각 혹은 망각'이다. 자신이 연습장에서 날려 보내던 샷감을 기억하고 필드에서도 동일한 스윙을 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다. 그러나 연습장에서의 스윙으로 보낼 수 있는 거리를 필드에서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전한 '착각' 혹은 어쩌면 '망상'일 수도 있다.


연습장에서 7번 아이언으로 130미터를 보낼 수 있는 골퍼라면, 아마도 동일한 스윙을 페어웨이에서 하게되면 120미터 정도 밖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내가 그랬다. 이유는 너무도 간단하다. 바로 잔디의 저항 때문이다. 맞바람까지 꽤 있을 경우엔 120미터도 안날아갈 수도 있다. 정확히 공을 때려내지 못할 경우는 그보다 더 짧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보통 연습장에서는 매트에 공을 두고 치기 때문에 스윙을 할 때 별다른 저항이 없이 공을 때려낼 수 있다. 물론 심한 뒷땅을 치거나 탑핑을 하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적당하게 정확한 샷을 할 경우 연습장에서 공은 대략적으로 균일한 거리를 날아간다. 그리고 연습장엔 맞바람도 별로 없다. 심지어 비도 맞지 않고, 더우면 시원한 선풍기 바람도 나오는 아주 좋은 조건에서 샷을 날린다. 그런 최적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연습장 비거리에 익숙해져있다 보니 실제 라운드에서 추가되는 저항 요소(잔디와 바람)가 자신의 비거리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자주 잊는 것이다. 앞서 고백했듯이 나도 그랬다.


골퍼의 성별, 연령, 근력, 체격 그리고 실력 수준에 따라서 아이언 샷의 거리는 사람마다 다 틀리지만 통상 아마추어의 7번 아이언 평균 비거리는 130미터라고 한다. 나의 경우는 나이가 들어가고 연습을 하지 않으면서 비거리는 계속 줄어왔다. 30대까지는 150미터 내외, 40대는 140미터 내외 그리고 50대 후반으로 달려가는 지금은 잘해야 130미터 정도이다. 물론 정확한 타격이 나오면 140미터를 가는 경우도 있지만 매우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1년전까지만해도 필드에서 130~140미터가 남으면 7번 아이언을 먼저 만지작 댔다. 결과는 늘 짧았을 뿐인데도 말이다. 그런 경우가 꽤 많이 반복된 이후에야 그 정도 거리가 남으면 7번 대신에 6번 아이언을 잡기 시작했다. 내가 7번으로 130~140미터를 보낼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소탐대실의 경우 분명히 욕심에 따른 경우가 많을 것이지만, 이와 같이 자기도 모르게 빠진 '착각' 때문일 수도 있다. 자신의 '과거' 능력치에 대한 인식이 너무 강하게 머리에 박혀 있어서 그것이 '착각'으로 발전했을지도 모르겠다.




저렴한 해외 그리고 스크린 골프장으로


골프 샷에 대한 개인의 욕심도 크지만, 그에 못지 않은 것이 골프장의 욕심(소탐대실)이 아닐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비용 절감과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최근 몇 년간 골프장들의 가격 인상 실태를 보면 수익의 극대화를 넘어선 '과한 욕심'으로 보이는 것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코로나 해제 이후 다들 해외로 나가는 것이고, 특히 일본으로 대거 골프 여행을 떠나는 것 같다. 나는 아직 가본적이 없지만, 이렇게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골퍼들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들도 골프장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비용을 최소화' 해야 하니 말이다.


우리 나라에서 주말 라운딩을 한 번 하려면 최소한 40만원이상이 들어간다. 좀 더 저렴한 곳을 찾자면 찾을 수가 있겠지만, 수도권의 어지간한 골프장에 가려면 인당 그린피만 거의 30만원에 육박하고, 30만원을 넘는 곳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골퍼가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주말에 라운드를 하려면 기타 비용을 포함할 경우 총 비용은 상당한 수준으로 늘어난다. 캐디피는 어느새 16만원 내외로 증가하였고, 골퍼라면 늘 찜찜하게 생각하는 카트 비용도 10만원이 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식대와 교통비까지 추가하면 인당 5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내야 주말 라운드가 가능하다. 물론 동반자들끼리 하는 내기를 위한 '판돈'은 따로 준비해야 한다.


인건비 상승, 물가 변동에 따른 기타 유지비 상승 그리고 세금 등을 고려한 그린피 및 기타 비용 인상이겠지만, 지금은 도를 좀 벗어난 것 같다. 평범한(?) 아마추어 골퍼라면 동의하겠지만, 특히 골프장의 음식값은 어처구니 없는 수준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의 경우 심지어 법인 카드로 계산을 할 때에도 손이 떨린적이 많았다. 회삿돈이든 내 돈이든 돈은 같은 돈일 뿐이기 때문이다. 특히 어떤 고객의 경우 너무 맥주를 좋아해서 연신 맥주를 주문해서 마셨는데, 그날 그 분의 맥주값만 10만원가까이 나왔던 적이 있었다. 물론 예외적으로 너무 많이 마시기도 했지만, 워낙 단가가 높은 것이 더 큰 원인이었다. 이러니 사람들이 해외로 떠나고 골프장 대신 스크린골프장으로 향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코로나 초기에 젊은 MZ 골퍼가 증가했다가 상당수가 골프를 접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비교적 여유가 있는 40~50대 골퍼들도 상당수가 라운드 회수를 줄이고 대신 스크린 골프를 찾고 있다. 내 주변만 해도 동일한 현상이 쉽게 목격된다. 2만원 내외면 한 라운드가 가능하니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조금 과장을 보태면 요즘엔 스크린 골프장들이 교회 만큼 많이 보이는 것 같다.


한 번 올라간 '골프장 관련 가격'은 쉽게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아마도 앞으로 계속해서 골퍼들의 이동(해외로 그리고 스크린 골프장으로)은 증가할 것 같다. 이제껏 한 번도 해외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던 나같은 사람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으니 말이다. 뭐든 욕심을 부리면 그 끝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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