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19. 특별한 것은 없다 (p202 ~ p205)
브라이언은 PGA 투어 자격을 획득하려고 12년 동안이나 퀄리파잉 스쿨에 참여했지만 번번이 안타깝게 떨어졌다. 그를 만난 것은 퀄리파잉 스쿨 결승전이 열리기 2개월 전이었다. 우리는 샷을 어떻게 준비하고, 좋은 결과나 나쁜 결과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2개월 동안 우리는 골퍼의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주요 요인들을 찾아 냈다. 그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그 순간에 충실하라. 자신이나 상대의 결과(점수, 순위)에 대한 생각으로 정신을 흐트리지 말라.
2. 평정심을 유지하고 정신을 집중하라. 편안한 마음으로 어드레스전에 원하는 샷을 머릿속에 그려 보라.
3. 자신의 스윙과 실력을 믿어라. 잘 진행되던 게임이 엉망으로 변해 버릴 수도 있다는 걱정은 떨쳐 버려라.
4. 실수를 하더라도 자책하지 말라. 분노와 흥분과 실망 같은 강한 감정을 관리하라.
그리고 우리는 결승전을 앞두고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평소처럼 점수나 순위와 같은 결과 지향적인 목표가 아니라, 우리가 찾아낸 주요 요인들에 관련된 목표를 설정했다. 즉 모든 샷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그리고 샷을 할 때마다 그 순간에 충실하며, 모든 샷에 온 정신을 집중한다는 목표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라는 것이었다.
그 순간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한 라운드, 한 번에 한 홀, 한 번에 한 샷!' 이라고 썼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서는 '침착하라! 만족스런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라!'라고 썼다. 그리고 자신을 믿고 능력을 완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것은 없다. 결과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라고 썼다. 브라이언은 이 원칙들을 착실하게 지켰다. 덕분에 결승전 내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 170명의 골퍼가 경쟁을 벌인 퀄리파잉 스쿨에서 브라이언은 2등을 차지했다.
특별하지 않은 것을 계속하는 것이 특별한 것이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스트레칭을 하세요?'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지요.'
- 김연아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도 몰라요. 날짜도 모릅니다. 전 그냥 수영만 해요.'
- 마이클 팰프스 (미 국가대표 수영 선수)
'여러분들은 열심히 할 생각을 하지 마세요. 열심히 하면 안됩니다. 열심히 하지 말고 그냥 하면 됩니다. 왜냐면, 99%는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입니다. 사회도 다 똑같습니다. 회사에 가보세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시늉을 내면서 겉으로 보기에 열심히 하는 겁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기적인가요? 안 먹었을 뿐입니다. 대부분은 다이어트 한다고 하고 먹습니다. 그래서 안됩니다. 다이어트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다이어트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뉴얼대로 적게 먹으면 누구나 살이 빠집니다. 이렇게 하면 무조건 됩니다. 열심히 할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하면 됩니다.
- 정승재 (일타 강사)
위 내용들은 여러 경로를 통하여 한 번쯤은 듣거나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김연아의 짧은 말이 주는 여운은 너무도 강하여 그 말을 하는 김연아 선수의 표정과 어조까지 내 기억에 분명히 박혀있을 정도이다.
진리는 매우 단순하고 간단하다. 심지어 너무도 명확해서 이론의 여지가 없기도 하다. 공부를 하면 성적이 오르고 하지 않으면 떨어진다. 덜 먹으면 살이 빠지고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열심히 뭔가를 계속 반복하면 그것을 잘하게 되고, 반복하지 않으면 잘 하게 되기 어렵다. 돈을 아끼면서 저축을 하면 잔고가 늘고, 아끼지 않고 소비를 지속하면 잔고가 줄어든다. 더 예를 들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너무도 명확한 사실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설명은 필요조차 없다.
골프도 정확하게 마찬가지이다. 공을 정확하게 치고 그런 일관성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 해야 할 사항은 너무도 명백하다. 샷을 하는 순간에 충실해야 하고, 그 순간에 특히 평정심을 유지하며 집중해야 하며, 자신이 준비한 것을 믿고 확신에 찬 스윙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는 쿨하게 받아들이면 된다. 이와 같이 골프를 잘 치기 위한 비결(?)은 너무도 명확하지만, 대부분은 골프에 제대로 몰입하지 못하고 기대하던 샷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그리고 그 이유 또한 매우 명확하다. 욕심에 눈이 멀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며 준비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최상의 샷을 하려는 섣부른 시도를 하기 때문에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지 않는가?
피트니스 클럽에서 벤치 프레스를 사용하여 운동을 할 때, 만약 100kg까지 들수 있도록 운동을 해왔다면, 컨디션이 비교적 좋은 날이라고 하더라고 쉽게 100kg 이상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유독 몸이 가볍고 기운이 넘친다는 느낌이라면 110kg 까지는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20kg이나 130kg은 쉽지 않을 것이다. 평소에 100kg 정도까지 견딜 수 있도록 근육이 단련된 상태인데, 단순히 유독 몸이 가볍고 컨디션이 좋다고 하여 단숨에 20%나 증량하여 120kg을 들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0kg을 들겠다고 시도하면 참혹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을 높일 뿐일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런 무모한 시도는 하지 않게 된다.
위와 같은 경우에는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차분하게 평소에 하던 무게로 운동을 하는데, 우리는 골프에서만은 과도한 욕심을 끝없이 부린다. 그리고 내 생각에 골프에서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이유 또한 매우 명확하게 존재한다.
피트니스 클럽에서 과도한 욕심(무게)을 부릴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위험은 적지 않은 부상 혹은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욕심을 부리는 선택을 어지간해서는 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반면 골프장에서 욕심을 부릴 때 초래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몇 타를 잃는 것 뿐이기 때문에 '과도한 욕심 부리기'의 유혹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고 평정심을 잃은 스윙을 할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에 좋은 샷을 하는 골퍼는 적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조셉 패런트의 길고 복잡한 설명은 분명 좋은 샷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문제는 너무 길고 복잡하고 다양한 면을 설명하기 때문에 우리 머리속을 더 복잡하게 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매우 짧고 간단한 김연아의 말이 가끔은 내게 더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별 생각 없이 그냥 하기로 한 것을 계속 반복 하는 것' 말이다. 어쩌면 이게 진정한 성공의 비밀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