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젠골프' 읽기 (2부:반응) 1/18

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by Eaglecs


결과에 대한 최선의 반응은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자기비하에 빠지지 않고, 실수에서 교훈을 얻는 것이다. 언제나 유머 감각을 유지하며, 걸핏하면 자책하고 체념해 버리는 습관을 버린다면, 요컨대 이런 식으로 결과에 대해 반응한다면 성공의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1. 샷 이후의 원칙 (p207 ~ p209)


샷을 한 공이 예상한 방향대로 날아갈 때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은 속으로 '됐어!' 라고 소리친다. 어떤 방식으로든 긍정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이런 감정 표현은 성공이란 기분을 만끽하게 해 준다. 이런 기분을 끝까지 즐겨라. 공이 멈출 때까지 공의 방향을 눈으로 쫓아라! 비슷한 상황을 맞거나 더 어려운 상황에서 똑같은 샷을 해야 할 때, 그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도록 뇌리에 각인시켜라, '최고의 샷을 담은 비디오 창고'에 그 모습을 저장해 두어라.


샷을 실패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감정을 가라앉히고 불평을 멈춘 후에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돌이켜 보려 한다. 이때 샷 이후의 원칙이 무척 중요하다. 즉 샷을 섣불리 교정하려 해서는 안 된다. 스윙을 실패하도록 만든 무엇인가가 있었다. 당신은 스윙법을 잊은 것은 아니다. 무엇인가가 당신의 스윙을 방해했다. 그것을 찾아내야 한다. 당신 스윙을 방해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 스윙의 준비는 완벽했는가? 정신 상태는 어땠는가? 멋진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렸는가? 클럽에 정신을 집중하고 샷을 했는가? 차분하고 침착하게 스윙을 했는가? 스윙을 하는 동안 무심결에 딴생각을 한 것은 아닌가? 당신 스윙을 믿었는가, 아니면 샷의 방향을 의도적으로 조절하려하지는 않았는가? '어쨌든 샷'을 한 것은 아닌가? 정신적인 준비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고 생각되면, 스탠스나 공의 위치 등 물리적인 면을 점검해 보라. 설사 스윙에서 잘못이 발견되더라도 필드에서 스윙을 교정하려 해서는 안 된다! 라운드 도중에 스윙을 교정하려 한다면 관절에 익숙해진 움직임이 뒤엉킬 수 있다.


열등의식 때문일까? 우리는 많은 증거를 확인한 후에야 자신을 최고라고 믿지만, 못난이라 판단하는 데는 많은 증거가 필요하지 않다. 예컨데 라운딩을 거듭하며 퍼팅을 헤아릴 수 없이 성공한 후에야 스스로를 훌륭한 퍼터라고 평가하지만, 퍼팅을 실수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퍼팅에는 서툰 골퍼로 전락해버린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절대적인 자신감이다. 이런 자신감이 있을 때 샷의 실수가 능력에 대한 의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성공 경험


성공 경험은 골프 뿐만아니라 우리 인생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직장에서의 일, 투자 그리고 심지어 요리에 있어서도 성공의 경험은 향후 동일한 상황에서 다시 성공할 가능성을 크게 높여준다. 성공 경험이 또다른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앞선 성공에서 '그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너무도 강력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향후 또 다른 성공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 경험은 몸과 마음에 깊게 세겨지게 되고, 따라서 나중에 같은 경우 혹은 유사한 경우를 겪게 될 때 거의 자동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작동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이 글에서 조셉 패런트가 언급한 '최고의 샷을 담은 비디오 창고'가 바로 샷의 성공 경험의 창고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강화된 자신감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성공의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어떻게 하면 '그 일'에서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알고 있다면 그것을 하는데에 있어서 주저함이 상당부분 줄어들게 된다. 즉 자신있게 대응할 수 있는 저력을 갖게 된다. 자신있게 대응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심리적으로도 안정된 상태에서 '그 일'을 자신있게 수행한다면 결과는 또 다른 성공으로 이어지기가 훨씬 수월할 수 밖에 없다. 이와같이 성공에 대한 경험은 그 힘과 영향력이 상당하다. 흔히 하는 말로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고, 돈도 써본 사람이 잘 쓸 줄 안다. 이렇게 성공도 해본 사람이 더 수월하게 다시 또다른 성공에 이를 수가 있는 것이다.


좀 더 작은 관점에서 보면 '성공'은 일종의 '문제 해결'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작은 문제들을 많이 해결해 나가면 결국 큰 성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을 잘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비교하여 문제를 대하는 관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스윙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자책하고 화를 내기 보다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돌아보면서 개선할 점을 찾아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문제 해결에 능한 사람들은 문제를 초래한 원인이 무엇이고 그것을 제거하거나 완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 문제로 인하여 상황이 어려워진 것에 대하여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데, 여기에 매우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성공하는 사람, 다시 말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문제 자체에 매몰되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미 발생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불리한 상황 역시 이미 만들어져 버린 상태이다. 이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반응은 그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그 문제를 해결해서 원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미 나빠져버린 상황에 대한 감정적 반응은 전혀 쓸데가 없다는 말이다. 이런 접근 방식의 차이가 문제 해결에 있어서 매우 큰 차이를 만들어 내곤 한다.





필드의 조언자들


내가 겪은 '필드의 조언자들' 중에서 최고의 조언자는 늘 긍정적인 박수를 보내주고 격려의 말을 해 주는 동반자였다. 나의 샷 결과가 나쁘면 다음 샷을 잘 하면 된다는 격려를 해 줄 뿐이었다. 그런 동반자들은 대부분 스윙이 빨랐다던지, 스탠스가 이상했다던지, 팔로우 스윙이 짧았다던지하는 식의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결과가 좋지 않아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하느라 머리가 복잡해지고 있는데 주변에서 추가적인 잡음이 들리면 더 헷갈리는 상황을 만들 뿐이다. 따라서 실수로 인하여 약간 의기소침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는 그 어떤 어드바이스보다도 침묵이 더 잘 어울릴 것이다. 물론 다음 샷에 성공하면 된다는 따듯한 격려의 말은 나쁘지 않다.


그리고 최악의 조언자는 위와는 완전히 반대가 되는 동반자이다. 어떤 사람은 조목 조목 스윙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굳이 내 머리속에 떠올릴 필요가 전혀 없는 온갖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진정으로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관점에서 잘못된 부분에 대하여 바로잡아 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클 것이다. 그런 사람은 그의 '조언'을 받을 동반자의 '굿 샷'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그들은 티샷할 때 꽂는 티의 높이, 공을 놓는 위치 등 개인적으로 이미 오랜 기간동안 습관이 된 부분까지 지적을 하기도 한다. 프로들의 경우도 티의 높이가 제각각이다. 공의 위치도 클럽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이미 20년 이상 오랜 기간동안 몸에 새겨진 나름의 공식이 있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그런 사람에겐 그만의 공의 위치가 있을 수도 있다.


더 기가막힌 경우는 비슷한 실력의 동반자에게 그보다 나이나 직급이 위라고 되지도 않는 조언을 하는 경우이다. 심지어 어드레스를 하고 있는데 그 앞이나 뒤에 서서 '친절하게' 클럽으로 몸을 툭툭 치면서 지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내가 겪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초연하게 그러려니 하고 내 스윙을 했어야 했는데 당시에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샷을 망쳐 버리고 말았었다. 아직도 그당시 어느 파 3홀에서 겪은 그 일이 생생히 기억난다. 그리고 그날의 라운드는 완전히 망치기도 했다. 그런 최악의 동반자와의 라운드라고 할지라도 나의 멘탈을 잘 관리하여 대응했어야 했는데 그날은 그걸 못한 것이다. 물론 그런 사람을 겪은 후에는 비슷한 경우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좀 더 유지할 수 있게 되긴 했다. 내가 겪은 최악의 동반자로부터도 얻은 것이 있긴 있었다.





제 4의 동반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절대적인 자신감이다. 이런 자신감이 있을 때 샷의 실수가 능력에 대한 의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이와 비슷한 말을 해준 동반자가 기억난다. 그는 제 4의 동반자였다. 경기 보조원인 캐디 말이다. 캐디 중에는 꽤 실력이 높은 분들이 적지 않다. 프로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실력이 높은 로우 핸디캡의 캐디도 많다. 간혹 운이 좋으면 그런 캐디를 배정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가 프로 준비를 하는 사람인지 혹은 상당한 고수인지는 그의 조언을 들어보면 쉽게 알아챌 수가 있다. 사실 그들은 대부분 함부로 조언을 하지도 않는다.


내가 겪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보조원의 조언이 바로 조셉 패런트가 위와같이 언급한 내용과 거의 동일했다. 그는 정확하게 이렇게 말했었다. '의심하지 말고 자신감있게 하면 됩니다. 그래야 스윙이 편해져요'. 물론 한참 전에 겪은 경험이다. 10년도 더 넘은 것 같다. 당시에 어떤 이유에서인지 샷이 망가져서 계속 뒷땅을 쳤다. 페어웨이에서 밭을 갈았던 것이다.


연속으로 4번이나 그런 샷을 한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이었는데 당시 내 마음을 읽었는지 '자신감 있게 하면 됩니다....' 라는 단호하지만 부드러운 어조로 한 마디를 전해줬었다. 사실 이런 말은 흔히 캐디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이기도 한데, 그때 내게 더 깊게 와 닿았던 것은 그날 내가 자신감을 상당히 잃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그날 내게 필요한 것, 내가 잃고 있던 것이 바로 자신감이었는데 그걸 캐디가 정확히 알아채고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어쩌면 연이어 퍼덕대면서 페어웨이 잔디를 망치면서 밭을 갈고 있는 내가 답답해서 그냥 한 말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게 그 순간에 필요한 것은 그 어떤 조정이나 교정이 아니라 자신감이었던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기억이 남아 있는 것은 그만큼 그 캐디의 조언이 내 뇌리에 강하게 세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 그는 정말 고마운 제4의 동반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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