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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젠골프' 읽기 (2부:준비) 11/15

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by Eaglecs

10. 핵심은 몸의 긴장을 푸는 것이다 (p94 ~ p97)


"긴장을 풀려고 골프를 치지 말고, 골프를 치기 위해 긴장을 풀어라!"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은 당신 몸에서 어떤 곳이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가를 인식하는 것이다. 몸의 각 부분에 차례로 의식을 집중하면서 긴장의 정도를 느껴 본다. 머리끝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이마, 얼굴, 턱, 목으로 내려온다. 다음에는 어깨, 팔과 손에 의식을 집중한다. 다음에는 상반신을 점검한다. 가슴과 등 위쪽, 명치, 허리, 아랫배, 골반, 심지어 생식기에서도 긴장 여부를 점검한다. 끝으로 양쪽 다리에서 허벅지, 무릎, 종아리, 발, 발가락을 점검한다.(이것이 바디 스캔 훈련법이다).


당신의 몸에서 가장 쉽게, 먼저 긴장되는 곳이 어디인가? 대부분의 사람은 턱, 어깨, 손, 복부에서 가장 큰 긴장감을 느낀다. 샷을 하기 전에 몸의 긴장을 최대한 풀 수 있기를 바란다.





긴장을 풀면 좋다는 것을 누가 모르나?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는 것을 어떻게 풀라는 말이냐는 말이 저절로 나올 것이다. 그러면 왜 긴장이 될까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운동할 때는 정신 보다는 근육의 긴장을 먼저 떠올린다. 잔뜩 힘이 들어간 상태에서는 골프든 탁구든 아니면 테니스든 제대로 스윙이 되기는 어렵다. 긴장된 근육이 자유로운 몸동작을 방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일한 이유로 우리는 긴장된 손으로 망치질을 잘 할 수 없다. 손목에 힘을 풀고 망치 손잡이를 가볍게 잡고 망치 머리로 무게 중심이 쏠리게 한 후에 가볍게 못 머리를 내려쳐야 망치 머리를 통하여 에너지가 전달된다. 스윙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망치질 처럼 타격이 필요한 운동을 할 때는 최소한의 힘이 필요하다. 골프를 예로 들면 결국 골프채를 휘둘러야 공을 앞으로 보낼 수 있다. 채가 스틸이든 그래파이트든 결국 헤드가 쇳덩어리인 골프채를 휘두르려면 꽤 많은 힘이 필요하다. 사실 온 몸에서 에너지가 나와야(힘을 쓸 수 있어야) 골프채를 적절하게 휘두를 수가 있다. 하체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허벅지와 장단지가 버틸 수 있는 근력이 있어야 하고, 몸통 회전을 할때 왼쪽 힙이 뒤로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복근도 있어야 한다. 백 스윙에서 팔을 뒤로 가급적 매끈하게 돌리기 위하여 견고한 흉근과 등근육도 필요하다. 백스윙까지 채를 자연스럽게 이끌고 나가고 결국 백스윙 탑에서 안정적으로 채를 받쳐줄 수 있도록 오른손목의 힘도 견고하게 유지가 되어야 한다.


그 이후 다운 스윙에서도 역시 하체가 무너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확한 타격을 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하체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때 당연히 몸 전체가 흔들리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몸의 각 부분에 있는 근육이 스윙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버텨야 한다.


흐물흐물하고 여리여리한 몸으로는 강력한 스윙에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버텨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코메디언 김국진의 스윙을 보면 꽤 견고하고 강력하다. 한국사람이라면 다 알듯이 그의 외형을 보면 그런 스윙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스윙이 나오는 것은 그의 강인한 잔근육에 있을 것이다. 내가 그의 잔근육을 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한다(그의 아내인 강수지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TV에서 본적있다. 그녀의 말을 믿자). 그리고 무엇보다 '견고한 잔근육'이 없이는 그런 강하고 호쾌하며 동시에 부드러운 샷을 할 수가 없다. 그의 스윙은 근육이 없는 마른 몸매에서 나올 수 없는 파워와 유연성을 너무도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해외 골퍼로는 데이비드 러브 3세와 어니 엘스가 떠오른다. 지금은 시니어 투어에서 활동한다. 특히 러브 3세의 스윙은 정말 힘이 하나도 들어가 보이지가 않는다. 편안한 스윙의 정석이니 한번 찾아 볼 것을 권한다.


데이비스 러브3세.jpeg (출처 : 네이버 이미지. 부드러운 스윙의 전형인 데이비드 러브 3세)





어떻게 긴장을 푸나?


위에 스윙의 과정을 토막내서 표현했는데, 이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이 연결되도록 해서 결국은 클럽헤드에 모아진 에너지를 공을 타격하면서 한 번에 쏟아지도록 하는 것이 스윙인데, 이 과정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견디기 위해서는 몸이 긴장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면 결국 몸에서 긴장을 풀 수 없는 것인가? 아니다. 풀 수 있다. 그러나 몸에서 긴장을 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유연성을 동반한 강한 근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유연한데 근력이 없어도 긴장을 제대로 풀 수 없고, 근력이 많아도 몸이 유연하지 못하고 너무 뻣뻣하기만 하면 역시 긴장을 풀기가 어렵다. 정신적인 긴장에 대해서는 여기서 논하지 않도록 하겠다. 단순히 신체적 긴장에 대하여만 이야기함을 이해 바란다.


흔히 놀음판에서 자본이 많은 사람이 돈을 딴다고 한다. 놀음할 돈이 적으면 제대로 레이스도 하지 못하고 소심하게 게임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결국 멘탈이 드러날 수도 있고 결과적으로 게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심지어 판돈이 적기 때문에 크게 베팅이 이루어지는 판에는 끼지도 못한다. 결국 야금야금 자본이 줄다가 빈털털이가 되고 만다. 근력은 놀음판의 판돈과 같은 기능을 한다. 기초 체력(많은 자본금)이 되기 때문에 느긋하게 게임에 임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긴장이 덜 된다. 감정 노출의 가능성도 적다. 좋은 기회가 오면 배판을 부르면서 레이스도 할 수 있다. 결국 많은 자본금은 승리라는 결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매우 높을 수 밖에 없다.


근육은 제2의 심장이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의학 서적을 보면 전문적인 내용이 많이 나와있을테니 전문적 설명이 필요하면 관련 서적으로 참고하기 바란다. 근육이 제2의 심장이라는 말을 가장 쉽게 이해하려면 피트니스 클럽에서 벤치프레스를 하는 근력이 딸리는 사람의 모습을 상상해 보기 바란다. 낑낑대면서 겨우겨우 50kg짜리 역기를 10번 들어올릴 경우 그 '근력이 딸리는 사람'은 가쁜 숨을 몰아쉴 것이고 상기된 얼굴은 붉게 변해 있을 것이다. 심장이 벌렁벌렁 뛸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동일한 역기를 근력이 괘 훌륭한 사람이 10번을 들어올린다면 과연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쉴까? 아마도 편안한 심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고 얼굴도 평온할 것이다. 당연히 심박은 약간 올라가겠지만 아주 약간 올라가는 것에 불과할 것이다. 그의 근육이 혈액 순환을 도우면서 심장의 역할을 일부 수행했기 때문이다.


결국 과도한 긴장이 문제가 된다는 말이고 그것은 근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골프를 잘 치려면 어느 정도 근력이 뒷 바침이 되야만 한다. 근력이 없이는 골프를 즐길 수가 없다. 채를 들 힘만 있어도 골프를 친다는 것은 그만큼 골프가 흥미있고 재미있다는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과도한 은유일 뿐이다. 최소한의 근력이 아니라 꽤 많은 근력이 필요한 운동이 바로 골프이다. 따라서 골프를 치기 위해서는 일정한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근력은 필수적이다. 그걸 확보했을 때 (근육의)긴장을 풀 가능성은 상당히 올라간다.





'골프를 치기 위해 긴장을 풀어라!'


여기에서 작가가 이야기한 긴장을 풀라는 말은 '힘을 빼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살을 빼라는 말은 일단 살이 꽤 많은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이다. 누가 봐도 살이 쪘으니 빼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이땅의 비만 인구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 말라. 살은 찔 수 있다. 찌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아무튼, 살이 쪄야 뺄 살도 있듯이 힘을 빼려면 뺄 힘이 있어야 한다. 힘이 없는데(근력이 부족한데) 힘을 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바람빠진 호객 풍선처럼 전후좌우로 마구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 공을 정확하고 강하게 컨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심지어 공은 커녕 뒷땅을 강력하게 내려쳐서 몸을 더 상하게 할 가능성까지 증가한다. 공을 잘 치기 위하여 근력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과격한 뒷땅치기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조금이라도 더 흡수하기 위해서도 몸의 근력은 필요하다.



호객 풍선.jpeg (출처 : 네이버 이미지)



다시 말하지만 긴장을 풀기 위해서는 긴장을 버틸 수 있는 근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긴장은 곧 힘이기 때문에 힘을 빼야 하는데 그러려면 뺄 힘이 먼저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 힘은 당신이 충분한 근력을 보유했을 때만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 이야기도 덧붙이고 싶다. 일을 할 때에도 긴장하지 않고 여유롭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인체로 따지면 근육)이 필요하다. 운동을 잘 하기 위하여 기본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근력이 필요하듯이,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능력'이 필요하다. 당신에게 '일 근육'이 필요한데 만약 '일 근육'이 부족하면 그걸 강화할 수 있도록 운동(공부, 연구, 준비, 등)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어떤 일을 해도 좋은 결과를 얻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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