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의 연속...

자존심과 조리인간

by 허은숙

매일 종이신문을 읽는다. 인쇄된 신문을 읽는다는 것은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지만, 맘에 닿는 내용은 밑줄을 치면서 꼭꼭 씹으며 읽을 수 있어 즐긴다. 마음 졸이는 도전의 연속...'조림인간'을 향한 격려. 2026.1.24 토요일 주말섹션 [정덕현의 컬처 톡톡]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 2에서 우승자 최강록의 서사 중 발췌한 내용이다. '조림인간'이라는 칭호를 얻게 된 우승자의 말속에 "나를 위한 요리에서까지 조림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말이 실감이 난다. 그렇다. 무한경쟁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다. 경쟁 속에서 스펙을 쌓기 위해 '척'하는 삶, 스스로를 끝없이 경쟁 속에서 조리며, 마음 졸이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조림인간이 아니었을까.


어제 맘을 조렸다. 모처럼, 이웃동생부부에게 점심식사 초대했다. 싱싱한 생대구를 가지고 대구탕을 끓여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평소 음식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에 졸았다. 사전에 학습(?)을 했건만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집안에 음식냄새가 나지 않게 집 외부 테라스에 재료를 갖추어 시작했다. 예상밖으로 야외용 가스레인지가 말썽을 일으킨 것이다. 재빨리 끓여야 싱싱한 맛이 날 텐데, 찬공기에 있었던 가스가 들쑥날쑥 하여 쉽게 끓여지지 않은 것이다. 아삭해야 하는 콩나물은 파김치가 되고,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갑자기 끓여 넘쳤다. 솜씨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맛있게 잘 먹어 주어 다행 중 다행이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조림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무엇에 졸여지느냐와 어떤 맛을 내는 사람인 가다. 세상에 아무리 졸여대도 자기만의 고유한 향이 있다. 어렵고 고된 삶 속에서도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위대한 도전이자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다. 남의 평가에 졸여지지 않는 것이다. '겉치레'가 아닌 나를 지탱하는 힘이다.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항상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포용하고, 양보하며, 겸손한 삶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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