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행복에 대해
이 글이 정답을 말하고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스스로의 행복을 의심하던 나를 위로해 주기엔 충분한 글이었다. 내가 나의 행복을 의심하는 과정부터 위 글을 읽으며 위안을 받은 순간까지 했던 생각을 간단히 기록했다. 혹여나 자기계발에 관심이 있으면서 스스로의 행복을 의심하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면, 이 게시물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2024.04.29)
나는 요즘 나의 소소한 삶에서 큰 만족과 행복을 느낀다. 그저 맨날 카페에 가서 내 관심 분야의 공부를 하고, 주 3회 땀으로 샤워할 만큼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고, 맨날 글을 쓰며 성장을 위한 깨달음을 얻으려는 태도를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 한가하면서도 바쁜 삶이다. 나는 이런 내 삶이 참 잔잔하면서도 평화로워 만족스럽다.
반복적인 방식으로 삶을 살다 보면 질릴 법도 하지만 나는 정말 한평생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만큼 그 고작 책 읽고 공부하고 글 쓰고 운동하는 삶에서 꾸준한 행복을 느낀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따금씩 모순적인 의심을 품곤 했다.
나는 종종 이런 내 행복이 의심스러웠다. 별것도 아닌 것에 너무 쉽고 만만하게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아닐지, 이런 한량스러운 삶에 안주하고 만족해도 되는 것일지 의심스러울 노릇이었다. 고작 이 정도의 만만한 것에 만족과 행복을 느껴서 자존심이라도 상한 것일까. 남이 보면 참 기만인 생각이다. 큰 것이 아닌 것에서도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삶이 얼마나 축복받은 삶인가.
그러다가 우연히 위의 블로그 글을 읽었다. 글을 읽으면서 고개를 엄청 끄덕였다. 그리고 한동안 깊은 생각에 빠졌다.
누구나 쾌락과 행복을 원하지만 그것이 일시적이기만 한 것을 원하진 않는다. 누구나 오래 지속되고 가능한 영원할 수 있는 쾌락을 찾고 싶어 한다. 사람들이 큰돈을 원하는 게 바로 이것 때문이라 생각한다. 돈으로 쾌락을 얻을 수 있고, 계속 쾌락을 얻으려면 계속 돈을 써야 하니, 오랜 행복을 위해서라면 큰돈이 있어야 할 테니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큰돈을 벌고 평생 행복한 삶을 사는 꿈을 꾼다. 그것이 자신을 평생 만족시켜 줄 것이라 착각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참된 행복을 온전히 느끼면서도 동시에 잠재된 쾌락의 공허함을 느끼며 현재의 행복을 의심하게 됐다.
사진 속 글을 보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사람은 어차피 원하는 걸 가져도 또 그 이상을 원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진정으로 영원한 행복을 얻으려면 큰 행복보다도 작더라도 꾸준한 행복이 충족되는 게 더 좋다.
내가 100억을 벌어보진 못했지만 정말 100억을 한 번에 벌고 쾌락의 기준이 미친 듯이 높아져서 더 이상 쾌락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끔찍이 불행한 상태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누구나 100억같이 큰돈을 욕망하지만 정말 그것을 얻게 된다면, 그때는 오히려 지금의 내가 누리고 있는 참된 쾌락을 원하고 있을 것 같다.
실제로 내가 현재 누리고 있는 경제적인 쾌락 중에서도 지금이야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만 몇 년 전의 나였다면 크게 쾌락을 느낄 법한 정도의 쾌락이 존재한다. 미래라고 다를까. 물질적인 쾌락은 영속될 수 없다.
정신적 활동에는 1억만큼의 쾌락, 100억만큼의 쾌락 같은 게 없다. 스포츠에도 1억만큼의 쾌락, 100억만큼의 쾌락 같은 게 없다. 내면의 성장도 마찬가지다. 이것들은 영속할 수 있는 것이며 쾌락의 정도가 들쑥날쑥하지도 않다. 매번 조금씩 성장할 수 있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
나는 내 삶에서 느낄 수 있었던 행복을 두고 이걸 행복이라 느껴도 되는 걸까 의심을 했지만, 진짜 쾌락이란 이런 것이다. '평생을 이렇게 살고 싶다'고 느껴지는 바로 그것이 맞다. 이게 행복이 아니라면 어떤 더 큰 대단한 무언가를 경험해야만 한단 말인가. 대단한 경험에서 대단한 행복을 느낀다고 한들 그것이 우리를 영원한 행복으로 인도해 줄 수는 없다. 만족스러운 쾌락의 기준만 높일 뿐이다.
20년이나 뒤에야 자연스레 깨닫게 되는 걸 미리 깨달은 기분이다. 나는 대단한 성공과 대단한 행복을 기대했지만, 정작 그 대단한 성공과 대단한 행복을 이미 누리고 있는 사람이 원하는 행복을 오히려 현재의 내가 느끼고 있다. 영속할 수 있는 쾌락. 우리는 그것을 좇아야 한다.
당신에게 지속적인 성장과 쾌락을 주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이 옳은 쾌락이라 신뢰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