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힘듦은 말로 표현되지 않아서

by 상아

최근에 미술심리치료 수업을 들어봤다. 다양한 감정들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는 표현 3가지를 선택해 써보라는 것이었는데 나는 그중에 감사하다, 불안하다, 고단하다는 단어를 골랐다.

고단하다.

최근의 나의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일이 많다. 일이 너무 많다. 그 일이란 것은 단지 물리적인 일이 아니라 정신적인 일이 포함된다.

마음은 쉽게 소란해지고 불안해진다. 불안함을 잘 사용하면 일을 하게 되는 원동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불안을 일의 원동력으로 바꾸지 못할까 봐 또 불안해진다.


누구에게 털어놓아야 이 불안함이나 힘듦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오늘 같은 경우는 아무리 어떤 단어들을 내뱉어봐도 공허하기만 해서 노트북 앞에 앉게 된다.

말로 표현되지 않는 걸 자꾸만 표현하고 싶어서 글을 쓰고 싶은가 보다. 그런데 내가 쓰는 글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고 보잘것없고 비교의 대상으로만 남게 된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자신의 일상을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나는 자꾸만 속이 울렁거리고 마음이 조여 오는 불안함이 시작되어 괴롭다. 웃는 얼굴로, 투정 부리는 말투로 "나 요즘 진짜 일 많아. 힘들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것보다 더욱 깊은 고단함을 머금고 있다.


누구도 나를 이해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외로움도 사무쳐온다. 사실이 아닐지도 모르는데.

어떤 글을 쓰고 싶어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검열하고 검열한다. 비교한다. 이 정도의 글을 써도 되는 걸까. 이 정도의 우울은 괜찮은 걸까. 이 정도의 생각은 해도 되나.

더욱더 깊게 나를 이해하고 알고 믿고 확신하고 싶다. 어떻게 다들 그렇게 확신하고 글을 쓰고 이야기를 만들고 그걸 내어놓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