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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아노쌤 May 08. 2024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쇼펜하우어 열풍 같아 구입한 책이다. 작년에 구입해서 휘리릭 훑어보듯 하곤 책꽂이에서 잠을 자고 있다. 제목이 그러네 딱 그렇구나. 공감이 가기도 했고 쇼펜하우어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학교 때 배운 내용은 다 잊은 지 오래고 기억도 나질 않는다. 



온전하고 자유로운 삶을 위한 쇼펜하우어의 독한 가르침

“인간의 불행 중 상당수는 혼자 있을 수 없어서 생기는 일이다”


쇼펜하우어는 니체의 철학, 헤세와 카프카의 문학,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19세기 서양 철학계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인생은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태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태어났다면 최대한 빨리 죽는 것이 차선이다.”라고 말해 흔히 염세주의자로 알려졌지만, 그 어떤 철학자, 작가보다 치열하게 살았다.  헤겔과 같은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수강생 5명 내외, 헤겔은 인싸 강사로 강의실이 미어터지는 ... 빨리 죽는 걸 말하지만 말과 달리 그는 살기 위해 아니 치열한 삶을 살다 갔다.


인생은 고통이며, 고통은 집착에서 비롯되고, 따라서 집착을 버림으로써 우리는 고통의 소멸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에 대한 비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철학은 행복해지고 싶어서 결국 불행해져 버린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말이죠. 비판적으로 질문을 해볼까요? 이거 삐딱하게 보면 노예론 아닌가요? 고통을 즐겨라.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어쩔 수 없는 피하지 못할 인생, 고통의 악순환에서 삶을 스스로 위로하는 방법을 만들어야 하는. 그러나 그는 절망에서 시작된 그이 철학은 궁극의 희망을 보여주려 한다.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 순수한 의지 말이다.


어찌 됐건 쇼펜하우어는 평생토록 1만 페이지가 넘는 일기를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썼다. 그거면 됐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 난 엉뚱한 여기서 필을 꼽는다. 나도 사는 날까지 매일 글을 쓰고 싶다는 가능하다면 매일 쇼펜하우어처럼. 




1) 원문장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이 세상에서 나만 외롭고, 나만 힘들고, 나만 피곤하고, 나만 희생당한다는 망령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우울의 망령에 완전히 정복당하고 나면 사람의 영혼엔 오직 분노만이 남게 된다. 외로워서 화가 나고, 피곤해서 화가 나고, 남들이 행복해서 화가 나고, 마침내 화만 나는 내가 싫어서 미칠 듯이 화가 난다. 그래서 그의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힐 수만 있다면 이 세계 전부를 희생시켜도 값싸다는 논리에 봉착한다.



2) 나의 문장


부비동염, 중이염. 목따끔 쓰리 증상은 나만 공격하는 감기몸살이다. 나만. 누구도 대신 아파주지도 않고 아플 수도 없다. 딸을 시집보낸 뽀식이 아저씨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딸의 사랑을 막을 수 없다. 아픔도 그렇다. 감기도. 오로시 혼자 감당해야 할 것들은 그만큼의 가치를 숨겨두고 있다. 


감기쯤에 엄살 부리는 건 디지털 세상 덕분이다. 콧구멍 사진 두 장. 귓구멍 사진 두 장. 목안 사진. 찰칵하는 동시에 화면에  사진이 현상된다. 내 몸속을 내 눈으로 1초도 확인된다. 아프구나. 의사가 아니라도 노랗게 곪은 염증과 콧물 핏줄.. 눈으로 봐도 딱! 환자다. 분노할 필요가 없다. 감기에 정복당하고 화낼 필요가 없다. 


언제부턴가 왜? 나는 아프면 안 되는가? 슬프면 안 되는가? 우울하면 안 되는가? 돈이 없으면 안 되는가? 친구가 없으면 안 되는가? 모두 다 내가 다 가져야 한다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 왜? 나의 인생을 힘들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 잘 문이 꼬리를 물때쯤... 약발이 온~ 몸을 휘감는다. 수면제 성분 때문에 졸릴 거라더니... 약발에 의지하며 생각을 접는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 시 바.. 니... 까~ 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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