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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아 5시간전

제10화. 미소반의 반짝이는
      발표회 2.

<첫출발은 쉽고 재미있게>

  4월 첫 달은 우리 반 학생들이 하기 쉽고 좋아하는 것 위주로 하였습니다. 인터넷을 함께 검색하며 나무공예 특히,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나오는 오르골을 이용한 여러 가지 작품들을 선택하였습니다. 순간접착제를 군데군데 사용하였으며 처음에는 도면을 보고 잘 이해를 못 하였고 성질 급한 명희는 빨리 진도를 나가는 바람에 실수도 많았지만 다른 학생들은 두 시간마다 가능한 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배찌와 시계탑', '오르골 스위스 농가'작품은 학생들이 태엽을 감고 또 듣고, 감고 또 듣고 무척 좋아하였습니다. 

  지수는 끝마무리를 깔끔하게 하였으며, 순희는 글씨를 몰라도 눈으로 다른 학생이 한 것을 눈 여겨보고 모방을 잘했는데, 오히려 글씨를 아는 선미는 보기보다 섬세하게 오리기, 붙이기 등에 무척 서툴렀습니다.      

수애는 꼼꼼하게 잘하고 미적 감각도 있어 '광안대교' 다리에 색칠도 섬세하게 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자기가 만든 작품을 자랑도 할 겸 모두 집에 가지고 가기를 원해서 손에 들려 보냈습니다.           

  5월은 여학생들이라 리본 공예를 하기로 절정 하였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너무나 예쁜 것들이 많이 있었는데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가능한 저렴하고 간단한 것으로 같은 종류를 사고 몇 가지 고급스러운 것은 하나씩 샀습니다. 첫 번째 작품으로 '하늘색 체크 주름 꽃 빼빼로 핀'을 만들었습니다. 원단 리본을 일일이 같은 크기로 가위를 사용해서 자르고 실, 바늘을 사용하여 같은 간격의 주름을 만들고 꽃도 붙이고 글루건으로 헤어핀 본체에 섬세하게 붙여야 작품이 하나 완성됩니다. 

  똑같은 하늘색 핀을 머리에 꽂고 급식실에 가니 모두 웃음으로 반겨주었고 헤어밴드도 어느 날은 똑같은 것을 하고, 학생마다 개성이 달라 그중에 선미는 만들어서 담임 선생님께 갖다 드리고 명희는 머리카락 길이는 짧은 데 핀을 두 개씩 꽂고 다니고 순희는 모두 일찌감치 챙겨서 집에 가지고 갑니다.      

  6월에는 도자기 공예와 천연화장품 만들기를 하였습니다. 도자기 공예는 직접 그림을 그리는 핸드 페인팅과, 디자인 한 모양을 그대로 복사하여 스펀지로 다양하게 색깔을 넣어서 채색을 하는 두 가지 종류를 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자기가 원하는 모양의 다자인 본을 골라서 색칠도 자기 마음대로 하였습니다. 동물 모양을 선택한 친구도 있고 꽃이나 별 모양을 테두리만 깔끔하게 넣은 친구도 있었습니다. 색칠할 때 물의 농도를 잘 조절하여야 하는데 너무 탁하게 해서, 나중에 나온 결과는 너무 진하게 되어 처음 색깔과 의도한 바가 다르게 나온 것도 있고, 묽게 하여 오히려 은은하게 파스텔 톤으로 예쁘게 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컵 모양도 머그컵과 사각 접시, 타원 접시 등을 원하는 대로 선택했고 다 만든 것은 J시의 공방에 부탁하니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잘 안 깨어지도록 구워서 배달해 주었습니다.      

  천연 화장품은 재료를 오래 보관할 수 없어서 수업 시간에 쓸 양만 사서 가장 간단한 화장품을 만들었습니다. 입술 보호제 립밤을 만들고, 샤워 후 사용하는 아토피 보호제 바디 로션을 만들었습니다. 저울을 사용하여 정량을 계량해서 넣고, 가스레인지 불에 유화제를 조심해서 녹이고 천연향을 섞으니 제법 그럴듯한 바디 로션이 되었습니다. 입술 보호제는 수량이 많이 나와서 친구나 통합반 선생님들에게 선물하였습니다.      

  7월에는 학생들의 학습과 가장 관련이 많은 아트북 만들기를 하였습니다. ‘12 띠 청룡 열차’를 만들며 한문 시간 12 간지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를 배울 때 다시 익힐 수 있고 '공룡의 세계'를 통하여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 초식 공룡 스테고사우루스, 엄청나게 큰 일명 무거운 도마뱀 바로사우루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태양계의 친구들'을 만들며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 명을 외우고 '나라를 대표하는 국기'를 만들며 각 나라의 국기와 수도, 대표적인 특징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 전통 의상 뽐내기'를 통하여 각 나라의 민속 전통 의상과 아름다운 모양을 만들며 감상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동화책 '늑대와 아기돼지 삼 형제', 애벌레야. 무엇을 먹었니?' 지구의 구조와 지구의 역사에 관한 과학 자료 아트 북 '지구야 놀자' 생활 속의 자료 ' 궁금한 가방 속, ' '삼각주머니 북'등을 만들었습니다.      

  가끔은 인기가요나 뮤직뱅크에 나오는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만들거나, 학생들이 좋아하는 최신 인기 음악을 컴퓨터로 들으면서 만들기 하는 시간은 갈수록 즐거웠습니다. 물론 완벽하게 깔끔하게 마무리가 못된 부분은 제가 다시 손 봐준 부분도 있었지만 아트북은 뒷면에 항상 본인이 만든 날짜와 이름을 적게 되어 있어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한 학기를 마칠 때쯤, 7교시에 하는 방과 후 시간에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그동안 생활면에서 제일 힘든 점은 순희가 머리를 잘 감지 않아서 매일 감기는 일이었습니다. 같은 반 여학생들이 더럽다고 하여 체육관 샤워실에서 씻기다가. 그곳이 아무래도 불편하여 숙직실에 보일러 스위치를 올리고 물을 데워 우리 반 싱크대에서 머리를 감겼습니다. 또한 순희에게 생리가 처음 나온 날, 하루 종일 순희에게 신경 쓰고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챙겼습니다. 그런데 그날 공교롭게 지수도 생리가 나왔고 한마디 말도 안 해서 몰랐는데, 그 반 학생들이 오후에 나에게 와서 바지에 묻었다며 얘기해 줄 때는 정말로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말 좀 해라.”라고 지수를 다그쳤던 기억이 납니다.     



<조금 더 가속도를 붙여서>

  여름 방학을 마치고 학생들과 의논하여 9월에는 한지 공예를 하였습니다. 풀을 사용하다가 모자라서 나중에 밀가루 풀을 만들어서 사용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소품부터 시작하였는데 머그잔 반침, 손잡이 거울, 버들 액자. 꽃부채 등을 만들고 나서 편지꽂이, 덮개 자석필통, 육각 보석함, 삼 칸 꽂이함, 삼단 서랍장 등을 만들었습니다. 한지에 문양이 다 만들어져 있어서 정확히 디자인을 보고 문양을 순서대로 깔끔하게 붙이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풀칠을 섬세하게 골고루 잘해야 모양이 예쁘게 붙여지고, 옮길 때 정교한 것이 젖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만 했습니다. 하나씩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내가 만들었다."라는 자부심이 학생들에게 심어지는 것이 참 기뻤습니다.     그런데 1학기가 마칠 무렵 중간 발령이나 체육 선생님이 교감선생님으로 승진되어 가셨고 기간제 선생님 몇 분 이동되어. 예정에 없던 작품전시회를 10월 말에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동안 만든 도자기 컵 종류나 헤어핀 등 작품을 학생들에게 줘버려서 교실에 보관된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자기 작품에 대한 애착이 많은 학생들이라 훼손되지 않고 그대로 집에 지니고 있는지 걱정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만드는 것은 교실에 일단 보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0월에는 종이 공예를 하였습니다. 똑같은 '한국 민속의상 만들기' 시리즈를 몇 개 사서 만들었습니다. '궁중의상 만들기'는 인형 얼굴을 만들고 당의와 저고리를 만들어 입체 인형을 후궁이나 장군 모양으로 종류별로 만들었습니다. 민속 의상은 섬세하게 잘라서 뒤집으면 얼굴이 나오고, 상의와 하의를 자르고 접고 뒤집으면 일정한 모양이 나오는 똑같은 패턴의 종이접기를 익힐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잘못 잘라서 인형의 목이 안 나왔는데 몇 번 만들수록 덜 실수하게 되었습니다. 종류는 '임금의 융복, ' '기녀의 외출복.' '춘앵 전무복, ' '수문장복, ' '화살과 융복'등 12가지 종류를 만들었습니다.  만든 것을 스케치북에 제목을 붙이고 똑같은 종이 인형을 몇 사람씩 붙여 나가니 그럴듯하게 보였습니다.     


<미소반도 작품 발표회에 참가해요!>

  작품 발표회를 학교 체육관에서 한다며 학생부에서 기획하여 팸플릿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총괄           

담당 선생님은 동아리나 과목별로 수업 시간에 한 자료가 있으면 작품을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행사는 축제처럼 그날 알뜰 바자회도 하고 음식도 팔고 오전에는 미니 체육대회도 하고 기관장, 학부모에게 초대장도 보내고 테이프 커팅도 하고 거창하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반에는 묻지도 않아서 담당 선생님께 가서 "미소반도 작품 제출합니다. 잘 전시할 테니 좋은 자리 하나 마련해 주세요."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체육관 입구 정면에 제일 잘 보이는 곳에 큰 책상 한 개를 배당해 주시며 전시하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만든 것을 정리해 보니 꽤 많았습니다. 대부분 학생들에게 집에 있는 작품을 가지고 오라니 헤어핀을 제외하고서 비교적 다 가져왔는데, 순희는 전시회 마치고 돌려준다는데도 끝까지 잊어버렸다며 도자기 컵이나 아트 북등 한 작품도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다. 

  발표회 날 우리 반 학부모님들도 오셔서 물론 축하해 주셨고 통합반 학부모님.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도움반에서 이런 것도 만들어요?”,

 “이렇게 많이 언제 만들었어요?” 

하면서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다른 과목 팻말과 함께 우리 반 팻말도 세워져 있는 것이 가슴 뿌듯했습니다. 모두들 우리 반 작품 앞에서 한 명씩 독사진도 찍고 “졸업식 때 나누어 줄 앨범에 넣을 것이니까 예쁘게 웃으며 찍자.”라고 하였습니다.     

  학교의 다른 행사와 함께 발표회를 성황리에 마치고 11월에는 천연 염색을 하였습니다. 천연 염색 연구소에 문의하여 재료를 구입하고 제일 간단한 소품 스카프를 만들었습니다. 홍화와 철장액을 섞어서 백 단에 겨자색으로 염색했는데, 처음에는 노란색이었는데 중간에 식초를 넣으니 색깔이 더 부드럽게 은은한 겨자색으로 멋있게 나왔습니다. 가스레인지 위 큰 냄비에 물을 끓이고 천을 넣고, 나중에 염색한 것을 세탁하고 스팀다리미로 다려야만 끝나는 과정이 번거로웠지만 한 번은 해볼 만한 것이었습니다. 모두 목에 겨자색 스카프를 두르고 V사인을 보내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 달 수업으로는 시간이 남아서 나머지 시간은 비즈 공예를 하였습니다. 가장 간단한 열쇠고리부터 시작하여 핸드폰 고리, 목걸이 펜던트, 팔찌 등을 만들었습니다.      

  12월에는 교실에 있는 과학 입체 퍼즐 만들기 도구인 '모닝스타'를 이용하여 기하학 소품 만들기를 하였습니다. 도형 설명서를 보면서 같은 모형의 부품을 찾아내서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끼워 맞추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제일 쉬운 평면 삼각형, 사각형부터 시작하여 입체 모형인 반구, 사각 테이블, 원탁 테이블, 육각 테이블, 별 만들기. 장구 만들기 등을 하였습니다. 

  처음 학기 초에는 모든 활동이 서툴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수업시간마다 

“선생님! 오늘은 무엇을 만들어요?” 

하며 학생들이 기대하였으며. 최신 유행하는 K-pop 음악을 들으며 만들기를 하는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일 년 동안 만들기를 하며 접고, 자르고, 붙이고, 꾸미고, 인내하며 기다린 시간이 멋진 나만의 작품 결과로 다시 태어났을 때 모두들 기뻐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니, 일 년의 방과 후 학습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창의적 활동으로 인해 학생들의 자기 표현력과 자신감이 신장되었고, 다양한 수공예 활동을 통한 기본적인 작업 능력의 습득으로 기초 작업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새롭고 더 많은 종류의 방과 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학생들과 의논하고 지혜를 모아서 재미있는 수업을 해야겠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제가 근무하는 반의 이름은 어디를 가나 미소반이고 급훈은 언제나 똑같습니다. 

‘감사하며, 배우며, 나누자’입니다.           

  비록 지금은 내가 장애를 지녔지만 부모님이 안 계시면 어떻게 태어나고 자랐을까? 내가 태어난 일부터 감사해야 하며 어떤 일이나 어떤 순간에도 감사해야 합니다.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너무 즐거운 일이고 이제는 평생교육 시대이고 특히 우리 반 학생들은 일평생 배우고 익혀야 사회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내가 불편한 점이 있지만 시간적으로 물질적으로 육체적으로 조금이라도 이웃에 봉사하면 행복해지기 때문에 나누자입니다. 

  제 삶의 목적도 그렇지만 우리 반 학생들에 대한 저의 교육 목표도 Happiness 행복입니다. 학교에 오면 방실방실 웃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랫동안 만나 온 동료 선생님들이 가끔 묻습니다. 

"전보다 얼굴이 밝아 보이고 행복해 보여요.", 

“영어나 수학은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배우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아직은 나를 많이 필요로 하고 가끔씩 우리 반 아이들이 많이 웃기니까 그런가 봐요.”

라고 저는 대답합니다.       

    

  특별한 교육적 요구가 필요해서 특수교육을 받는 아이들과 그들을 뒷바라지하는 학부모님들, 특수교육을 하는 날까지 늘 처음처럼 감사하며, 배우며, 나누며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삶을 꾸려가고 싶습니다.     


                                                   <2012년 전국특수교사 교육실천수기 입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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