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내가 다정 덩어리 아들 둘을 낳은 비결
내 남편은 다정한 경상도 사람이다.
둘만 있을 땐 간지러운 말도 잘하고, 예쁘다 잘한다 칭찬도 잘한다.
내 변화에 세심하게 반응하고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
그걸 당연히 여겨왔다. 연애부터 지금까지 18년을 함께했으니.
교회에서 하는 부부학교에서 [배우자는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라는 질문에 내 머릿속에는 [대견하게, 측은하게, 귀엽게ㅋㅋ] 등등의 대답이 떠올라 그중에 뭐가 가장 무난할까를 골랐다.
그러다 다른 분들의 대답을 듣고는 조금 놀랐고, 우리 사이가 좋은 편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살 겨울. 교회에서 만난 군인오빠.
수족냉증 증상이 극한에 다 달았던 그때, 몸만큼 마음도 날이 서있던 나의 계절을 바꾼 따뜻한 사람.
뒤늦은 사춘기 중이었던 내게 그가 뜨거운 사람이었다면 도망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3년을 바짝 붙어서 (학교, 교회 CC로 일주일 내내 얼굴 봄 ㅋㅋㅋ 심지어 기숙사..) 생활하다 국시 D-15일에 홀연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꾹꾹 눌러쓰고 봉투 터지도록 넣은 편지, 진공 해서 보내도 도착해선 쉬어버렸던 반찬을 보내고 싸우고 화나서 국제전화도 안 받아버리면 메일 말고는 연락할 길이 없는 답답한 반 아날로그식 연애를 이어갔다.
내 생일이면 미역국, 하트 달걀말이, 흰밥을 곱게 차려 사진 찍어 보내고 생활비가 부족해 밥값을 아껴가며 살면서도 방학땐 내 선물, 우리 가족 선물까지 가득 들고 오면서도 이제껏 으쓱한 적 한 번 없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한결같이 옆을 지켜줬다.
농담처럼 20kg 가까이 찐 나를 보며 20살의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질리지 않게 매일매일 새 여자라고 해주는 사람 덕분에 나이 들고 살이 쪄도 자존감은 그때의 나보다 더 높다.
첫 생리가 터진 후부터 엄마가 쌓아주신 배우자기도의 중요성을 내가 살면서 느낀다.
그래서 오늘도 나의 기도제목에는 이 제목이 항상 들어간다.
우리 아이들에게 만남의 축복을 허락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