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합니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24학번 새내기 대학생입니다.
외고에서 내신 성적을 시원하게 말아먹고 재수를 거쳐 정시로 입학한 대학생입니다.
외고 입학 당시에는 서울대만 대학인 줄 알았던 대학생입니다.
서울로 전학한 지 한 달 만에 엄마가 암 3기 진단을 받았던 대학생입니다.
중학교 3학년 때 마지막 기말고사를 코앞에 두고 서울에 있는 외고 입학을 위해 서울로 전학했던 대학생입니다.
졸업한 초등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자유학년제인 중학교 1학년 때 B, C가 흉물스럽게 섞인 수행평가 결과들을 보며 실망했던 대학생입니다.
경기 북부 한 도시의 24평이 제일 넓은 평수였던 주공아파트를 끼고 있는 작은 초등학교를 졸업했던 대학생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경기 북부의 한 도시로 전학했던 대학생입니다.
입학생 모두가 얼마나 소중한지 한명 한명 입학기념사진을 찍어 주는 강원도의 작은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대학생입니다.
강원도에서 태어난 대학생입니다.
어쨌든 연세대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처음부터 의도했던 곳은 아니지만 도착하고 보니 참 좋은 곳입니다. 그리고 예상했던 것과 다른 점, 놀라운 점도 참 많습니다. MZ 세대를 라떼를 마시며 바라봐서일까요? 엄마 세대가 대학을 다녔던 삼십 년 전과 비교하면 감탄할 만큼 합리적인 면과 의아할 만큼 달라진 면이 비슷한 양으로 공존합니다.
이 신입생과 친구들이 딱히 특별할 리는 없습니다. 또 연세대학교가 고려대학교나 그 밖의 다른 대학과 많이 다를 것 같지도 않습니다. MZ 세대의 대학 생활이 궁금한 분들께 연밍아웃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