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땅의 고백
잠들지 않는 땅의 고백, 미소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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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우리의 의식 깊은 곳에서 멀리 떨어진 땅속에서는 작은 움직임들이 감지되었습니다.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8km 지역(규모 1.4), 경북 포항시 남구 남동남쪽 해역(규모 1.5), 그리고 강원 삼척시 남남서쪽 30km 지역
(규모 1.2). 모두 미소지진이라 불리는 미세한 떨림이었습니다.
미소지진은 대개 규모 2.0 미만의 작은 지진을 일컫습니다. 사진에서처럼 최대진도 I 또는 II는 대부분 사람이 느낄 수 없으며, 오직 정밀한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땅의 조용한 속삭임입니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한반도는 이처럼 매일 4~5회 이상의 약한 미소지진이 발생하며,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작은 숨결 뒤에는 때때로 거대한 기억이 숨겨져 있습니다.
경주와 포항: 2016년 경주 지진 (규모 5.8)과 2017년 포항 지진 (규모 5.4)은 한반도에 큰 충격과 상처를 남겼습니다.
특히 경주와 포항 일대는 양산단층대와 울산단층대가 지나가는 곳으로, 이 작은 미소지진들은 땅속 깊은 곳에서 여전히 응력이 해소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미세한 후유증일 수도 있습니다.
땅은 결코 지난 고통을 쉽게 잊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삼척: 동해안의 고요함을 자랑하는 삼척 인근 해역 역시 크고 작은 지진이 꾸준히 보고되는 지역입니다.
동해안은 과거 울진 앞바다 규모 4.8 지진(1996년) 등 지진이 빈번했던 곳으로, 땅의 쉼 없는 에너지가 바다 아래에서 교차하는 지점임을 알려줍니다.
우리의 일상이 멈추지 않는 것처럼, 땅 역시 잠들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땅의 작은 떨림에 귀 기울이는 것은, 낯선 재앙을 경계하는 것을 넘어, 우리를 품어주는 이 대지의 살아있는 안부를 확인하는 일일 것입니다.
오늘의 미소지진이 알려준 것처럼, 작지만 중요한 모든 움직임 속에서 평온하고 안전한 하루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