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지던 그날의 봄

To: 서원(작가님)

by 별을 헤는 블루닷
To: 서원(작가님)

[감상문]"꽃잎 지던 그날의 봄"
이미지출처 브런치 서원(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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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작가님의 《꽃잎 지던 그날의 봄》 은 상실이라는 차가운 계절을 지나, 기억이라는 따뜻한 숨결로 부모님을 다시 꽃 피워내는 간절한 사랑의 기록입니다. 열 편의 산문시를 가슴으로 읽으며, 그 속에 담긴 그리움의 궤적을 따라 감상문을 적어보았습니다.
2025년 12월,김지영(올림)

꽃잎 지던 그날의 봄(감상문)


'지지 않는 꽃으로 남은 당신,

그 찬란한 슬픔의 봄'

​봄은 잔인하리만큼 아름답고, 동시에 허망하게 짧습니다.

서원 작가님의 글 속에서 봄은 단순히 반복되는 계절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버지가 남기고 간 마지막 온기’ 이자, ‘어머니의 손끝에서 물들던 봉숭아 꽃물’ 같은 유년의 전부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부모라는 거대한 나무 아래서 세상의 풍파를 모른 채 꽃잎처럼 보호받으며 자라납니다.


하지만 그 나무가 쓰러지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가 보았던 하늘이 사실은 그들의 등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작가님은 자전거 앞자리에 앉아 세상을 가장 먼저 마주하던 어린 시절을 회상합니다.

뒤에서 들려오는 아버지의 거친 숨소리와 힘찬 페달질. 그때 우리는 알지 못했습니다.


내가 보는 풍경이 평화로웠던 이유는, 등 뒤의 누군가가 브레이크를 잡고 속도를 조절하며 나의 세상을 대신 조율해주고 있었기 때문임을요.


작가님은 고백합니다.

“삶이란 어쩌면 그 앞자리에 앉았던 기억을 한평생 되짚어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고, 이 문장은 부모를 잃은 모든 자식의 심장을 관통합니다.

우리가 어른이 되어 홀로 서 있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그 ‘앞자리’의 기억으로 생의 허기를 채우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살아생전 다 전하지 못한 말들은 마음속에서 시들지 못한 채 무거운 향기를 내뿜습니다. “감사했어요”, “미안했어요”, “사랑해요”. 이 흔한 말들이 왜 입술 끝에서만 맴돌다 끝내 피어나지 못했을까요? 작가님은 그 아쉬움을,

‘피지 못한 꽃송이’에 비유합니다.

꽃은 져야만 열매를 맺고 다음을 기약하지만, 전하지 못한 진심은 가슴 한복판에 무덤을 만듭니다.


하지만 작가님은 이 슬픔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비록 말로 전해지지는 않았을지라도, 서로를 닮아가는 표정과 말투, 어느덧 거울 속 내 얼굴에서 발견되는 부모님의 주름을 통해 그 사랑이 여전히 내 안에서 ‘살아있는 사람’으로 숨 쉬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가장 깊은 울림을 주는 대목은 상실 이후의 삶을 다룬 부분입니다.

꽃잎이 지고 난 자리에 초록이 무성해진 듯, 작가님은 이제 당신의 계절이 끝난 곳에서 자신의 시간을 걷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봄은 꽃이 지며 같이 스러지는 게 아니라, 그 꽃을 피운 계절이었으니까요.”

​이 철학적인 통찰은 죽음을 소멸이 아닌 ‘이식(移植)’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부모님은 떠난 것이 아니라, 자식이라는 비옥한 토양에 당신들의 봄을 옮겨 심은 것입니다.

때로는 바람에 흔들리고 나무처럼 버티며 살아가는 작가님의 일상은, 그 자체로 부모님이 남긴 가장 아름다운 꽃의 재현입니다.

​서원 작가님의 열 편의 시는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가슴속에는 어떤 봄이 머물러 있느냐고. 누군가를 떠나보낸 뒤 잠 못 이루던 밤들, 그리고 어느 오후 햇살 속에서 문득 느껴지는 그리운 이의 체온. 이 글은 그 아픈 기억들을 억지로 지우라 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 슬픔이 깊어질수록 사랑 또한 깊어지는 것이라며 우리를 다독입니다.

​이제 작가님은 아이의 숨소리를 들으며 다시 ‘두근두근’ 사랑을 엮어갑니다. 부모에게 받은 그 내리사랑이 다시 다음 세대로 흐르는 것, 그것이 바로 지지 않는 영원한 봄의 신비일 것입니다.

​꽃잎은 졌지만 향기는 남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각자의 가슴속에 품은 ‘못다 핀 꽃들’을 조용히 꺼내어 어루만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걷고 있는 그 길 위에, 여전히 그분들의 따스한 마중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 감상문이 작가님의 따뜻한 글에 담긴 진심을 온전히 담아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