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1%의 대기, 99%의 불가능을 뚫고 날아오른 '인간의 의지'
화성에 홀로 남겨진 1.8kg의 로봇이
내게 건넨 위로
[제8화] 1%의 대기, 99%의 불가능을 뚫고 날아오른 '인간의 의지'
비행은 중력을 거스르는 기술이 아니라, 고독을 견디며 지평선을 확장하는 용기다.
지구에서 7개월을 날아와 닿은 낯선 붉은 대지. 그곳에는 바람조차 숨죽인 적막만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탐사선 ‘퍼서비어런스’의 품속에서 숨죽이고 있던 작은 생명체, 아니 인류의 가장 정교한 의지였던
인제뉴어티(Ingenuity)가 마침내 그
가느다란 네 발을 화성의 흙 위에 내디뎠을 때,
우리는 그것을 ‘착륙’이라 쓰고 ‘희망의 시작’이라 읽었습니다.
화성의 대기는 지구의 1%에 불과합니다.
숨을 쉴 수도, 제대로 된 바람을 느낄 수도 없는 희박한 공간. 그곳에서 날아오른다는 것은 마치
텅 빈 진공 속에서 수영을 하려는 것과 같은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제뉴어티는 초당 2,400번이라는
처절한 속도로 회전하는 탄소 섬유 날개를 휘저었습니다. 이 가느다란 소음은 화성의
정적을 깨뜨리는 인류의 첫 문장이었습니다.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지구와의 신호 전달조차 수십 분이 걸리는 그 지독한 고독
속에서 작은 헬리콥터는 홀로 판단하고, 홀로 균형을 잡으며, 홀로 비상했습니다.
여섯 번째 비행, 인제뉴어티는 지상 10m
높이에서 '세이타(Seitah)' 지질 단위를 내려다보았습니다. 거친 모래 언덕과 날카로운 바위들이 수천 년간 간직해 온 화성의 민낯이 그 작은 렌즈에 담겼습니다.
우리네 삶도 이와 닮아 있지 않을까요?
때로는 땅 위에서의 걸음이 너무도 무겁고 고통스러워 멈춰 서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를 억누르는 중력을 이겨내고 한 뼘만
더 높이 올라섰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됩니다. 내가 헤매던 이 길이 사실은 거대한
우주의 장엄한 풍경 중 일부였다는 것을요.
고독은 나를 가두는 벽이 아니라, 세상을 더
넓게 보기 위해 감내해야 할 고결한 비행의
대가인 셈입니다.
퍼서비어런스 로버가 찍은 셀카 속에서, 저 멀리 작게 보이는 인제뉴어티의 모습은 마치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홀로 선 여행자 같습니다.
하지만 그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기록하고 응원했습니다. 억만 킬로미터 떨어진 지구의 사람들은 그 작은 점 하나가 움직일 때마다 환호하고 눈물지었습니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이 인생의 척박한 화성 한복판에서 홀로 날개를 돌리고 있을 때, 당신의 비상을 숨죽여 지켜보고 기록하는 수많은 '퍼서비어런스(인내)'가 곁에 있음을 잊지 마세요.
NASA의 퍼서비어런스 화성 탐사선이 2021년 4월 6일, 화성 탐사 임무 46번째 날(솔)에 촬영된 이 사진에서 약 3.9미터(13피트) 떨어진 곳에 있는 인제뉴이티 헬리콥터와 함께 셀카를 찍었습니다. 이 사진은 탐사선의 긴 로봇 팔 끝에 위치한 SHERLOC(Scanning Habitable Environments with Raman and Luminescence for Organics and Chemicals) 장비의 WATSON(Wide Angle Topographic Sensor for Operations and eNgineering) 카메라로 촬영되었습니다.
1.8kg의 작은 기계가 화성 하늘에 새긴 궤적은, 우리 역시 어떤 희박한 절망 속에서도 반드시 다시 떠오를 수 있다는 가장 다정한 증명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늘이 조금 희박하다면, 그것은 당신이 더 힘차게 날개를 저어 화려하게 비상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이 사진은 NASA의 인제뉴이티 화성 탐사 헬리콥터가 2021년 5월 22일 6번째 비행 중 상공 10미터(33피트) 높이에서 촬영한 것으로, 화성의 세이타 지질층을 서쪽 방향으로 바라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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