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목격담 공포 에세이
멈춰버린 심장, 영동고속도로의 하얀 그림자
2007년도 6윌에 경험한 실제 이야기이다
그날은 유독 달빛이 밝았던 밤이었다.
강원도에서의 긴 일정을 마치고 그레이스 승합차의 핸들을 잡았다.
늦은 밤, 영동고속도로는 한산했고, 나는 홀로 서울로 향하는 길이었다.
고된 노동의 피로가 몰려왔지만, 텅 빈 도로를 가르며 달리는 쾌감은 묘한 해방감을 주었다.
창문을 살짝 열어 밤공기를 들이마시자, 차갑고 신선한 공기가 정신을 맑게 했다.
가로등 불빛이 길게 늘어선 도로 위로, 달빛은 은은하게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이 평화로운 풍경이 곧 깨질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각이었을 것이다. 굽이진 도로를 빠져나와 긴 직선 구간에 접어들었을 때였다.
전방 80미터쯤,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도로 한가운데에 무언가 서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착각이겠거니 했다. 야생동물인가? 아니면 낡은 비닐봉지 같은 것이 바람에
날리는 것인가.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형체는 점점 더 뚜렷해졌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것은 사람이었다. 하얀 소복을 입은, 긴 머리의 여인.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너무 놀라 브레이크를 밟을 새도 없이, 몸이 먼저 반응했다.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느낌,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듯한 섬뜩함이 엄습했다.
그 순간,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칠흑 같은 어둠만이 그녀의 얼굴이 있던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핸들을 꽉 잡고 그녀를 피하려 했다. 그런데 그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녀가 갑자기 반대편 차선으로 전속력으로 달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이 낼 수 있는 속도가 아니었다. 마치 공중에 떠서 미끄러지듯, 바람에 날리는 깃털처럼 가볍게 도로를 가로질렀다.
나는 그녀가 사라진 반대편 차선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았다.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희미하게 빛나던 하얀 옷자락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흥건했다. 핸들을 잡은 손은 떨리고 있었고, 심장은 여전히 미친 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차를 멈추고 잠시 숨을 고르려 했지만, 이대로 멈췄다가는 다시 그녀가 나타날 것만 같은 공포에 휩싸였다. 다시 액셀을 밟아 속도를 올렸다.
백미러로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마치 누군가가 나를 쫓아오는 듯한 섬뜩한 기분은 계속되었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그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이 그녀의 모습으로 보였다.
차갑게 식어버린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섰을 때,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날 밤의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 후로 영동고속도로를 지날 때마다, 특히 늦은 밤에는 그 구간만 되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그때 보았던 하얀 그림자가 다시 나타날 것만 같은 막연한 공포 때문이다.
그것은 환상이었을까, 아니면 정말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존재였을까. 그날 밤의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영동고속도로의 그 구간은 나에게 단순한 도로가 아닌, 공포와 미스터리가 서린 잊을 수 없는 장소로 기억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날의 하얀 그림자는 아직도 나의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아, 나를 끝없이 섬뜩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