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곶감을 먹고 싶다고 해서 마트를 갔다. 8천 원짜리 곶감 한팩을 사고 옆에 보니 크고 맛있어 보이는 딸기 한팩에 21900원. 딸기 좋아하는 막내딸이 생각나 젤로 예쁜 놈으로 골라 끌어안고 왔다.
"와, 딸기다."
딸기를 씻어 아이들 앞에, 곶감을 꺼내 남편 앞에 놓았다.
"이야, 맛있다."
남편이 먹고 싶다던 곶감은 안 먹고 자꾸만 딸기를 집어먹는다. 애들 먹을 것도 모자란데... 딸기 집는 저 손이 얄밉다.
딸기 살 돈을 벌어오는 건 남편인데 내 마음은 왜 이럴까. 둘 중에 누군가 죽어야 한다면 내가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남편 입에 들어가는 딸기가 아깝다니... 비싼 딸기 앞에서 내 사랑의 얄팍함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