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택시를 타고 용산역으로 향했다. 이제 막 잠에서 깨기 시작한 듯한 거리의 모습을 보며 살짝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나와 남편, 아들은 용산역에서 KTX기차를 탈 것이다. 목적지는 목포.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도시다.
남편이 서두른 탓에 기차 시간보다 한 시간 반이나 일찍 역에 도착했다. 김밥과 잔치국수를 먹고 커피를 마시러 들어갔다. 옆테이블에 앉아있던 대여섯 살쯤 돼 보이는 여자아이가 우리를 보고 다가왔다. "오빠다"라고, 마치 아이돌 가수라도 만난 것처럼 소리치며 아들의 다리에 매달렸다. 우리는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미소 지었다.
기차를 타고 두 시간 반쯤 걸려 목표역에 도착했다. 역 앞에서 택시를 탔다. 내가 처음 마주한 목포의 모습은 마치 과거 어디쯤에서 시간이 멈춘 듯했다. 창밖을 열심히 보고 있는데 택시기사가 말을 걸었다. 우리가 목포가 처음이라고 하자 일제강점기에 목포를 통해 이루어진 수탈에 대한 이야기와 근처 둘러볼 만한 곳들을 알려주셨다.
우리의 목적지인 해양대학교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숙사에 아들의 짐을 놓고 나와 점심을 먹었다. 낙지볶음을 먹었는데, 세상에나! 내가 지금껏 먹어본 낙지볶음 중 가장 맛있었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이 장면을 상상만 해도 눈물이 나곤 했는데, 막상 그 순간에는 짧은 포옹을 하고 웃으며 헤어졌다. 남편과 나는 아들이 지낼 학교 안을 둘러보았다. 앞은 바다, 뒤는 산. 좀 심심하긴 하겠지만 건강에는 좋을 것 같다.
남편과 나는 택시를 타고 목포역사관에 갔다. 주변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은 듯한 도시의 모습들이 많이 남아있었다. 서울처럼 붐비지 않는 모습이 좋기도 했지만, 사람이 이렇게 없어서 어쩌나 싶은 걱정도 들었다. 우리는 걸어서 여기저기 둘러보며 한참을 돌아다녔다. 항구 근처 횟집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새벽부터 돌아다니느라 피곤한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 평소 무심한 엄마였는데, 아들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잠자리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룸메이트는 괜찮은지, 평생 처음 떨어져 지내는 건데 외롭지는 않을지 등등. 난 그렇게 며칠 동안 아들 걱정을 했다. 있을 때 잘해줄걸...
지난 3월 초에 아들을 대학에 입학시키면서 쓴 이 글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하루이틀 미루다 보니 몇 달이 흘러버렸다. 1학기를 마치고 방학을 맞은 아들이 집으로 돌아왔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는지 마음도, 몸도 많이 커졌다.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고 밤에는 운동을 하러 나간다. 이제는 걱정은 넣어두고 응원만 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