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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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빠, 요즘 남편과의 관계가 너무 힘들어요. 이혼을 고민하고 있는데... 교회 다니는 사람이 이혼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아버지: 딸아, 그 고민 아빠도 충분히 이해한다. 예전에는 교회에서 "이혼하면 지옥 간다"는 말까지 들었지. 이혼한 사람을 마치 회복 불가능한 죄를 지은 것처럼 대했어.


딸: 그럼 신앙인은 이혼하면 안 되는 건가요?


아버지: 시대가 많이 변했단다. 2023년 통계를 보면 한 해에 약 9만 쌍이 이혼했어. 하루 평균 246쌍이야. 이혼은 더 이상 누군가의 특별한 실패가 아니라, 결혼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직면할 수 있는 현실이 되었지. 교회 안에서도 예외가 아니고.


딸: 그래도 성경에서는 이혼을 금지하잖아요?


아버지: 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단다.


이혼을 반대하는 입장


아버지: 먼저 이혼을 반대하는 입장부터 보자. 창세기 2장 24절에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라고 나와 있지. 마태복음 19장 6절에서도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라고 했고.


딸: 그럼 어떤 경우에도 이혼하면 안 된다는 건가요?


아버지: 이 입장에서는 결혼을 하나님이 맺어주신 신성한 언약으로 보기 때문에, 예수님이 허락하신 유일한 예외는 마태복음 5장 32절에 나오는 음행뿐이라고 봐. 그리고 고린도전서 7장 15절에 나오는 별거, 이 두 가지만 이혼의 정당한 사유라고 주장하지.


이혼을 허용하는 입장


딸: 그런데 아빠, 만약 남편이 아내를 폭행하거나 비인간적으로 대우한다면요? 그것도 참아야 하나요?


아버지: 바로 그 질문이 중요하단다. 고린도전서 7장 15절을 보면 "믿지 않는 사람 쪽에서 헤어지려고 하면, 헤어져도 됩니다. 믿는 형제나 자매가 이런 일에 얽매일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셔서 평화롭게 살게 하셨습니다"라고 나와 있어.


딸: 그럼 폭력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나요?


아버지: 흥미로운 건,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청교도들이 오히려 이혼에 대해서는 비교적 유연했다는 거야. 그들은 결혼의 최우선 목적을 동료적 삶, 즉 동반자 관계로 봤어. 폭행, 지속적인 비인간적 대우, 의도적인 유기처럼 상호 존중과 평화가 깨지는 경우는 이혼의 적법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

인간관계는 한쪽이 다른 쪽을 억압하거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관계가 되어서는 안 돼. 이혼을 무조건 죄악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하지만 결정하기 전에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단다.


이혼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것들


딸: 어떤 걸 고려해야 하나요?


아버지: 첫째, 동기를 점검해 봐. 이혼하려는 목적이 나의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는 거야.


딸: 그다음은요?


아버지: 둘째, 모든 방법을 동원한 후 최후의 선택으로 생각해야 해. 친구나 상담전문가, 목회자의 도움을 받아보렴. 그럼에도 결혼생활이 절망과 고통의 수렁으로 느껴지고 서로에게 더 큰 상처만 준다면, 그때 최후에 선택하는 거지. 누군가 말했듯이 장례식과 이혼은 결코 성급하게 서두르지 말아야 해.


딸: 만약 정말 이혼을 하게 된다면요?


아버지: 배우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해. 상대방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적절한 재산 분배를 통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해주어야 해. 불필요한 다툼이나 감정적인 상처를 주고받을 필요가 없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면 스스로도 상처를 받게 되거든.


이혼을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


딸: 아빠, 사실 남편에 대한 감정이 너무 안 좋아요. 화가 나고 원망스럽고...


아버지: 그건 당연해. 이혼하는 당사자들은 대부분 상대방에 대해 적개심을 품고 있지. 하지만 딸아, 이런 태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네 정신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어차피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재산 문제뿐 아니라 감정도 잘 정리하는 게 좋아.


딸: 아이들 때문에도 걱정이에요.


아버지: 자녀가 있다면 더욱 감정 정리를 잘해야 해.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끝나면,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가 상대방이 아이를 만날 때마다 알게 모르게 좋지 않은 감정을 표출하게 돼. 그건 결국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딸: 어떻게 하면 감정을 정리할 수 있을까요?


아버지: 아빠는 많은 이혼 사건을 처리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 이혼은 청소를 하는 것과 같다고.


딸: 청소요?


아버지: 그래.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이 깨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깨진 물건을 끌어안고 자책하면서 눈물만 쏟거나 다른 사람을 탓하며 비난만 할까? 일시적으로는 그럴 수 있지. 하지만 그 상태가 계속된다면 바람직하지 않아.


딸: 그럼요?


아버지: 소중한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깨진 물건을 깨끗이 치워야 해. 그리고 그 물건이 삶에 필요하다면 대체할 다른 물건을 찾기도 해야 하고. 이혼도 마찬가지야. 깨진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최대한 이성의 힘으로 깨끗이 정리하는 게 현명해. 후회하며 자책하거나 상대방을 비난하는 건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아.


딸: 맞는 말씀인 것 같아요.


아버지: 성경에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있지. 이 말은 여러 가지로 해석되지만, 아빠는 이렇게 생각해. 원수를 미워하면 원수가 파멸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복수의 노예가 되어 스스로 파멸할 수 있어. 그러니 자신을 학대하지 말고 용서의 마음을 품으라는 의미가 아닐까.


딸: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아버지: 이혼은 끝이 아니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정리지. 그 과정에서 우리는 여전히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해.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아빠는 네 편이란다. 충분히 시간을 갖고 기도하면서 신중하게 결정하렴.


딸: 고마워요, 아빠. 많이 도움이 됐어요.


아버지: 힘들 때 언제든 아빠한테 이야기하렴. 혼자 고민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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