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지나가는 길

by 박현주

눈여겨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마음에 두지 않았던 것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을 툭 건드리는 것들이 있다.


제주도에 갈 때마다 보았고

친구들의 여행 사진에서도 보았고

각종 매체를 통해 자주, 많이 보았지만

그날따라 유독

마음에 다가와 말을 거는 것들이 있다.


제주의 돌담..

듬성듬성 울퉁불퉁

허술하게 쌓은 것 같지만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람의 통로라는 것.


제주 돌담은 '바람 그물'이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바람과 맞서는 벽이 아니라

돌과 돌 사이에 틈을 주어

바람이 통하게 하는 것인데,

그래서 더 견고하게 버티면서

바람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거란다.


살아가면서 내 안에 담을 쌓는 일이 점점 생긴다.

그러나 나를 지키는 담을 쌓더라도

바람이 지나갈 자리를 내어주는 제주 돌담처럼,

부디 우리의 마음에도

부드러운 바람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내어줄 수 있기를...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