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어획량은 한반도 전체 바다의 6할 이상을 차지한다. 양식을 포함하면 거의 8할에 달한다.
한반도 주변에서 500여 종의 해조류가 발견되었고, 30종 정도를 식용한다. 그중에 김 다음으로 가장 많이 먹는 것이 미역과 다시마이다. 조건만 맞으면 폭발적인 성장을 하기 때문에 수요에 맞추어 계획적인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자원이다.
비록 대부분 양식을 하여도 인위적인 수온 통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역과 다시마는 한철 수확하여 일 년 동안 쓰는 식물이다. 미역은 겨울사이 성장해 봄 수온이 되면 새로운 포자를 퍼뜨리고 스스로 녹아내려 사라진다. 다시마는 원래 다년생이지만 남해의 한여름은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그전에 걷는다. 바다향 가득한 생미역과 생다시마는 아주 잠깐만 쓸 수 있다.
완도, 진도, 기장이 주요 산지로 가장 유명하다. 상대적으로 물살이 약하고 영양이 풍부한 곳이 많은 완도의 것은 성장에 집중하기 위해 잎을 넓고 유연하게 펼치기 때문에 부드러운 식감을 준다. 반면 진도, 기장같이 물살이 센 지역의 것들은 더 좁고 두껍게 자란다.
미역과 다시마가 물살을 견디면서 크게 자랄 수 있는 탄성과 유연함의 원천은 알긴산이라는 물질이다. 그 특유의 단단한 듯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은 알긴산이 세포 사이사이에서 구조를 유지하는 힘에서 나온다.
알긴산은 산성에서 물에 잘 안 녹기 때문에 초무침을 하면 단단한 식감이 오래 유지된다. 미역국 국물에 녹아 나오면 걸쭉한 증점효과를 내어 뽀얀 유화액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맑은 다시마 육수를 만들 때는 오히려 알긴산이 나오는 것을 피해 빨리 건지거나 냉침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자연의 전복은 바위에 붙어살면서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해조류 조각을 덥석 밟아 잡아먹는다. 먹이 조건이 까다로워 살 수 있는 곳이 굉장히 제한적이다. 전복 양식장 옆에는 미역과 다시마 양식장이 함께 있다.
양식하는 전복은 봄에는 미역을, 초여름엔 다시마를 먹이로 준다. 해조류가 가장 풍성한 시기와 절묘하게 맞물려, 산란 전까지인 4-6월에 최고의 상태에 도달한다. 여름 이후로는 신선한 해조류를 구하기 어려워 염장해 둔 다시마를 주기도 하며, 소화기능이 저하된 겨울에는 사료를 포함해 최소한의 식사로 월동하기 때문에 살이 빠진다. 이듬해 다시 활발한 먹이활동을 시작하면서 몸집과 내장이 커진다.
시장에 공급되는 것은 대부분 1-4년 정도 자란 전복이다. 3년 차가 되면 10 미 전후의 크기가 되며, 성체로서 내장의 생식선도 제대로 발달하고 색으로 암수 구분도 확실해진다. 제대로 된 게우의 풍미를 원한다면 다 자란 전복을 봄 이후에 써야 한다.
‘석화’라는 이름처럼 굴은 원래 조차가 큰 서해안에서 간조 때 바위에 붙어있는 것을 채취하는 것이었다. 전통적인 굴 양식법도 적당한 갯벌에 돌을 가져다 놓아 굴이 붙고 자라도록 두는 것인데, 이것을 남해로 옮겨와 양식을 시작하면서 상당한 변화가 생겼다.
남해의 양식법은 줄에 굴을 붙인 뒤 부표에 매달아 바닷속에서 키우는 것이다. 갯벌과는 24시간 내내 물속에 잠겨 있는 것이 다르다. 영양이 풍부한 물속에서 쉬지 않고 살을 찌우기 때문에 서해안 방식에 비해 훨씬 크고 빠르게 성장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추위와 대기노출에 대한 자연스러운 저항력을 발달시키지 않으므로 풍미에 대한 선호는 갈린다.
하지만 새로운 양식법의 생산량과 효율성은 그런 차이를 뛰어넘어 새로운 주류가 되었다. 남해안의 굴 양식은 전 세계에서 가장 싼 굴을 가장 많이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 차이는 단순히 지역색이 있는 굴을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굴과 연관된 식문화 자체를 바꾸어버리는 힘이다.
굴이 하루에 여과하는 물의 양은 조개류 중에서도 가장 많다. 그 덕분에 큰 껍데기도 만들고 빠른 성장도 하지만, 독성이 있는 플랑크톤과 오염된 물속의 노로바이러스까지 농축할 수 있다. 플랑크톤에 의한 패독은 위험한 시기를 피하면 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꾸준히 겨울철 식중독을 유발한다. 세균과 달라 가장 신선한 굴에서도 감염이 발생한다. 생굴을 상품으로 다룬다면 피할 수 없는 리스크라는 점도 인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패독의 위험성, 산란과 살 빠짐 등이 이어지기 때문에 상품성이 없다. 살도 다시 차고 수온이 떨어져 맛도 오르는 11-2월 사이가 신선한 생굴을 먹을 수 있는 시기이다. 최근에는 생식능력을 없앤 품종(삼배체)이 개발되어 여름에도 생굴을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