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안전의 최근 화두 중 하나는 미세 플라스틱이다. 석유화학 관련 물질의 위험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으나, 이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전하거나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고 믿었던 것조차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불확실한 위험에 대한 과잉 대응이라는 강경한 입장도 존재한다. 실제로 과거에 사카린, 콜레스테롤, MSG 같은 것들은 한동안 위험 물질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발암물질 목록이나 섭취 제한 품목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우려를 뒷받침하는 과거 사례도 적지 않다. 트랜스지방, 가습기 살균제, DDT 등은 초기엔 그 효용성이 뛰어나 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되었다. 그러나 결국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건강 이상의 원인임이 뒤늦게 규명되었고, 그 피해는 복구될 수 없었다.
미세 플라스틱은 과연 어느 쪽에 해당할까?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은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을 잘 파악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최근의 관점은 이것이 몇몇 위해 성분이나 특정 품목을 관리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대기 및 수질 오염과 같은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세한 입자는 어디로든 이동하며 서로 섞인다. 플라스틱은 특정 유해 물질을 흡착하는 성질까지 있어, 유해 입자와 무해 입자의 구분이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음식, 식수, 공기, 화장품 등 온갖 경로로 우리 몸에 유입되기 때문에 완전히 막는 것도 불가능하다.
미세 플라스틱은 인간의 분변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혈액, 간, 비장, 태반, 심지어 모유에서까지 입자가 검출되었다. 입으로 들어간 미세 플라스틱이 장에서 흡수되어 여러 장기로 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관찰된 바 있다.
2024년 유럽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혈전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된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보다 심장마비나 뇌졸중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아직 조사되지 않은 수많은 질병과 미세 플라스틱의 상관관계에 대해 많은 과학자가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금까지 주요 섭취 경로로 가장 많이 지목된 품목은 페트병에 담긴 생수다. 생수의 '순수함'이라는 이미지에 반하는 이 결과는 대중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다른 플라스틱 용기 음료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두 번째 지목 대상은 수산물이다. 특히 통째로 먹는 조개나 굴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바닷물을 걸러내며 먹이 활동을 하는 패류의 여과 섭식 특성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바닷물 오염의 영향을 직접 받는 천일염에서도 대부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
2022년 식약처는 국내 유통 중인 해산물 360여 건의 플라스틱 함량을 조사한 결과 인체에 위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조사가 현재 위험물질로 지목되는 나노 단위의 미세 플라스틱을 검출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2019~2020년 사이 발표된 연구에서는 티백과 종이컵의 내부 코팅이 추가로 지목되었다. 이처럼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밝혀지고 있지만, 핵심은 가장 일상적인 '먹고 마시는 행위'가 주된 경로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개인 차원에서 식습관과 식사 환경을 점검하는 것은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대응이다.
주방에서는 무엇을 점검해야 할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플라스틱 도마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교체가 쉽고 살균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권장되어 왔으나, 이제는 큰 결점이 생겼다. 열에 녹아 군데군데 찌그러진 채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뒤집개나 조리 도구들도 마찬가지다.
편하게 사용하던 코팅 팬의 위험성도 재조명되고 있다. 한때 접착제인 PFOA의 유해성이 논란이 된 후 현재는 대부분 'PFOA Free'를 내세우며 안전성을 홍보한다. 하지만 이는 고열 노출이나 마찰로 인해 떨어져 나오는 미세 테플론 입자의 위험까지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2022년 호주 연구팀은 코팅이 약간이라도 손상된 팬에서 수백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방출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보관 용기로 널리 쓰이는 PP(폴리프로필렌) 역시 미세 플라스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히려 내구성이 좋아 오래 사용하는 경향 때문에 마모된 입자를 섭취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장시간 열에 노출하는 수비드용 백이나 냉동용으로 재활용되는 지퍼락 계열도 예외는 아니다.
'전자레인지용' 안전용기에 대한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강한 열을 받고도 미세 입자가 전혀 나오지 않는 플라스틱 용기는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3년의 한 연구는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물을 넣고 3분간 가열했을 때 상당한 양의 미세 입자가 검출됨을 보여주었다.
특히 열을 가하거나 산, 지방 등에 노출될 때 플라스틱 사용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해졌다. 배달과 포장 서비스가 일상이 된 시대에 이 사안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과제다.
수세미와 행주도 간과할 수 없다. 마모된 입자가 식기에 남을 수 있고, 건조 과정에서 공기 중으로 퍼지기도 한다. 매직 블록, 빨아 쓰는 키친타월, 부직포 행주 등에도 플라스틱이 들어 있다. 열심히 닦은 곳에 미세 플라스틱이 안 남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 외에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미세 플라스틱이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도구는 주변에 널려있다. 완전한 탈출은 불가능해 보일 정도다. 장사를 하는 입장이라면 그 대체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계산도 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와 반응은 언제나 즉각적이다. 기업들은 이를 알고 있으며, 플라스틱 대체 시장은 이미 수년 사이에 크게 성장하고 있다. 편의성과 저비용이라는 플라스틱의 독보적인 효용을 얼마나 지혜롭게 대체해 나가는지에 따라 건강의 정도가 바뀔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