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방문했다. 따로 쓰고 있는 글이 있어 브런치에 소홀했는데, 벌써 시간이 많이 흘러버려서 어느덧 입대 날짜(7월 10일)를 받아보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몸소 경험해봐야 알겠지만 나에게 군대(그 중에서도 훈련소)는 어떤 의미인가?
나보다 일찍 입대한 친구의 블로그 글을 몇 개월 전에 보았다. 군대를 주제로 글 쓰던 중에 생각나서 인용한다. 평소에 좋아하던 친구였기에 그 친구의 문제의식은 나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몇 개월이 지난 지금, 그 친구의 대답은 무엇이려나?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지만..실은 그 대화 사이 짧은 공백동안 나는 내가 왜 군대에 있어야 하는지를 설명해내야 했다.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 한국 군인으로서의 18개월을 설명하기에 나의 애국심은 충분치 않았다.
이미 한국 남자라면 의무 복무를 한다는 사실은 대화를 시작하면서 말했기 때문에 그런 기술적인 부분을 묻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의무 복무로 들어온 너는 뭘 위해 싸우냐고 묻는 거였다.
대충 애국심이라고 말했지만, 내 표정에 거짓말이라는 것이 드러난 것일까 아니면 본인이 생각했을 때 아무래도 아니라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그는 못 믿는 눈치로 다시 캐물었다.
(중략) 끊임없는 그의 질문에 기가 빨리기도 했지만, 나는 내가 왜 군대에 있느냐는 말은 곧 내가 18개월 동안 왜 사는 지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걸 이내 깨달았다.
좋든 싫든 일단 18개월 동안은 나는 군인의 삶을 산다. 즉 왜 군인인지를 모른다는 건 그 시간 동안 내가 왜 사는지를 모른다는 것과 유사한 것이라고 느껴졌다.
대한민국 남성에게 '군대'란 어떤 의미인가.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하는 곳?
확신은 없지만 언젠가 군대 포스터를 본 적이 있다. 조국이 그대를 부른다, 대충 그런 메시지였다. 조국이 나를 부른다? 아니, 내가 조국(군대)을 부른다. 군대는 나의 부름에 답하라.
지금의 군대는 사회와 철저히 격리되어있지는 않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의 사용이 그러하다. 훈련소는 그 철저한 격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시기만이 '놀고 먹는 삶', '풍요병(혹은 어플루엔자. 일종의 쾌락 적응 현상으로, 소비 중독 사회의 전체에 만연한 채워지지 않는 욕구와 공허함을 느끼는 상태)', '뇌 과부하(어딜가나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는 시대. 매일 너무 많은 정보를 처리하느라 지친 우리 뇌로 인해, 우린 까닭없는 불안, 우울, 분노, 두려움 등 부정적 감정에 포로가 되고 있다.)', '도파민 중독'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 망가져버린 내 뇌를 되살릴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훈련소에 있다.
훈련소 기간에 회복된 나의 정신은, 자대배치를 받고나서 다시 혼탁해지려나? 그렇다 하더라도 군대가 나의 부름에 답하는 방법은 또 있다. 말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말을 많이 해봐야 한다. 군대에서는 말을 하게 되는 상황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군대라는 공간은 내가 지금껏 배우고 익혀온 것들에 변형을 가한다. 비트겐슈타인은 탈장 때문에 징집에서 면제되었으나, "강렬하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에 의해 지원병으로 복무하게 된다. (물론 동료, 부하, 상급자와의 잦은 마찰은 비트겐슈타인을 지치게 했다.) 내 사유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 내 몸은 어떻게 개조될까? 군대를 내 인생의 시험장으로 삼으리라.
뒷 이야기는 군대에서 혹은, 전역한 뒤 나의 몫으로 남겨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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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GPT와의 대화 중 일부.
"특히 군 복무가 수반하는 체계적이고 구조화된 생활 방식을 고려한다면 군대에 가는 것을 도파민 해독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군사 훈련에는 규율, 자제력, 체력을 강조하는 엄격하고 엄격한 일상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교육은 개인이 즉각적인 만족의 유혹에 저항하고 장기적인 목표와 보상에 집중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습관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군복무는 종종 개인이 즉각적인 만족의 영역 밖에서 성취감과 만족을 찾도록 도울 수 있는 목적과 의미를 포함합니다. 국가에 봉사하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노력함으로써 개인은 쉽고 빠른 즐거움보다 더 깊고 지속적인 보상과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는 자부심과 성취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병역에는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거나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는 위험과 도전도 수반된다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욱이 군 생활의 구조와 규율은 어떤 면에서 유익할 수 있지만 특히 정신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고도로 조직화된 생활 방식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와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는 군복무가 도파민 해독의 한 형태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입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잠재적인 이점과 단점을 신중하게 저울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일부 개인에게 더 적절하고 효과적일 수 있는 자기 훈련과 목적 의식을 촉진하는 다른 접근 방식이 있습니다."
(중략)
"도파민 해독이 도파민 의존도를 줄이고 웰빙을 촉진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증거가 있지만, 이 접근법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뇌가 보상과 쾌락의 단순한 시스템으로 축소되기에는 너무 복잡하며 도파민 해독이 중독과 보상 추구 행동의 본질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