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m Sheet, 주의해야할 조항들

by 이정훈 회계사

투자자로부터 Term Sheet를 받는 순간, 많은 대표들은 투자유치가 사실상 마무리되었다고 느낀다. 그러나 딜 현장에서 보면 이 시점이야말로 회사의 향후 지분 구조, 경영권, 그리고 Exit 전략이 결정되는 가장 중요한 구간이다. Term Sheet는 단순한 조건 요약본이 아니라, 회사의 미래를 미리 설계하는 문서에 가깝다.


Term Sheet의 주의해야할 주요 조항들

대표들은 흔히 “아직 계약서도 아닌데 큰 의미가 있을까”라고 말한다. 하지만 Term Sheet에 포함된 구조는 이후 주주간계약과 정관에 거의 그대로 반영된다. 초기에 설정된 문구 한 줄이, 향후 수년간 대표의 선택지를 제한하게 된다.


1. 리픽싱 – 지분이 조용히 변하는 구조

리픽싱은 다음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가 하락할 경우, 기존 투자자의 전환가격을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조항이다. 쉽게 말해, 회사의 가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그 부담을 대표와 기존 주주가 대신 떠안게 만드는 구조다.

필자의 경우, 회사 제시 사업계획에 대한 근거를 확인하지 못하여, 사업계획을 Meet 하지 못할 경우 Refixing 조항을 통해 투자 Value를 낮추는 Term Sheet을 제안한바 있다.

이 조항은 대부분의 Term Sheet에 관행적으로 포함되지만, 발동 조건과 조정 방식에 따라 대표의 지분은 추가 투자 없이도 자동으로 희석된다. 시장 환경 변화나 일시적인 실적 부진만으로도 발동될 수 있기 때문에, 대표가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지배 구조가 변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2. 의결권 보호 조항 – 경영권의 경계선

의결권 보호 조항은 투자자가 회사의 특정 의사결정에 대해 사전 동의권을 갖도록 하는 조항이다. 보통 정관 변경, 대규모 자산 처분, 추가 투자 유치 등의 사안에 적용되지만, 그 범위가 지나치게 넓게 설정되는 경우 대표의 실질적인 경영권이 크게 제한된다.

이 조항은 회사 보호를 위한 장치로 도입되지만, 문구 하나에 따라 대표는 신규 사업 추진이나 핵심 인력 채용과 같은 일상적인 경영 판단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는 구조에 놓일 수 있다.


3. Drag-along / Tag-along – Exit의 주도권

Drag-along은 일정 요건이 충족될 경우, 대주주나 투자자가 다른 주주들에게 매각에 동참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권리다. 반대로 Tag-along은 투자자가 자신의 지분을 매각할 때, 다른 주주들도 동일한 조건으로 함께 매각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권리다.

두 조항 모두 Exit 과정에서 분쟁을 줄이기 위한 장치로 설계되지만, 실제로는 매각 타이밍과 조건을 누가 결정하는지에 따라 대표의 Exit 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 조항의 발동 요건과 적용 범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대표는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Exit 시점과 방식에 종속될 수 있다.


Term Sheet는 가격보다 구조다

투자금이나 기업가치는 다시 협상할 수 있지만, 리픽싱, 의결권 보호, Drag/Tag-along 같은 조항들은 회사의 지분 구조와 경영권, Exit 전략을 장기적으로 규정한다. 이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Term Sheet에 동의하는 순간, 대표는 스스로 협상력을 제한하게 된다.



다음 글에서는 투자자와 불필요한 충돌 없이도 이러한 조항들을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협상 전략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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