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과 노트를 든 넝마주이
저는 늘 글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책을 읽었습니다. 저에게 작가란 글 쓰고 책 읽는 행위의 종착역이자 출발점입니다.
저는 작가란 넝마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세상에 버려진 폐품들을 주어 담아 새로운 쓸모를 찾아주니까요. 작가는 폐품처럼 버려진 사람들의 보잘것없어 보이는 삶을 애정 어린 눈으로 보고 사금파리처럼 빛나는 이야기를 건져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행동이 모든 문학 활동의 첫걸음이겠지요.
저는 또한 작가는 목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호주로 이주해 살고 있기에 제 직업은 컴퓨터 엔지니어에서 목수로 바뀌었습니다. 목수가 하는 일도 작가와 비슷합니다. 저는 동네를 산책하며 주민들이 버리려 내놓은 목재 가구들을 유심히 살핍니다. 폐가구들 속에서 쓸만한 나무가 있으면 집으로 가져와 새 가구를 만듭니다.
쓰레기장에 매몰되거나 어느 집의 바베큐 장작으로 사라질 운명이었던 폐목재가 책을 읽는 테이블이 되고, 책을 보관하는 책꽂이가 되고, 연필통이 됩니다.
호주에서 저는 한인 이민자들의 집을 매일 방문하며 노인분들을 보살피기도 하고 집을 관리하고 때로 잡초를 뽑고 나무와 화초를 관리합니다. 저는 그런 과정을 통해 여러 사람의 인생을 만납니다. 집들이 품고 있는 사람들의 역사를 만납니다. 작가는 사람들의 역사를 살펴보고 기록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저는 브런치 작가 활동을 통해 지금까지 해온 글쓰기 작업을 좀 더 밀도 있게 진행하고 싶습니다. 보다 완성된 형태인 책으로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습니다.
특히 모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한인들의 구체적 삶을 기록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그런 특정한 개인의 삶에 대한 기록이 누구에게나 보편적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책을 펴내고 싶습니다.
#브런치10주년작가의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