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마리토끼 Jan 26. 2023

D+18.  고래상어 투어

덮어놓고 쓰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오늘은 고래상어 투어를 하기로 한 날이다. 고래상어를 보는 곳은 ‘릴라’라는 곳이다. 8시에 현지 가이드 분을 숙소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비용은 입장료 인당 1500페소 + 밴(다인승 차)으로 릴라까지 왕복해주는 가이드 비용 2500페소이다. 가이드라고 해서 크게 뭘 해주는건 아니고 그냥 운전만 해주고 릴라에 있는 고래상어 포인트까지 안내를 해준다. 그 후부터는 고래상어 업체에서 안내를 해준다.     

   한국업체와 다른 점은 물 속에서 고래상어와 함께 있는 사진을 찍어주진 않는다. 한국업체는 고프로로 물 속에서 사진을 찍어준다고 한다. 다만 고래상어 있는 곳은 새우젓을 너무 뿌려서 물이 좀 뿌얘서 사진을 찍어도 잘 안 나온다는 후기도 있었다. 그래서 사진은 포기하고 눈으로 담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을 선택하기로 했다.


  고래상어는 지구에서 몸집이 가장 큰 물고기이다. 고래만해서 고래상어인가보다. 영어로는 웨일샤크. 이름이 상어라서 뭔가 굉장히 무시무시하지만 목구멍이 작고 이빨이 없어서 사람은 공격하지 않고 새우만 먹는다. 작은 새우정도 크기만 넘어가는 목구멍 크기인가보다. (옥토넛-아이들이 많이 보는 만화영화- 1편 주인공이 고래상어라고 한다.)          


  오늘 우리를 가이드 해줄 분은 마이클. 아침 8시에 약속대로 숙소 앞으로 우리 가족을 데리러 왔다. 표를 샀냐고 물어봐서 아직 안 샀다 하니 표사는 곳에 들러서 표를 사다 주신다. 표 파는 곳은 알로나비치 근처 ‘스시한’ 바로 옆에 붙어있다.

고래상어 워칭 표. 표도 예쁘다.
가는 길의 풍경들. 하늘이 맑다.




  차를 차고 한시간 정도 이동하니 웨일샤크 포인트가 나온다. 전문 업체가 웨일샤크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입구로 들어가다보니 염소가 풀을 뜯고 있다. 귀여워서 찰칵!


  마이클은 우리를 여기 데려다 주고 업체에 자기 번호를 남겨놓았으니 끝나면 연락해달라고 말하라고 한다. 그럼 다시 데리러 오겠다고.

마이클 아저씨 로컬 연락처.




  마이클과 인사를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고래상어 투어를 하는 동안 짐을 가져갈 수 없으니 짐을 놓을 곳도 있다. 혹시 몰라 일부러 가방에 여권은 안 넣어오고 돈도 많이 가져오지 않았다. 딱 투어비용과 식사 비용정도. 샤워장도 간단하게 있어서 바다에서 나오면 간단한 물샤워가 가능하다.



  업체에서 고래상어 안전 수칙을 한국어로 설명해준다. 고래상어는 민감해서 선크림을 바르면 안 된다고한다. 그래서 일부러 선크림도 안바르고 왔다. 오는 길은 맑았는데 릴라에 도착하니 하늘이 흐리다. 선크림도 안발랐는데 하늘이 흐리고 비도 조금 와서 정말 다행이다.

  

  앉아서 대기를 조금 하다가 우리 차례가 되어서 바다쪽으로 갔다. 바다로 가는 길목에 오리발 렌트도 하고 기념품도 판다. 행운이는 오리발을 쓰고싶다해서 50페소에 빌려주었다. 행운이는 수영을 잘 한다. 오리발도 배웠다. 돈이 가방에 있어 먼저 오리발을 빌리고 나가기 전에 돈을 가져다 주어도 되냐고 물으니 그렇게 하라고 한다.

 고맙다.

 믿고 사는 사회!




  보홀 여러 곳이 그렇지만 릴라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바다 초입은 물이 굉장히 얕았다. 그래서 물에 들어가 사진을 많이 찍었다.



뻘밭 아니고 찰랑거리는 얕고 투명한 바닷물



  드디어 작은 배를 타고 고래상어를 만나러 나갔다. 우리가 탄 배에는 모두 한국사람만 탔다. 고래상어 포인트에 내리니 배에서 새우젓을 뿌렸다. 짠내가 났다. 고래상어가 온다!

  나랑 아이가 있으니 가이드 한 명이 우리를 전담으로 봐줬다. 물 속에 고래상어가 있으면 여기 있다고 말도 해주고 물고기 떼가 지나가면 “베이비! 룩 히어!”라고 말도 해주었다. 정말 고마운 아저씨다.

  행운이는 고래상어를 더 깊숙이서 보고싶다고 구명조끼를 벗고 싶다고 했다. 절대 안 된다!! 에휴, 지금이야 이렇게 엄마가 막아도 20살 넘어가면 물어보지도 않고 하겠지, 싶다.  



   고래상어는 큰 점박이 무늬이다. 운이 좋게 고래상어가 우리 눈앞으로 정면으로 와서 상체를 조금 세우고 입을 벌리는 걸 보았다. 귀여운 고래상어 그림 딱 그 모양이었다! 이빨은 확실히 없구나! 얼굴 양쪽엔 콧구멍인지 숨구명이 작게 뚫려있다! 배는 하얗다! 비록 사진은 못 찍었지만 눈에 담았고 기억에 담았다!     


  바다에 스노클링 하는 시간은 30분이고 오늘은 고래상어를 4마리 보았다. 신기했다.      

  투어가 끝나고 샤워실에서 간단히 물샤워를 한 후 마이클 아저씨를 불러달라고 업체에 이야기하니 금방 아저씨가 왔다. 고래상어는 재미있었냐 등등을 묻는다. 네!     


  행운이는 고래상어를 본게 정말 좋았다고 한다. 고래상어 배에 붙은 작은 물고기도 보았다고.




     마이클 아저씨 차를 타고 점심을 먹으려고 알로나비치에 내려달라고 했다.

 해가 안나서 추웠다. 해가 나면 사진이 잘 나오고 저녁엔 석양도 완전 아름답다. 그렇지만  홀랑 타서 싫다. 해가 안나면 안 타서 좋은데 물놀이 후엔 춥기도 하고 사진도 잘 안나온다. 역시 모두 다 좋은 건 없나보다.      

  원래 계획은 점심을 졸리비에서 먹으려 했는데 졸리비는 에어컨을 틀어 추울 것 같아 사방이 뚫려있는 식당을 생각하다 게리스로 갔다. 오늘은 치킨을 절대 안시킬거다.      

  식사를 하고 게리스에서 할로할로를 시켰다. 할로할로는 이집 저집 다 맛있지만 역시 과일이 제일 많이 든건 ‘라 파밀리에’다.

게리스의 할로할로




  식사를 하고 나서 알로나비치로 갔다. 어차피 수영복도 입었겠다, 알로나비치 바다로 들어갔다. 생각해보니 와서 걷기만 했지 알로나비치 바다에 들어간게 오늘이 처음이네.





  바다에서 한 참 놀다가 행운이가 카약을 타고 싶다고 한다. 비치에 카약 빌려주는 곳들이 있다. 가서 얼마냐고 물어보니 30분에 250페소를 이야기한다. 조금 깎아달라고하니 200페소만 내란다.



  셋이 카약을 타고 패들을 저으며 앞으로 쭉쭉 나갔다. 가면서 빙글 돌기도 하고 패들끼리 부딪히기도 하고 웃겼다. 가다보니 부표까지 닿았다. 옆으로도 쭉 가다보니 헤난 앞바다까지가고 그 너머까지 보였다. 이동수단이 발달하며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카약을 반납하고나니 갑자기 장대비가 내렸다. 금방 그치긴 했는데 추웠다. 저녁을 알로나히든드림에서 먹기로하고 일단 가서 앉았다. 오늘은 콤보세트를 먹지 말고 새우구이를 먹어야지! 가지고 나온 돈을 보니 약간 모자랐다. 계획 없이 카약을 탔더니 돈이 모자르는구나. 카드도 받냐 물어보니 카드는 안 받는다고 한다. 싸게 먹으려면 맥도날드나 졸리비에 가도 되지만 지금도 추운데 에어컨 바람까진 쐴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아빠가 숙소에서 돈을 가지고 나오기로 했다. 이 말이 생각났다. 덮어놓고 쓰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이에게도 “우리 오늘 너무 계획없이 돈을 썼다, 다음부터 계획을 가지고 돈을 쓰자!”라고 말했다.      

  아빠가 돈을 가지러 숙소에 간 사이 맞은편 세븐일레븐에서 물과 따뜻한 커피, 컵라면을 샀다. 컵라면은 현지 컵라면이었는데 컵이 종이가 아니고 플라스틱이었다. 노란색 컵라면인데 매운스프가 아니라 아이가 먹기엔 적당했다. 플라스틱인게 마음에 좀 걸렸지만......                  






**고래상어 워칭 준비물

1. 수영복(우리는 모두 래시가드를 입었는데 바다속에는 비키니 수영복이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

2. 큰 타올(물에서 나와서 차를 타면 춥다.)

3. 스노클링 마스크

4. 구명조끼(없어도 된다. 릴라의 웨일샤크업체에서 빌려준다.)

5. 오리발(쓸 수 있는 사람만. 없으면 현장에 가서 50페소에 빌릴 수 있다.)

6. 끝나고 바를 선크림



tip. 알로나히든드림 옥수수구이는 맛있다!


#보홀

#보홀한달살기

#릴라

#고래상어

#릴라고래상어



이전 03화 D+17. 쌍무지개가 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