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일 안한다 누구는 일 못한다. 동료들의 험담을 귓등으로 들으면서 우동 위에 고명으로 얹은 수란을 터뜨렸다. 그래서 너는 떳떳하니? 속으로 되뇌며 괜히 이 집은 면발에 진심이라며 아는 체를 했다. 직장 내 뒷담화는 인정받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사전에도 나온다. 그런 말을 왜 하필 내게 하는 걸까?
타인을 통해 욕구 불만을 해소하려는 것 같은데 누가 모를 줄 알고? 이 조직에서 아무 일도 안 하고 월급 받는 건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다. '쟤 보다는 내가 더 낫지' 근거도 없이 주위 사람을 무시하면서 근근이 버티고 있는 게 보이는 데 뭐라고 해 줄 말이 없었다.
매번 남의 실수를 들먹여 나의 존재를 증명하려 한다면 얼마 못 가 부서질 게 뻔하다. 그렇다고 어떻게 말하나 내가 뭐라고. 설마 다들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이유가 그건가? 아니겠지 아닐거야. 의심이 들기 시작하자 무서워졌다. 이 지긋지긋한 조직 생활 헤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