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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아씨 Nov 09. 2024

하면 안되는 일

여자들은 왜 꼭 자기주장의 순간에 우는 걸까

한 달째 새벽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종일토록 실적 보고서를 쓰고 밤이면 와인을 마시고 눕는다. 나에게 닥친 고난이 커서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건 변명이고 도움이 필요한 줄은 알았지만 여력이 없었고 팀원들도 이러다 다른 팀의 일을 가져오는 게 아닐까 우려하고 있었다. 미안함은 있지만 조금 도와줘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더 큰 수준의 리더십이 필요한 일이었다. 



결국 옆팀에 일이 터졌다. 실수가 있었고 해 놓은 일은 엉망이었다. 사업계획을 일부 수정해 가까스로 일정에 맞췄지만 이 과정에서 다들 스트레스를 받았다. 겨우 이것밖에 못 하나 상대 팀이 원망스럽다가도 언젠가 내 차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지 더이상 불화는 없었다. 나는 온갖 험담이 난무하는 와중에도 사람들과 거의 말을 섞지 않았고 혼자서 폭음을 하지도 않고 몇 날을 더 버텼다. 



부서 동료들을 위로했지만 내심 그 상황을 듣는 게 짜증났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만두지 못할 거면 어차피 할 거면 남을 탓하거나 욕하지 말고 다들 보는 데서 울지 말고 그냥 하지 이왕이면 잘하지. 여자들은 왜 꼭, 자기주장의 순간에 우는 걸까. 그 얼굴이 얼마나 못생겼는지 알기나 할까. 세상에는 남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몰래 우는 이가 더 많다는 걸 왜 모를까. 


제발 일터에서는 함부로 울지 말자. 나의 속엣말이 너무 크지 않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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