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럿이 있는 사무실에서 머릿속에만 머물러야 하는 말이 여과없이 입밖으로 불쑥 튀어나왔다. 이렇게 제멋대로 굴다가는 조만간 큰일 내겠다 싶어서 스스로를 단속하는 차원에서 포스트잇에 '말조심하기' 라고 적은 다음 모니터 앞에 붙였다.
왜 아무도 나를 꾸짖지 않을까? 나이가 드니 혼내는 사람이 없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는데 더이상 꾸지람하거나 벌을 줄 어른이 없다. 실상 어른들의 꾸지람이라는 게 엄마의 잔소리 보다 나을 것이 없겠지만 그렇더라도 엄정한 태도로 생활 지도를 맡아줄 어른의 말이 절실하다.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읽다가 '좀 과장된 혁명적 표현을 즐기는 결점만 빼면, 아냐는 정서가 안정된 아이였다' 라는 문장에서 줄을 그었다. 뭔가 지향점이 있으면 안정된 정서를 유지하며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말인데 일본의 만화가 야마다 레이지가 말한 세 가지 어른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애써 보기로 했다. ①불평하지 않는다 ②잘난 척하지 않는다 ③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이렇게 될 수 있다면 꽤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