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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 Jun 02. 2022

3. 잘 팔리는 가성비 인테리어 하기

취향이 중요하지 않은 인테리어

최저가로 나온 집을 사기로 결심을 하고 매수 의사를 전한 뒤, 부동산을 끼고 흥정을 하기 시작했다. 서로가 부른 가격에서  중간으로 매수 가격을 정하고, 그렇게 우리의 첫 신혼집을 장만하게 되었다. 우리의 보증금을 합친 돈 1억에 디딤돌 대출 1억 6천을 보태 2억 4천짜리 집을 샀다. 이 정도면 크게 욕심 안부리고 적절한 가격이었다고 생각한다. 남는 2천으로는 인테리어를 해야했다.


일단 나의 계획은 딱 5년 후에 이 집을 팔고 친정이 있는 송도 국제도시로 넘어가는 것이었다. 왜 5년이었을까? 내가 매수한 집은 초품아, 더블 역세권, 몰세권이 충족되는 동네의 대장 아파트였다. 즉 이 동네의 아파트 값을 리딩하는 단지였다. 하지만 이미 25년이 넘어가는 연식이었고, 주차문제가 제일 큰 단점이었다. 지상 주차장, 지하 주차장이 다 있지만 세대수에 비해 압도적으로 차가 더 많았다. 그래서 매일 오후 4시만 넘으면 주차전쟁이 일어났다. 이 두 가지는 아파트 값을 붙잡을 만큼 큰 단점이었다. 또한 이 동네는 주변에 오래된 사립 유치원이 많아 영유아를 키우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초등학교 학군에서부터는 송도가 더 좋았다. 아이의 나이로 보면 초등학교를 가기 전엔 이사를 가는 것이 유리했다. 그래서 5년을 최소한의 기간으로 잡은 것이었다.


집 상태는 전체적으로 손을 보지 않으면 안되는 상태였다. 인테리어를 진행하되, 가장 기본적인 것만 바꾸고 디자인 욕심은 버리기로 했다. 가장 저렴하게 인테리어를 하려면 셀프로 진행해야겠지만 임신한 내 몸으로 각 공정마다 업체를 알아보고 현장을 감독하기는 불가능했다. 어차피 디자인은 필요없는 공사였기 때문에 턴키 업체를 찾되, 경험이 많은 토털 인테리어 업체와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도 유행을 타지 않도록 깔끔한 화이트 인테리어를 컨셉으로 잡았다.

방 3개의 용도는 각각 안방, 서재, 드레스룸으로 정했다. 아직 아기의 공간이 필요한 때가 아니라 아기방은 5년 후 이사를 가면 만들어주는 것으로 기약을 했다. 공사를 시작하고 벽지를 뜯고 벽체를 세우니 벌써 집 분위기가 달라져 보였다. 나는 항상 집의 가장 민낯이 나오는 철거공사를 할 때 집이 가장 좋아보인다. 애써 꾸며낸 것 없이 있는 그대로의 집 구조가 가장 잘 보여서 그런지 이 때가 제일 설레는 기분이 든다.

거실 인테리어 좌 - before 우-after

서재로 쓸 방은 베란다를 터서 조금이라도 더 넓혔다. 거실의 형광등은 매립식 LED조명으로 교체했다. 거실은 확장을 안하고, 베란다 샷시는 있는 그대로를 쓰기로 했다. 인테리어 공사 범위를 정할 때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 부분은 바로 샷시다. 샷시만 전체 교체해도 최소 500~1000만원의 돈이 왔다갔다 한다. 특히 단창이 아닌 단열효과가 있는 로이유리, 2중 유리 등의 기능성 샷시로 하면 부르는 게 값이 된다. 오래된 건물이라 샷시가 틀어져있는 것이 눈에 보였지만 어차피 5년 만 살다 나갈거 돈을 많이 들이고 싶지 않았다. 만약 샷시에 돈을 들였다면 나중에 양도세 혜택이 있으니 잊지 말고 챙겨야한다.

전체적인 집의 색깔은 화이트와 그레이로 정했다. 나중에 매도할 때 호불호가 타지 않게끔 취향은 걷어버리고 실용적이고 깔끔하게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또한 좁은 평수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넓어 보이려면 벽과 바닥을 환한 색으로 바꿔야 했다. 때문에 빛이 바래고 곰팡이 핀 장판은 화이트 색의 강마루로, 벽지는 실크벽지로, 주방은 대기업에서 나오는 저렴한 모델로 전체교체를 했다. 집이 좁아 현관에 들어서면 화장실이 바로 보이는 구조였는데 이게 싫어서 중문을 만들어 우풍방지와 시선차단도 동시에 해결했다. 현관 한 쪽은 전면이 거울로 된 신발장을 놓아 실용성을 높였다.

주방 인테리어 좌 - before 우-after

부엌과 화장실 타일은 같은 것으로 작업해서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주었다부엌은 이전엔 일자형태라 조리공간이 없어 ㄱ자로 바꾸어 조리대를 확보했다. 조리대 한 쪽에는 매립식 콘센트를 설치해 핸드폰 등의 전자기기 충전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가뜩이나 좁은 화장실을 차지한 욕조는 철거해버리고, 유리 파티션을 넣어 샤워부스를 만들었다바닥은 어두운 회색의 30x30 타일로 깔아 아이가 있어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있고머리카락등이  안보여 깔끔해 보이도록 하였다.

화장실 인테리어 좌 - before 우-after 

타일같은 부자재의 선택은 보통 인테리어 업체와 연결되어 있는 화장실 공사 업체에서 보고 정하는데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부엌 조리대에 들어가는 매립형 콘센트나 주방 펜던트 , 화장실 수건걸이 같은 부속품 등의 포기할  없는 디테일한 부분들은 내가 따로 구매해서 인테리어 업체에 설치를 부탁했다.

제일 작은 방은 드레스룸으로 만들어 시스템장을 짜넣었다. 대기업 시스템장은 너무 비싸서 개인이 하는 시스템장으로 알아봐서 했더니 25만원 안팎으로 해결할  있었다. 문들은 너무 오래돼서 재활용하기 힘들어  교체해야 하는게 아쉬웠다. 문들도 리폼해서 쓰면 인테리어 비용을 어느 정도 줄일  있다.  커텐을 달기 애매한 곳은 불투명 유리 창문으로 교체하는 것도 팁이다. 커텐이나 블라인드 비용이 24 기준 90만원 안팎으로  나오는데 이런 비용을 줄일  있다.  

탑층이라 뷰는 정말 좋았다. 바로 앞에 펼쳐지는 산뷰

이렇게 아이와 고양이와 함께 살 새 집을 마련했다. 인테리어 비용은 2천을 빠듯하게 꽉 채웠다. 지은지 25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에 꼭대기 층이라 결로가 있어 방에 단열작업을 하는 비용도 더 들어갔다. 구축을 매수할 때는 이런 점을 잘 보고 매수해야 한다. 이제 이 집을 5년 동안 잘 관리해서 상위급지로 옮겨야 하는 것이 나의 다음 계획이 되었다.


, 지금 내가 글을 쓰는  시점은  집을 이미 팔아버린지 1 뒤의 시점이다. 그럼 제목처럼  집은  팔렸을까? 매물로 내놨을    팀이 와서 보고 갔고, 바로   신고가로 팔렸다. 최저가의 집을 사서 최소한으로 필요한 만큼의 인테리어만 하고 5년 동안 살다가 최고가로 팔고 나온 것이다. 이것이 나의 첫 부동산 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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