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의 아버지'로 유명한 비탈릭 부테린이 이더리움의 합의를 과부하시킬 실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직접 높였다. 그 중 리스테이킹이란 시스템을 개발 중인 아이겐레이어도 저격했다. 크립토판에서는 비탈릭이 간만에 낸 목소리였기에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여기에 들어가서 전문을 읽어보길 바란다. 이더리움 생태계나 기술에 대해 보다 전문적이고 심도 깊은 사람은 비탈릭이 직접 기고한 전문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난 그 중에서 비탈릭이 리스테이킹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한 부분만 다뤄보고자 한다.
비탈릭에 따르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합의는 암호화폐 경제 시스템에서 가장 보안이 뛰어난 합의 구조 중 하나다. 2023년 5월 21일 기준 1800만개 상당의 이더리움(340억달러=45조원)이 매우 다른 프로토콜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검증인들은 블록 하나당 검사하는데 6.4분이 걸린다. 이더리움 아버지의 자부심이 매우 느껴지는 생태계다. 비탈릭은 암호화폐 경제 구조가 무너지면 사용자가 수많은 개발자는 체인이 제대로 회복하는지를 지켜보고 프로토콜은 공격자에게 처벌을 내릴 것을 커뮤니티에 확신시킨다. 비탈릭이 이더리움의 사회적 합의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있다며 언급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리스테이킹이다.
리스테이킹이란 아이겐레이어와 같은 많은 프로토콜이 개발 중인 기술로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한 사람들이 동시에 스테이킹한 대가로 다른 코인을 받아 다른 프로토콜에 동시에 입금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일부 경우에는 만약 다른 프로토콜 규칙을 어기면 입금한 물량을 몰수(슬래싱)한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투표를 하기 위한 스테이킹을 하는 경우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기도 한다.
비탈릭이 리스테이킹을 직접적으로 반대하는 건 아니다. 그는 결론에서 "이더리움 체인의 미니멀리즘을 보존하고 이더리움 합의를 지나치게 확장하지 않는 범위에서 리스테이킹 사용을 지원하고, 개발자들이 보안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조건부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더리움 합의를 지나치게 확장하지 않는 범위의 리스테이킹.
비탈릭은 이더리움 합의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는 걸 경계하고 있다. 웹3 SNS, 이더리움 활성 검증인 키 제어 등 저위험 개발이 이뤄지다가 리스테이킹, 오라클, 레이어2처럼 고위험의 프로젝트가 많아질수록 이더리움 합의가 지나치게 복잡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논지다.
이와 관련 아이겐레이어의 입장은 미묘한 편이다. 쉬람 카난 아이겐레이어 창업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비탈릭 부테린에게 감사하다. 리스테이킹의 부정적인 사례가 이더리움에 쌓일 위험성에 대한 설명과 미묘한 분석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매우 고난이도의 비꼬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겐레이어는 크립토 윈터라는 불리는 약세장 속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는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들이 즐비한 가운데 그 진화버전이라고 기대를 받고 있는 프로젝트다. 리스테이킹이란 개념을 처음 도입한 프로젝트이며, 경기 불황인 상황에서도 블록체인 캐피털, 코인베이스 벤처스, 폴리체인 캐피털 등 유명 벤처캐피털로부터 500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4월에 백서와 테스트넷이 출시된 아이겐레이어는 적은 비용으로 이더리움 기반 다른 프로토콜들의 보안 검증까지 진행한다는 점에서 이더리움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아이겐레이어는 해킹, 우발적 슬래싱, 의도적인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취약점이 있다. 이러한 면모를 봤을 때 비탈릭의 걱정은 괜한 우려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아이겐레이어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매우 양질의 리포트가 많으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에 대해 다룬 리포트와 기사 링크를 끝으로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