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Ep.21

"말해볼게."

이렇게밖에 대답 못하는 나를 탓하며,
화장실로 가는데 유민이 뒤따라 나왔다.

"야, 너 주말까지 못 기다리겠어.
나랑 나현이랑 오늘 같이 우리 집 가자.
걍 닥치고 따라와."

아, 얘네까지 왜 이러냐. 미치겠네!!!



어쩌다 보니,
진짜 유민이네 집에 와 있었다.
소파에 주저앉자마자
유민이 던지듯 말했다.

"너 진짜 다혜 좋아하지?"

"……."

"인정하면 편해.
우리 이미 다 눈치챘거든."

"……."

"근데 그 다혜, 너 가지고 노는 거야."

그 말에
숨이 턱 막혔다.

"유민아—"

"미안. 상처 주려는 말 아냐.
우리한테는 네가 소중하니까."

"……."

"걔 표정 봐.
자기가 누군가한테 완전히 잡혔다는 거
알고 즐기는 애야.
넌, 지금 딱 그렇게 잡혔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 마음 한가운데
누군가 칼을 꽂고,
지그시 누르는 느낌이었다.


"너 다혜가 너 좋아한다고 생각해?"

"……"

"야, 그날 우리 집에서 사랑이니 어쩌고 호기롭게 떠들던 애는 어디 가고, 너 지금 니 꼴을 봐.
이젠 내가 존나 화나. 근데 넌 괜찮아? 진심?"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나도 내가 왜 이렇게 돼버린 건지 모르겠지만,
머리로는 알았다.
유민이 말이 맞다는 걸...
그런데 자꾸 부정하고 싶어 져서
대답은 못하고 기어코 눈물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