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사람이길 노력했더니, 괜찮은 사람이 왔다. 2/4
희망편_chapter 3. 괜찮은 사람이길 노력했더니, 괜찮은 사람이 왔다. 2/4
선배 둘과 실장은 옷에 한껏 들뜨더니,
이제는 화장품에 관심이 생긴 듯, 내게 조심히 물어봤다.
"나는 화장을 하면 쉽게 무너져서 잘 안 하게 돼" "나는 색조를 못하겠어서, 비비만 발라"
"나는 피부가 너무 예민해서 화장자체를 못해."
응, 다 내가 겪었던 것들이다.
"제가 다음 주쯤 화장품 갖고 와볼게요.
어떻게 하는지 말로는 안될 거 같아요.
그리고 저한테 안 맞는 섀도우나 립스틱도 드릴게요."
다들 난리가 났다. 축제분위기다.
이런데도 시간이 없어서 화장 안 한다고?
못하는 게 아니라? 아 모르겠다.
우체국을 다녀오자 실장이 웃으며 나를 불렀다. 그러더니 파일 하나를 넘긴다.
"1인 법인이라 작아. 한번 맡아서 해봐."
'오. 내 일이 생겼다. 드디어.
화장 맨날 해드리면 되려나?' 하고 파일을 열었다.
수익은 한 곳에서만 나는, 정말 작은 법인이었다. 그런데, 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회계프로그램도 쓸 줄 몰랐다.
선배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알려주지 않았다.
얼마 전에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온라인 회계프로그램 강의를 할부로 긁었다.
요즘 옷이랑 화장품 사느라, 좀 아슬아슬하지만, 그래도 이건 투자니까.
사실, 첫 월급의 반은 엄마를 드렸고,
그 뒤로도 엄마가 수시로 용돈 요구를 많이 하셨지만,
단칼에 거절하는 대신,
달마다 일정한 금액을 아빠에게 보내드렸다.
아빠는 엄마처럼 쓰지 않는 사람이라
이게 나았다.
엄마가 용돈을 요구하면,
아빠한테 달라그래. 하고 끝냈다
내 적금을 들어야 하는데, 적금은커녕 씀씀이만 헤퍼졌다. 화장품과 옷을 사느라.
그래도, 기분은 좋았고, 불안한 느낌은 애써 무시했다.
그리고, 안 어울리는 화장품들을 모두 싸 들고,
그대로 회사에 가서 다 나눠주었다.
눈썹 다듬지도 않는 선배는 내가 눈썹까지 다듬어주고, 그려주기까지 했다.
색조는 발랐는데 티가 안 나면
거기서 멈추라고 했다.
티 낸다고 거기서 더 바르면
불타는 고구마가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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