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끄적끄적

제 글을 끄적끄적이라 부릅니다.

by 주엉쓰


저는 제 글을 ‘끄적끄적’이라 부릅니다.


그것은 단순한 낙서가 아니라,

살아오며 마주한 사람들의 표정과 삶의 순간들,

문득 스쳐 간 흔적을 붙잡으려는 작은 몸짓이었습니다.

저는 글을 쓴다기보다 흘러가는 순간들 속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어떤 울림을 기록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글쓰기는 자기 고백이자 기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조용히 기록한 문장은 때로는 나를 반성하게 하고,

때로는 타인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을 열어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제 글은 한편으로는 제 이야기지만,

동시에 읽는 이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어떤 이에게는 성찰의 거울로,

또 다른 이에게는 작은 지침서로 읽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삶은 언제나 불완전하고 인간은 그 불완전함 속에서

질문하며 살아갑니다.

저는 그 질문의 자리에서 글을 씁니다.


“왜 흔들리는가,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오래된 물음들은 시대를 넘어

인간에게 반복되어 왔습니다.


저의 작은 문장들은 그 물음 앞에서 길게 머무른 흔적이며, 스스로와 나누는 대화이자

아직 만나지 못한 누군가와 이어지는 대화입니다.


저는 화려하고 문장과 꾸며낸 단어를 쓰려하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스며들어 오래 남는 문장을 쓰고 싶습니다.

작은 단어 하나, 담백한 한 줄이

독자의 마음속에서 생각의 파문을 일으키고,

그 여운이 삶을 조금은 다르게 바라보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글을 쓰는 이유일 것입니다.


작가로서 저는 부족한 사람입니다.
여전히 어리숙하고,
여전히 흔들리고,
때로는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조금씩 나아갑니다.


하지만 그 불완전한 과정 속에서,

제 글은 삶을 성찰하려는 시도로 남고자 합니다.

제 글을 읽는 이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자기 자신과 조우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제 글은 충분합니다.




더 아날로그 한 것들을 마음속에 담고 싶고,
더 아름다운 것들을 마음속에 담고 싶고,
더 서툰 것들을 마음속에 담고 싶은데,

세상은 더욱 냉정하고
결과를 중시하느라 바빠지는구나.
그래서 낭만을 찾기 힘들구나.

끄적일 수 있는 순간에 이곳에 더 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