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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걷는파랑새 May 01. 2023

불평등과 환경문제, 그리고 협력할 결심

<지리, 기술, 제도>를 읽고

한 달에 한 번 책모임에 참석한다. 책을 읽는 장치를 두는 것은 좋다.

4월에 읽은 책은 제프리삭스의 <지리, 기술, 제도>(21섹북스)이다.

저자의 진정성과 절실함이 읽는 독자를 설득한다.

저자는 지구의 미래를 걱정한다.

지금 이대로 살아도 되는 것인지 묻는다.

희망을 발견하고 희망에 의지한다.

함께 손잡고 그 길로 나아가자고 제안한다.



저자는 우리의 삶이 지속가능한지 묻는다.

이를 위해 방대한 지구의 역사를 훑는다.

인류의 역사는 큰 변동, 획을 그어가며 발전해 왔다.

저자는 이러한 거대한 변동을 '세계화'로 설명한다.

세계화의 변동 요인을 이 책의 제목인 '지리, 기술, 제도'에서 찾는다.

이에 따라 인류의 역사를 수렵채집, 농경생활, 기마시대, 고전시대, 해양시대, 산업시대, 디지털시대로 구분한다.


매 시기 인류는 '세계화'를 거치면서 미래로 나아갔다.

생존을 위한 약육강식에서부터 전쟁과 탐욕, 패권의 역사를 써왔다.

동시에 눈부신 기술의 발전을 통해 문명의 역사를 써왔다.

지리, 기술, 제도라는 '키워드'와 함께 세계사를 읽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숨 가쁘게 세계사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세계사의 빛과 그림자를 마주한다.

고개를 끄덕끄덕 해보기도 하고, 제국의 탐욕과 착취를 마주할 때는 불편함을 느낀다.

마침내 우리는 '디지털 시대'로 구분되는 현실에 당도한다.


그동안 인류는 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력과 부의 규모를 엄청나게 키워왔다.

이제 경제력과 부는 충분한지도 모른다.

다만 앞서 살펴봤던 기술, 지리, 제도의 차이에 따라 대륙간 혹은 국가 간에 불평등이 존재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또한 무분별한 발전의 역사는 환경을 파괴해 왔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위기로 지구가 신음하고 있다. 익히 알려진 내용들이다.



수렵채집을 하던 부족집단에서 출발한 인류는 세계화의 변동을 거쳐 하나로 연결된 지구에서 살고 있다.

이를 단순화하면 이제, 인류는 하나의 지구, 즉 단일한 지구촌에서 살고 있다.

불평등의 문제와 환경의 문제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치와 같은 제도의 문제를 통해 지구촌사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저자는 바로 이 문제에 주목한다.

더 늦기 전에 인류는 인류가 당면한 불평등과 환경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해법은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이미 유엔이 정하고 추진해 온 17가지 지속가능한 발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류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류의 노력은 부족하다.

지구촌 공동의 목표보다는 자국의 이익과 패권을 우선하는 국가들의 비협조 때문이다.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유리한 지정학적인 조건과 합당한 제도를 보유하고 발전시켜 온 국가들은 제국을 거쳐, 패권국가로 성장해 왔다.


디지털 시대의 기술발전은 그 속도와 범위에 있어 이전 시대와 또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 지정학적 조건과 기술을 우위로 한 패권국가들의 경쟁도 여전히 치열하다. 그중 미국과 중국의 경쟁과 대결은 위협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패권국가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지구촌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의 대표성과 리더십을 새롭게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인류역사에서 보인 빛과 어둠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빛의 역사가 희망의 근거가 될 수 있도록 지구촌 사회는 공동의 약속(윤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 기준은 "상호 존중, 약자 우대, 지구 보호"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글을 맺는다.


"인류는 오랜 역사와 모험을 통해 지리, 기술, 제도의 상호작용을 겪어왔다. 위대한 진화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우리가 "석기시대의 정서, 중세의 제도, 신과 같은 기술"을 갖고 21세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는데, 정말로 그러하다고 할 수 있다. 때때로 우리는 서로 잘 돕거나 화합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10만 년 전 아프리카의 사바나 지역에서 형성된 추론과 협력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 오늘날의 인류는 서로 간의 이해관계를 전보다 더 명확하게 깨닫고 있다. 이와 함께 인류의 희망은 공동의 역사와 인간 본성에서 오는 교훈을 활용하여 세계적 규모의 새로운 협력 시대를 구축하는 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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