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의학이 아니다 2

2. 미국에서의 한방 경험

by 조용문 Yongmoon Cho

아주 오래전 학교 다닐 적이니까 2005년 날씨 좋은 캘리포니아 8월 병원에서 근무할 때였다. 1.5세 한국인인 젊은 남자 의사가 나한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침으로 어떻게 치료를 하느냐고. 그래서 나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배운 게 짧았고 일하면서 공부하느라 공부도 사실 제대로 못 하면서 학교를 다녔고, 그저 시험을 위한 공부가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지금이야 뭐라고 대답을 했을 테지만 지금 생각해도 참 답답하던 나였다.


한 번은 백인 의사 남자 선생님과 일하던 적이 있었다. 미국 산지 3,4년 되었던 때였는데 어느 정도 미국과 미국 사람에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던 시절인데 이 선생님은 참 오픈 마인드의 사람이었는데 자기는 침을 ‘믿는다(believe, trust)’라는 표현을 쓰길래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의학에 대해, 의사가 치료하는 것을 믿는다라고는 잘하지 않고, 어떤 외과 선생님이 수술하기 전 수술 잘할 줄 믿습니다.라고는 들어본 거 같다. 아! 침이라는 것을 믿는 존재로 생각하는구나를 처음 경험하던 때였다.


말리부 비치 근처 부촌에서 일하던 때였다. 여기는 상시 근무는 아니었고, 환자가 있는 날만 오는 곳인데 백인 환자가 대부분이었고, 가끔 돈 많은 흑인, 라티노(남미) 사람들이 오곤 했었다. 아주 이쁜 백발의 중년 여성인데 유방암 진단을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에서 받았는데 검사가 진행 중이라 약처방도 못하고 치료도 못 받고 있다고 나한테 온 환자였다. 통증이 심하니 대학에서 침치료를 권해줬고 나한테 리퍼를 해 준 것이다. 이 여성은 나한테 침 치료 한번 받고 통증이 60~70% 줄어들어서 완전 매료가 되어서 나 너 믿는다(I trust you!)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느낌이 참 묘했다. 보통 의사가 통증을 줄여주면 고맙다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였다.



왜 이런 표현이 나왔을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 침이 미국에 공식적으로 들어온 지가 35년 정도밖에 안 되었고 침이 뭔지 모르고 이런 게 병을 낫게 한다더라고 들은 게 전부인 대부분의 사람은 미지의 영역인 것이다. 그래서 모르는 무언가를 만났고 만나서 보고 겪어보니 좋아서 믿게 되는 것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