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전시회에서 느낀 점
전시회를 다녀와서
1월 2일 리움미술관에서 하는 leebul작가의 회고전에 다녀왔다. 전시회가 1월 4일까지라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강추위를 뚫고 간 것이다. 전시회는 아주 좋았다. 정말 다양한 기괴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나는 보면서도 무슨 의미인지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열심히 보고 또 보았고 뭔가를 분명히 느꼈다. 오감으로. 물론 그게 무엇인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현대 미술을 접할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거의 모르겠다는 것이다.
형태를 아무리 자세히 뜯어보고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고, 제목을 보면서 생각을 거듭해도 거의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바보가 된 것 같고 답답한 마음이 들뿐이다.(나만 그런가? 이게 참 궁금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현대미술 작품 보는 것을 좋아한다. 왜 그럴까에 대해 생각해 보니 낯선 느낌이 좋기 때문인 거 같다. 현대 미술 작품을 보면 언제나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엄청난 낯설고 충격적인 느낌을 받는다. 그전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무언가를 보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에게 꽤 놀랍고 즐거운 경험인 것이다.
사실 살다 보면 우리들 대부분은 거의 매일 늘 보던 것만 보게 된다.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사물들은 이미 너무 익숙한 것들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 내거나 찾아 나서지 않으면 우리는 낯설고 새로운 것들을 실제로 보기가 어렵다. 물론 매일 스마트폰으로 새로운 이미지와 텍스트를 보지만 그것은 단순히 시각만을 조금 자극할 뿐이다. 또한 엄청 낯설거나 새로운 것은 거의 없다. 그것들은 거의 어디선가 한 번쯤 보았을 익숙함이 어느 정도 포함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그것들을 오래 보지 않는다. 그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저 스치듯 볼 뿐이며 단순하고 순간적인 쾌감을 느낄 뿐이다.
하지만 현대미술은 다르다. 실질적이고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새로운 충격을 선사한다. 그것도 아주 직접적인 방식으로. 그것들은 우리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무언가를 굉장히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의 오감을 직접 자극하고 우리의 생각을 자극한다. 우리는 그러한 작품들을 보면서 한 번도 자극받지 못한 우리의 새로운 감각이 깨어남을 느끼고 또한 우리는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이상한 쾌감이다. 뭔가 불편하면서도 은근히 기분 좋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오래 여운이 남는다. 그 느낌은 우리 내면의 깊은 곳을 건드리는 것만 같다.
또한 우리만의 새로운 무언가를 생각해 낼 수 있는 어떤 자극을 준다. 우리가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는 영감 같은 것을 주는 것이다. 우리 안에 내재된 창조 욕구가 자극받는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가 예술만을 창조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무언가를 창조하고 싶은 자극을 받는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예술이 될 수도 있고. 문학이 될 수도 있고. 기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러한 자극을 받고 자신만의 고유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유용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 인간은 예술에 무엇보다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게 아닐까 싶다.